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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고대생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선언한 이유

이제 런던올림픽은 끝이 났습니다. 밤잠 설치며 올림픽 중계를 보았던 일상의 불규칙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정규 프로그램이 실종되었던 TV도 원래 편성표에 의해 방송될 것입니다. 우리는 17일 동안 올림픽이라는 딴나라에서 살다 돌아온 것입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 올림픽 별에서 살다가 일상으로 돌아온 한국


물론 여기에는 국민의 의도보다는 시청율의 노예가 된 미디어의 설쳐댐이 한 몫하기도 했습니다. 런던 올림픽 기간은 17일이었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올림픽 기간은 아마도 한달은 족히 넘을 것입니다. 올림픽 시작 전부터 열 올렸던 방송은 기억에서 사라질만 하면 올림픽 금메달의 순간을 재탕 삼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방송이 올림픽을 울궈 먹어도 런던올림픽은 이미 막을 내렸습니다. 지나간 경기를 다시 보면서 감동을 새록새록 되기길 정도로 우리네 삶이 여유롭거나 한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스타가 있어야 시청율이 올라가고 시청율이 올라야 광고비를 높게 받을 수 있는 미디어의 수익 구조상, 올림픽 또는 스포츠 스타 띠우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MBC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고대인 선언 페이스북 , 출처 : 페이스북 캡처]





MBC 파업이 끝났던가?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방송부터 제자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런던올림픽 기간동안 휴전 협정(?)을 가졌던 MBC는 특히 해결해야할 일들  많습니다.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가 8월 8일로 마감되고 새로운 이사진이 선임되어야 하는데 거의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는 듯 합니다.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현재의 대통령과 여당의 마인드로는 김재철 사장을 대신할 사장은 김재철 사장의 아바타와 다를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MBC 노동조합이 업무 복귀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김재철 사장 퇴진은 올림픽 기간 동안 한번도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텐데, 말 많고 탈 많은 현병철 국가인권위 위원장도 연임 재가를 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볼 때, 김재철 사장 퇴진은 없었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이 대통령이 보기에 김재철 사장은 공영 방송 MBC의 사장 역할을 훌륭하고 충실히 잘 해내고 있으까 말입니다.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행동의 변화는 없고,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변하기 힘든 존재입니다. 이런 막연하고 암울한 상황에서 젊은 청년 학도들이 들고 일어 났으니 바로 고려대생의 김재철 사장 퇴진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고려대생들이냐구요? 그것은 바로 김재철 사장의 모교가 고려대학교 사학과라고 합니다.


고대생들의 선언문이 너무나 깨알같아 전문을 싣습니다.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고대인 선언 


고려대학교 교우들은 굽은 것 바로 펴고 억눌린 것 쳐들기를 의무로 알고 자유, 정의, 진리의 교훈을 들고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사회에 이바지해왔다. 그러나 고대 사학과를 졸업한 김재철은 현재 여러 악행을 저질러 우리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에 우리는 김재철 사장의 즉각적인 사죄와 자진사퇴그리고 이의 실현이 되지 않을 경우 ‘9기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 즉각 해임을 범 고대인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구한다.



201288일로 8기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고 8월중에 9기 방문진 이사진들이 선임된다. 170여일에 걸친 MBC 노조의 파업은 끝났지만, 공정보도를 위해 싸워왔던 수많은 언론인과 19대 국회 및 각계 국민들의 공정언론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여전히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불공정 편파보도를 일삼으며 공정방송을 위해 노력해온 노조 및 방송 관계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해온 우리 고대인들은 이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면서 고대인의 이름으로 김재철과 9기 방문진 이사들에게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김재철 사장에게 요구한다.



1.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남았다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 자진사퇴 할 것을 요구한다


2. 사회를 위해 누구보다 앞서 올바른 길을 나아가야 할 하나의 인간으로서 지식인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즉각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


3. 고대인으로서 자유, 정의, 진리의 가치를 훼손하고, 고대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을 깊이 반성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9기 방문진 이사들에게 요구한다.



1. 나라의 올바른 미래는 공영방송 MBC와 같은 언론이 바르게 서는 것부터라는 점을 직시하고 그에 따른 최우선 과제로서 김재철 사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한다


2. 위로부터의 그릇된 압력을 지식인의 양심으로서 이겨낼 것을 요구한다. 방문진의 각성이 언론을 바로 세우는데 초석이 될 것임을 분명하게 인지해주길 바란다.

[출처 : MBC노동조합 비대위 특보]




항상 나라가 어려울 때, 선봉에 서서 싸웠던 것은 이 땅의 청년학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위기에 빠진 언론을 구하기 위해, 고대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이유는 김채철 사장이 자신들의 선배라는 자괴감 때문입니다. 선배 한명 잘못 두어서 무더운 여름에 수고하는 후배 학생들에게 김재철 사장을 뭐라고 할 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 런던올림픽 전, 공정 방송을 위한 약속들 모두 챙겨야


이제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모든 것이 일상의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올림픽 때문에 정전 아닌 휴전을 했던 MBC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싸움은 다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런던올림픽에서 익히 보았지만 지금의 MBC는 너무나 망가져 버렸고, 방송이라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 로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의 책임자는 응당의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고, 언론인으로서 자격 미달자는 참 언론인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얼굴도 모르는 까마득한 후배들이 안으로 굽는 팔을 제껴두고 선배의 퇴진을 요구할 때는 다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민심을 읽어야 할텐데, 고대 나온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