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가 언론으로서의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SBS의 탐사보도가 빛을 발하였으니 어제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편이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심심치않게 인터넷에 이름을 올렸던 컨택터스라는 사설 용역 업체가 SJM 노조원들에게 행한 폭력을 다룬 방송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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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 편, 출처 : SBS]
▲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컨택터스
저는 트위터를 통해 컨택터스라는 회사가 정당한 노동조합에 어떻게 불법적인 탄압을 벌였는지에 이미 들고 있었습니다. 그 회사가 운영 중인 홈페이지를 가 보고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는데 장갑차, 물대포, 경비견을 갖추고 있었고, 전투 경찰의 모습보다 더 전투를 잘할 것 같은 용역직원들의 외모였습니다.
나열된 사진만이 황당했던 것이 아니라 이들의 가치관도 문제였는데, 한국의 노동운동 역사를 지들 맘대로 기술하더니 귀족 노동조합, 폭력을 일삼는 노조에 대한 응징을 함으로 사회 질서를 바로 잡는다는 등 황당한 사명감이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요? 이들의 장황한 홈페이지의 글과 사진을 보면서 아~ 우리나라가 이제 막장으로 치닫고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얼마 후 이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어제는 공중파 방송에 까지 그 이름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현재 컨택터스 홈페이지는 문을 닫았습니다)
▲ 용역 업체 문제는 용산 참사에도 있었다
이미 사설 용역 업체의 문제는 용산 참사에서부터 나왔더랬습니다. 경찰은 옆에서 구경하는 가운데 빌딩 안에 갖쳐 있던 농성자들에게 한 겨울 물 펌프질을 하고, 경찰 방패와 매우 흡사한 투명 방패를 들고 시위장을 활보했던 그들 말입니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라고 할 수 있는 용산에서의 시민과 경찰의 죽음이 있었지만 정확한 책임 규명과 처벌이 없었기에 참사의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7월 27일 새벽 무슨 일을 저질렀나
7월 27일 새벽 SJM 안산 공장에는 컨택터스라는 사설 용역 업체 직원들이 회사 안에 있던 노조원들을 강제로 몰아내는 가운데 지옥과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전투경찰에 버금가는 완전 군장 모습으로 소화기를 뿌려대면서 회사로 난입을 하였고, 노조원들에게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는 벨로우즈를 던져가면서 살기가 넘치는 진압을 하였다고 합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 편, 출처 : SBS]
수많은 노조원들이 중상을 입었고, 안에 갇혔던 다른 노조원들 역시 그날의 정신적 고통에서 헤아나오질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행하였고, 컨택터스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세지는 무엇일까요? 이번에도 역시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이 사태를 덮고 넘어간다면 우리 사회의 폭력과 부조리는 계속해서 되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 편은 너무나 소중한 방송이었고, 이것이 진정한 언론으로서의 기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 컨택터스 사설 용역이 필요한 이유
불법적인 노동운동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사적으로 제압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하여 설립된 것이 컨택터스와 같은 노조 진압 용역 업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컨택터스와 같은 용역 업체의 주장입니다.
불법적이든, 합법적이든 노동운동의 당사자들은 노조와 사측이고 이것을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해야하는 것은 국가입니다. 여기에 '용역 업체'가 낄 자리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직장폐쇄, 노조 분쇄를 위하여 사설 용역 업체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엄청난 비용을 들려가면서까지 이들과 계약을 맺습니다.
이들 용역 업체가 겉으로는 마치 잘못된 노동운동에 대해 질서를 바로잡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막대한 수익이라는 것을 본 방송에서 정확히 다루어 내고 있습니다. 몇년 고생해서 벌 것을 몇달 만에 벌 수 있는 것이 '노조' 진압이라는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고용되는 인원이 젊은 대학생 알바들로 구성된다는 것도 너무 슬픈 현실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 컨택터스 문제는 단순한 용역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사회 문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이일 저일 가릴 형편이 안되는다는 어느 대학생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이 문제 역시 개인 또는 일부 나쁜 회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에서 발생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이 당장에 매우 비싼 등록금을 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기업을 운영하는 업주의 인격입니다. 자기 회사의 직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엄청난 비용도 아까와 하지 않는 사장들은 단순히 회사가 어려워서, 생존하기 위해, 용역 업체를 이용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회사와 용역 업체들의 계약의 댓가는 단기적으로 엄청난 금액이었습니다. 그 돈을 회사를 위해 쓴다면 상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액수였는데 '상생' 보다는 '용역'을 선택하는 업주들의 생각에는 노동조합에 대한 '색안경'이 작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 컨택터스의 원인, 노동운동이 정치적 의도를 갖는다는 색안경
현 정권이 들어서고 기업을 살린다는 취지 아래 상당히 많은 것들이 희생당하고 인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정치적'이라는 불변의 입장을 언제나 확인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과거 군사 독재 때와 같은 '노동 운동 = 빨갱이' 라는 색깔론을 부각시켰던 것 같습니다.
노동운동이 빨갱이가 아니라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깨어있는 이 땅의 노동자라면 현 정부의 잘못된 실정에 대해서 속지 않고 비판의 소리를 높이니, 과거 부당한 권력들이 반대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전형적인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 편, 출처 : SBS]
▲ 방관하는 공권력
자동차 부품 제조로 잘 나가는 한 회사의 노동자들이 부분 파업과 회사 점거를 시도했다는 이유 만으로 사설 용역 업체 직원들의 살인적인 폭력을 당해야 했고, 출동한 경찰은 링 밖의 관중처럼 시민들이 처참하게 두들겨 맞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데 방관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문제는 이것이 안산 SJM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처럼 정부와 국민이 이 문제를 방관한다면 앞으로는 당연한 일, 또는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에게 IQ수준을 운운하며 전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도, 뉘우치지도 않는 용역 업체가 버젓이 존재를 하고, 이들이 언제든지 새로운 이름으로 용역 깡패짓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우리 나라의 공권력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 노동운동이 '삶의 질'에 관한 문제라는 인식 전환 필요
설마 공권력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을 용역 업체가 대신 해준다고 여기고, 이들을 방관해왔던 것이라면 생각을 고쳐 먹어야 할 것입니다. 노동운동이 정치적이라는 생각은 구시대적인 잘못된 생각입니다. 노동운동은 국민의 삶의 질에 관계된 것이지 정치적인 놀음이 아닌 것입니다.
매일 야근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일한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경찰 역시 근무 조건 개선에 대해서 국가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정치적'이라고 본다면 그것은 바라보는 시각이야 말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꼼수로 밖에 안 보입니다. 어떻게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받아주지 않기 위해 '잔머리'를 돌돌 굴리는 것이 정치의 시작 아닐까요?
▲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 탐사보도의 귀감
어쩌면 인터넷에서만 떠돌던 분노로 끝나버릴 수 있었던 컨택터스 문제를 공중파 방송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 주어 너무나 반가왔습니다. 아직도 그날의 공포와 폭력 때문에 병상에서, 집에서 고통 받고 있을 SJM 노조원분들의 분노와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 <야만의 새벽>을 계기로 언론에서는 더 집중적인 탐사 보도가 있어야 하겠고, 해당 관청은 책임자와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예전에는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었을 지 몰라도 이번에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이 문제를 소상히 들여다 보고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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