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뜻으로 너무 오바스러운 사람들은 경계 삼으라는 사자성어 중에 하나입니다. 바로 얼마 전 리퍼트 대사 피습 관련하여 병 낫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부채춤 추던 사람들을 빗대기에 가장 좋은 말이었습니다.
[부채춤 출처 노컷뉴스]
▲ 미국 사랑은 '기브 미 초콜렛'에서 나왔나?
미국을 사랑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습니다. '기브 미 쵸콜릿' (한국 전 당시 헐벗은 아이들이 미군을 쫓아다니며 구사했던 문장으로 이 노력을 통해 '미군들로부터 초콜렛'을 얻어먹었다) 세대의 향수와 종북 척결의 투철한 반공의식이 도리어 미국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준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 개신교에게 미국은 예수님의 나라 이스라엘보다 더 큰 신앙의 나라로 인식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종북을 악마같이 싫어하는 집단, 개신교를 믿는 상당수 사람들에게서 '미국 예찬'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이와같은 공통분모 예측이 틀리길 바랍니다 .
하지만 이번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둘러싼 여러가지 장면에서 종북 반대, 미국 찬양이라는 이상한 함수관계를 발견하였습니다. 사실 이 두가지 문제는 그렇게 연관성 있을 만한 것들이 아닌데 말입니다.
한국 땅에서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참으로 한심한 인간들 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현실에 대한 비판을 종북으로 몰며 정당한 비판을 막으려는 세력은 '종북'보다 더 추악한 집단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국가 대 국가로서 봐야지 무작정 찬양할만한 나라는 아닙니다. 도리어 미국의 자본 독식으로 인해 약소국의 피해는 상당하며 우리나라와 이웃 일본을 저울질 할 때 미국은 우리 편이 아니라 일본 편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독도 일본 영토 표기는 언제나 하는 미국의 실수이다)
이것은 미국에게 일본이 더 친하고 우방이라서가 아니라 한국보다 일본이 더 써 먹을 것이 많기 때문이지 별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의 우방이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이 외교적 사례들인 것입니다.
[혹시 미국을 사랑하는 이유가 초콜렛을 많이 주어서 인가?]
▲ 외교는 실익이지 감성이 아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마치 아버지 나라처럼 미국을 섬기고 따르는 사람들은 경계해야할 것입니다. 국가 간에는 실익을 따지는 것이지 감성이 머물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미국 대사 아프다고 기도하고 부채춤 추는 추한 꼴이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처체계 사드(THAAD) 한국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팽팽한 기 싸움이 한반도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을 남의 나라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미국 미사일 한국 배치는 말도 안되는 일이리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미국을 아버지 나라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사드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의리' 쯤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여부, 또 다른 외교문제
사드 한반도 배치와 같은 민감한 외교 문제가 또하나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은행으로서 미국의 세계은행, 일본 주도 아시아개발은행에 맞서기 위한 금융기구입니다. 사실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 금융을 독식해 왔습니다. 세계의 모든 거래가 '달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의 유통 조절과 환율 차이만 가지고도 엄청한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대항한 것이 유로존 통일이었고 '유로'가 대응을 해왔지만 미국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또다시 신흥 강국 중국이 국제 은행 창립을 통해 미국 금융에 맞서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해야 할까요 말까요? 한국 정부의 고민은 여기에 멈춰있는 것 같습니다.
亚洲基础设施投资银行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
[출처 : 엔하위키 미러]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미국의 우방 중에 우방 영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을 선언하였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도 뒤를 따를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국가적 의리보다는 실리를 쫓아가는 외교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시점인 것입니다.
영국 이어 프랑스·독일·이탈리아도 AIIB 참여키로 - 연합뉴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는 어떤 모습일까?]
▲ 사드 배치는 회피하고 아시아인프라은행 가입은 서둘러라
힘이 약한 나라의 외교가 그리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나라가 아시아인프라은행 가입을 주저하는 이유가 국가적 실익을 따져보는 깊은 장고에서인지 리퍼트 대사 앞에서 부채춤 추던 가락 속에 아직도 젖어서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정부 여당이 모두 찬성 발언을 하며 분위기 조성하는 것과는 달리 아시아인프라은행 가입에 대해서는 모두가 쉬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힘이 약한 나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힘을 길러 강대국을 호령하는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외교적 인내이겠죠. 줄타기 외교가 굴욕적이거나 몹쓸 짓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도리어 감성주의에 빠져 강대국을 신과 같이 떠받드는 일이 사대주의 외교요 굴욕적인 것입니다.
현재 금융 패권은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중국의 견제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만 미국의 경제적 독식을 막을 수 있고 나름의 경제적 캐스팅보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시아인프라은행에는 어떻게든 대의 명분을 내세워 가입하는 것이 맞습니다.
유보하고 피해야할 것은 사드와 같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같은 군사적 사안입니다. 사드는 매우 반겨하는 듯 하고 아시아인프라은행에 대해서는 회피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과연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