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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때리기

이외수 선생님! 요즘 좀 과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팬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자란 사람입니다. '꿈꾸는 식물'을 일고 너무나 감동을 받아 대학교 시절 후배들과 세미나를 하기도 했지요. 물론 선생님의 걸작인 칼, 장수하늘소, 벽오금학도 등을 읽으면서 청춘의 감성을 키워왔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선생님의 감성마을을 몇 번이나 가보려고 하였으니 타고난 게으름과 도시 생활의 분주함으로 찾아뵙지는 못했네요. 항상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소중하다는 신념을 가르쳐 주셨고, 가슴이 하얗게 닳도록 생명을  대하며 눈물을 머금을 수 있는 감성의 모티브를 주신 것에 늘 감사드렸습니다.

그리고 은둔자로만 계실 줄 알았던 선생님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사회의 비리와 권력에 대해 은유와 쓴소리를 하시는 것을 지켜보며 더욱더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새벽마다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대한 교훈과 감성을 140자 이내에서 풀어내시는 것을 읽으며 영혼의 힘을 충전 받기도 했습니다. 

[LG U 플러스 광고 중 캡처]

그러하기에 선생님을 텔레비젼에서 뵙는 것은 전혀 불쾌하지 않았고 도리어 너무 반가왔습니다. 더 많이 뵙고 싶었고 선생님의 유모와 해악을 전해 듣고 싶었습니다. 코미디 프로에 나와서 '알까기'를 하셔도 즐거웠고 토크쇼에 나오셔서 만담을 하셔도 기존의 연예인들과는 다른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외수 선생님! 과유불급이라고. 모든 것이 과하면 아니한만 못하지 않을까요?
광고 출연은 약간 즐거움이 도를 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가끔 나오시더니, 최근 뭐 통신사의 광고에 요가 자세를 하시고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즐겁다고 재미있다고 하지만 저는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지금까지 쓰셨던 책들의 인세만으로는 생활하기 부족하신가요? 저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글을 쓰시는 선생님만은 '글을 쓰는 것'으로 돈을 버셨으면 합니다.

전 텔리비젼 광고가 자본주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상품을 팔기 위해 최대한으로 홍보하고 어필하는 그래서 더 많은 소비를 부추기는 수단이죠. 그래서 자칫 잘못된 광고는 자신이 필요한 것 이상을 소비하게 되지요.
[가수'비'가 광고하는 국내 모 화장품]

그리고 광고는 진실하지 못한 매체입니다. 유명 연예인이 중저가 화장품의 광고 모델로 나오지만 실제로 그 유명 연예인은 그 제품을 주로 사용하지 않겠죠. CF를 찍었으니 협찬을 받겠지만 우리나라 탑 연예인이 어떤 그레이드의 화장품을 쓸지는 상상해 맡기겠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제품이 마치 최고인 것 마냥 홍보를 하는 것입니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은 사다 쓰라고...

이 얼마나 진실하지 못한 구조입니까? 그런데 이런 것을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광고는 광고일뿐 따지지 말자 이것 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온 광고의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죠. 전 그런 면에서 연예인이 광고에 나오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은 어짜피 연기와 노래, 춤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입니다.

그 직업 자체가 자신의 원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과장되고 포장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그래서 연예인이 광고를 찍는 것은 무죄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직업관이며 돈을 버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그들은 광고에 나와서 자신들의 직업에 맞게 "연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연기를 즐기며 광고를 소비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선생님! 선생님은 글을 쓰시는 분입니다. 글을 쓰는 분의 가장 큰 덕목은 감히 말씀드리지만 진실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사실성과는 좀 다른 의미를 담고 있겠죠. 글쓰는 이도 나와서 광고를 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일이죠.

[LG U 플러스 광고 중 캡처]

하지만 선생님! 만약 통신사 광고에 나오셨다면 부디 그 회사 제품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글 쓰시는 분이 광고에 나와서는 그 회사 선전을 하시고선 집에서는 다른 제품을 사용하신다면 표리부동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심히 걱정되는 것은 의자 광고에까지 출연하셨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영상에 비친 선생님의 모습을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선생님은 집에 계신 때 의자 생활을 하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항상 낮은 좌식 책상에 앉으셔서 집필을 하시고 컴퓨터를 하시고 방송 마이크를 잡으셨죠. 그랬던 분이 갑자기 의자 광고에 나오시니 대략 난감이었습니다. 선생님 그 의자가 정말로 좋은 의자입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쓰라고 권한다 한들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의자입니까? 

[주말에 텔레비전에 나오기 시작한 의자광고 캡처]

담배를 많이 피우시던 분이 금연에 성공을 하시고 금연관련 제품 광고에 나오셨을 때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의자 광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지속되면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믿음이 사라질 것 같네요. 

세상이 다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푯대 하나만 있어도 내가 너무 많이 떠밀려 온 것은 아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을 선생님과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저를 다 잡아 왔는데 지금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이외수 선생님의 감성사전 중 '유행'


시간의 흐름을 타고 일시적으로 어떤 풍조가 두드러지게 드러나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자신을 진보적

대열에 포함시키고 싶어하는 심리적 욕구와 자신의 존재를 타
인에게 보다 두드러지게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적 욕구에 의해 발생한다. 유행을
전염병에 비유하면 내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저항력이

강하고 외적
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저항력이 약하다. 유행을 가장 빠르게 확산시키는 매개체는

각종 매스컴이며 허영심이 많은 사람일 수록 감염률이 높다. 때로는 외국
으로부터 귀화되어 기존의 미풍양속을

파괴하고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다고 한다. 저
항력이 약한 사람이 감염되면 자기도취에 빠져 판단력을 상실하고

수치심을 영웅심으로
환치시켜 겨레와 민족가지도 경멸하는 중태에 빠지게 된다. 다른 동식물에게는

염되어지지 않고 인간에게만 감염되어진다. 특별한 처방은 없고 새로운 유행이 나타나면 저절로 소멸한다.



앞으로 선생님의 진면목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Share/Book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