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의는 그 자체로서 권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권위가 있다면 분명 타락하거나 독재자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법과 정의는 원칙에 따라 잘 적용되고 지켜졌을 때 권위를 가지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그것을 인정하는 이유는 함께 모여 사는 사회에서 법과 정의가 가지는 최소한의 기준이 우리 삶의 안전과 희망을 담보해내기 때문입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법의 여신 '디케'가 눈을 가린 이유는 '공정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 공정해야할 법 적용과 집행

그런데 법과 정의가 일반 국민에 의해서 어겨졌을 때는 처벌을 통해 기강을 바로 잡습니다. 이것은 사회 안정을 흐트러뜨린 사람에 대한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권력이 이것을 무시하거나 어긴다면 문제는 심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법 자체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사회에 만연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죄를 지어도 억울한 사람만 넘쳐나지 반성하는 사람은 없게 됩니다. 그리고 법을 지키는 사람은 아둔하고 미련한 것이지 법 망을 피해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비난의 화살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은근한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사회가 정신적 쓰레기장으로 변해가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아름다고 꿈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인가요? 아마도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들만 이 사실에 동의할 것입니다. 심지어 요즘은 어린 아이들도 '피곤하다' '힘들다'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합니다. 사실 사람이 정말로 힘든 이유는 현재가 힘들다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막막할 때 더 힘이 듭니다. 희망이 있다면 힘들고 암울한 현실 눈 질끈 감고 '넘어서리라' 다짐하고 열심히 달려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다면 현실은 견뎌야할 시간일 뿐 재미도 흥분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말하는 선진국의 대열과 상관없이 대한민국은 자살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희망 없고 현실이 암울한 사람들에게 최선의 방법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회가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위로해주어야할 종교는 정치보다 한 술 떠 듭니다. 


교회 목사가 주식 투자를 하고 탈세를 하며, 교회 돈을 사사로이 자식 사업 자금으로 남용합니다. 그리고는 입에는 천국과 회개를 달고 삽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목사를 추종하는 교인들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탐욕을 경배하는 것입니다. 단지 그것이 종교의 이름으로 현실에 자리잡았을 뿐 사이비와 침 신앙은 종이 한장 차이일 뿐입니다. 





[원세훈 불구속 기소 , 출처 : 오마이뉴스]





▲ 원세훈 불구속 기소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 있어야할 국가정보원장이 불구속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국정원법 위반,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하려 하였으나 법무부장관이 부정적 입장을 보여 결국 법은 위반하였으되 구속하지 않는 요상한 방식의 타협이 있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법은 공정함을 생명으로 하기에 선례를 기준으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같은 범죄, 같은 조항으로 잡혀온 사람에게 동일한 법 적용이 근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주요 요직의 국가 공무원이 선거법을 위반해도 구속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중대 법죄에 대해 '타협'이라는 이름 아래 매우 나쁜 선례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구속시키지 않는 법을 두려워할 리 없고 주요 국가 공무원의 정치 개입 금지법은 앞으로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보와 권력을 가진 국가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한다면 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선거는 땅 짓고 헤엄치기 입니다. 정말로 배은망덕과 퍠륜을 저지르지 않는 한, 국가 공무원들의 지원 사격을 받는 정권은 교체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매우 영리한 것입니다. 국가 공무원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매우 현명한 '법'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의 현명함 보다는 틈새를 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국가 최고의 권력 기관의 수장이 선거에 개입 했는데 이유를 불문하고 '구속'시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법무부장관이 법 위에?

법무부 장관, 법을 다루는 최고 기관의 수장이 수사에 영향을 미쳐서 구속되어야할 사람을 구속되지 못하게 한다면 국가 권력이 법 위에 존재하는 것이 됩니다. 법무무장관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요? 보잘 것 없는 제 생각으로는 최소한 '법'의 가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삶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인생 자체가  '고(苦)' 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상식 밖의 행동들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치적 후진국의 경우,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자유와 평등'이 어처구니 없이 훼손당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인지 정말로 아리송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원세훈 불구속기소처럼 법이 사람에 의해 조정당할 때, 나쁜 선례가 남겨지는 것을 보면서 정치 후진국으로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은 하게 됩니다. 


아무리 기업이 해외 나가서 돈을 많이 벌어와도 정치가 똑바르지 않으면 국민은 절대로 행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번 사건으로 정치 후진국 몇 위에 오를 지 염려스러움을 뒤로하고 이제 일터로 향해 봅니다. 



