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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안철수의 선택, 생각을 뛰어넘어

저는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직접 본 적도 없고, 말 해 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 가지는 느낌과 생각은 어렸을 때, 그가 만든 V3 백신으로 컴퓨터의 안전을 책임졌다는 것과, 기업인으로 변신한 그의 경영,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면서 참으로 존경스러운 분이구나 라는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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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분이 이제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코 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소식은 언론 보도에 따라 알고 있는 정보입니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는 이번 주말 9월 16일 내지는 결선 투표가 있다면 23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안철수 원장이 민주당 경선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 대통령 출마한다오' 하고 바로 선언을 할까요? 저는 여기에 대해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현재 언론의 보도를 조금만 천천히 따져보면 안철수 원장은 그 어디에서도 '대통령 출마'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없습니다. 







▲ 민주당 경선 이후 대선 출마 선언이 아니라 입장 표명


내용을 바로 잡자면 안 원장은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만 알린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언론에서 진행되고 있는 안 원장 출마 시, 독자 행보,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등은 혼자 쓰는 소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언론의 오버하고 호들갑 떠는 행태의 일환으로 빚어지고 있는 과잉 정보인 것입니다. 


이것은 멀리 가서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년 서울 시장 선거에 있어서도 안원장은 "서울시장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겠다"는 이야기만 기자들에게 전했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서울 시장 출마 한 것으로 세상에 알려졌었다는 헤프닝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앞서 간다기 보다는 대형 사건을 만들고 싶어하는 언론의 탐욕이 불필요한 추측과 가정까지 따져보게 만드는 정신의 과잉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직 안철수 원장에 관한 정보는 본인의 입으로 한 것인지 아닌지를 파악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뉴스를 자세히 보면 모두가 "측근 A, B, C 씨에 따르면" 이라는 출처가 나오고 있는데 진정한 측근이라며 금태섭 변호사처럼 실명을 밝히고 사실을 알렸을 것입니다. 


요즘 온갓 설을 유포시키는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실제 안 원장과 친분이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며, 어쩌면 안 원장을 길에서 보는 동네 수위 아저씨도 측근 범주에 드는 것은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 안철수 원장의 생각을 왜곡 없이 파악하는 방법 : 안철수의 생각


그래서 안 원장의 진심을 알려면 그가 얼마전에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안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이유는 국민들에게 자신이 대통령 감으로 합당한지 검증을 받아보고 싶다는 취지와 그럴러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책에 담아보았다고 합니다.


안 원장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탐욕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세상이 온전하였다면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갔을 사람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혼탁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 정도라면 내가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안철수 원장이 바라는 것은 좀더 나은 세상이며, 현실적으로 정권 교체에 있는 것입니다. 안 원장의 성정으로는 싸움닭처럼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그래서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장은 별로 어울리지 않기에 안 원장이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단지 현 정권의 재집권에 맞서는 야권 후보 정도로만 치부되었고, 실제로 새누리당 측에서 안 원장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 안철수 원장이 바라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정권 교체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할 것은 단 한가지 안철수 원장이 바라는 것은 '정권 교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년 서울 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여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은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11연승을 거두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을 때, 안철수 원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도 출마한다, 한번 겨루어 보자'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정치적인 수순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철수 원장의 발언이 '대선 출마 선언'이 아니라 '입장 표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의 생쑈


제가 믿는 안철수 원장은 야권의 힘을 빼면서 자기가 당선이 되겠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쩌면 아직도 여러가지 판단 자료를 가지고 자신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천박한 언론에서는 이미 대선 출마는 당연하고 대선 후보로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쑈를 하고 있습니다만 안 원장의 생각은 언론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왔습니다.


더군다나 언론에서는 정치적 계산(?)에 의해 차기를 노리며 야권 후보와 상관없이 독자 출마를 할 것이라는 추측 또는 바램(?)을 연일 흘리고 있습니다. 만약 안 원장이 독자 출마한다면 안철수 원장의 책 <안철수의 생각>은 진실한 에세이가 아니라 거짓 소설이 될 것입니다.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 일어났다고 하면서 새누리당이 가장 즐거워할 야권 분열을 스스로 결정한다면 누가 안 원장의 진심을 믿어주겠습니까?


민주당 경선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문재인 후보가 곧바로 대선 후보가 될 지결선 투표를 해야할지 결정됩니다. 저는 지금까지 갖은 비방과 생떼에도 침묵하며 고개를 끄덕였던 문재인 의원의 인격을 신뢰합니다. 그 역시 정권 교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면 자기 욕심은 바로 내려놓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안철수 원장도 동일한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문재인 안철수 멋진 관계


두 분의 공동 관심사가 정권 교체인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계산보다 정권을 바뀌기 위한 개인과 집단의 희생이 화두가 될 것입니다. 얼마나 내려 놓을 수 지 마음의 크기에 따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인지 외면을 받을 것인지 결정될 것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일반인의 생각을 뛰어넘는 행동을 많이 해 왔습니다. 의사로서 컴퓨터 백신을 만들었고, 학자가 기업가로 변신하였고, 어려웠던 서울 시장 선거를 깜짝 지지 선언으로 무명의 박원순 후보를 당선시켰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안철수 원장의 언론의, 일반인의 생각을 뛰어넘는 멋진 선택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