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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100일, 의로운 정치인 10명이 없다

오늘은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가 열린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6월 21일 첫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이후 무려 100일이 지난 것입니다. 100일은 물리적 시간으로도 매우 긴 여정입니다. 그래서 남녀 커플이 만나서 다른 것은 몰라도 100일 행사는 꼭 챙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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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련 소속 대학생들 출처 : 미디어오늘]




100일이라는 시간이 서로를 충분히 알고 롱런할 수 있다는 축하의 의미인지 단순히 100이라는 숫자가 좋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도 시험을 보면 대부분 100점이 만점인지라 우리에게 100은 만족도 높은 숫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100 이 넘어가서 101, 102 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의 관심과 의미는 극감하게 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주위를 둘러보아도 만난지 200일, 300일을 꼬박꼬박 챙기는 커플은 드문 것 같고 1,000일은 거의 전무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100 이라는 숫자는 인간의 인내심과 만족도를 감안한 나름대로 의미있는 숫자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국정원 촛불집회 100일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가 100일째를 맞이하였지만 누구하나 기억하는 사람 없고 언론 보도는 더더욱 전무합니다. 촛불집회는 그들만의 이야기와 축제가 되어버렸고 촛불의 빛을 받아야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듯 합니다. 주말마다 열렸던 범국민 촛불집회는 분노의 찬 시민들의 성토의 장과 국회의원 시민단체 회원들의 발언을 듣는 것 외에 아무것도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이렇게 평화롭기만 한 촛불집회는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를 불러일으켰고 새누리당은 촛불 배후론까지 들먹이며 무력화시켰습니다. 촛불집회가 아무리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이라고 해도 무대를 만들고 집회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결국 사회단체 소속이고 이들은 시민이라기보다는 시민운동가들이기 때문에 정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때로는 민주당의 촛불집회 처럼 보였고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통진당의 촛불집회처럼 보였던 적도 있습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시국회의'는 작년 국정원 대선 개입의 최대 피해자였던 문재인 의원의 참석을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자기들만의' 촛불집회를 꾸려갔던 것입니다. 











▲ 촛불집회 성과는? 

결국 시민들의 분노와 바램을 담아낼 수 있는 촛불집회가 되기에는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바랬던 문재인 의원의 촛불집회 참석은 지난 번 천주교 시국미사 집회에서 이루어졌지만 때를 놓친 듯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했고 앞으로 촛불집회의 새로운 동력이 될 지도 미지수입니다. 





언젠가 촛불은 꺼질 것이고 꺼져야만 합니다. 만약에 국정원 규탄 촛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불의함의 그림자가 언제나 함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0일 전, 용기있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첫번째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아직까지 젊은 청년들의 용기가 꺽이지 않았다면 그들의 패기를 믿어보아야 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마다하지 않았던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바램'이 유효하다면 촛불의 결실을 추구해야 합니다. 





▲ 의인 10명이 없어서 망했던 소돔과 고모라, 한국정치에 의인 10명이 있을까?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기 전에 의인 10명만 있다면 도시를 구원해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10명의 의인이 없었던 소돔과 고모라는 망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의로운 정치인 10명만 있다면 국정원 진상규명과 망가져가는 민주주의를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촛불이 타오른지 100일째, 만명 이상 모였던 범국민 촛불집회가 오늘로서 13차까지 왔습니다. 시민들의 참여와 열정은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정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와 원칙은 정치권에 의해서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근간이 무너졌다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무능력하고 눈치나 보며, 이해득실 따지는 한심한 정치인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시민들의 촛불의 힘은 한낱 타오르다 꺼져버리는 불장난에 불과합니다.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세상을 바로잡으라고 시민들이 충분히 힘을 실어주었지만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고 우리 촛불에게도 결실이 찾아왔으면 합니다. 결실의 계절이 지나면 차디찬 겨울이 옵니다. 10명의 의로운 정치인이 한국 땅에는 이다지도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