Posted by 나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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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2013.06.12 1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살 맛 안난다...라고 하는지도 모르죠.


TV에서 '모범시민'이라는 영화를 해 주더군요. 한 밤중에 잠이 오질 않아 끝까지 보게 되었는데 참으로 황당하지만 납득이 가는 영화였습니다. 망나니같은 범죄자들에 의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10년을 치밀하게 준비하여 이와같은 범죄를 방조한 사회에 대해서 복수한다는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단순히 자신의 가족에게 범죄를 저지른자들에게 국한된 복수가 아니라 범죄자들을 풀어주고 자유를 준 '법체계'에 대한 반사회적 공격이었다는 것이 남달랐고 복수 방식의 잔인함이 영화적 자극으로 다가왔습니다. 




▲ 세상은 악해져간다 왜?

세상이 악해져가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제 학창시절만 해도 '무동기 살인' 자체가 충격적 소재였습니다. 그 당시 심의 기관은 영화 내용에 이유 없이 살인을 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했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으로는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 1992)' 개봉 당시 샤론 스톤의 관능적 연기에 가려졌지만 무동기 살인이 영화의 소재가 되었다는 것이 커다란 논란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영화를 보면 이유없이, 유희로 사람을 살인하고 학대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모범시민 역시 복수의 대상이 광범위합니다. 꼭 자신에게 피해를 입혔다기 보다는 방관하고 방조한 사람들까지도 복수의 대상이며 '죽음'으로 결말짓습니다. 




참 정의는 가혹하군. 특히 외면당한 사람들에게 더욱 더 가혹하군  
제라드 버틀러 (클라이드 쉘튼 역)
정의는 어디 갔냐구?! 너가 다 말아먹었잖아! 
제라드 버틀러 (클라이드 쉘튼 역)

[모범시민 명대사, 출처 : 다음 영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어쩌면 이와같은 영화가 나온 것이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입니다. 20여년 전만해도 무동기 살인이 영화의 소제가 되기 어려웠던 것처럼 '법체계' 자체에 대해서 반기를 들고 사법기관을 상대로 테러를 감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에서 '법체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소재가 떳떳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까지의 영화가 사법기관 사람들의 비리나 뒷거래를 서사적으로 그리며 풍자하고 고발하는 것이었다면 '모범시민'은 개인이 사법기관에 대한 징벌까지 감행하는 한단계 깊어진 영화라는 것입니다.


세상이 올바르다면 '모범시민' 같은 영화는 개봉하기도 힘들 것이며 개봉한다 한들 흥행에 참패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공상과학 영화도 아닌 것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세계를 그린다면 관객의 호응과 관심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모범시민 영화평, 출처 : 다음 영화]




▲ '모범시민' 같은 영화가 공감을 얻는 세상

그러나 인터넷에 올라온 관람평은 대단히 의미있어 보입니다. '속 시원하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영화, 현실과 별반다르지 않다' 등의 공감대가 있는 영화평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를 한 번 돌아볼까요?


멀리갈 필요도 없이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법체계의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해야할 국가정보원이 신분을 속이고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 작업을 했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수사한 경찰은 국정원이 '국정원법은 위반했지만 선거법은 위반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수사결과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아울러 증거 은폐, 수사 외압에 대한 여러가지 구설수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 법무부장관이 법집행을 막고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은 지시문까지 써가며 정치 개입에 앞장섰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고 여기에는 황교안 법부무장관이 영장청구를 가로막고 있다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관련자료)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 국정원법인데 이것을 위반했는데 어찌 선거법에는 저촉이 안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또한 한 나라의 법을 책임지는 장관이 사사로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법 집행에 영향력을 발휘하여 전 국정원장의 구속을 막고 있는지 이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외압이 통하여 영장 청구를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검찰도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같은 보통시민은 법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저 상식적인 판단 밖에는 못합니다. 하지만 법이 아무리 고매한 이상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상식' 위에 굴림할 수는 없습니다. 최고의 수재들이 법을 공부하였고 나랏님이 그 많은 인재들 중에서 특히 잘할 사람을 뽑아서 앉혀놓은 사법기관이 국민의 상식 수준에 전혀 못미치는 행동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이것이 중대한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느냐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국민은 선거를 통해 나라의 지도자를 뽑습니다. 


그런데 국가정보기관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면 이것은 대한히 잘못된 것이고 그와 같은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사회는 당연히 불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의 뜻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들리는 법체계는 불량사회를 낳고 그 사회 안에 시민들은 무척이나 불행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모범시민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생존을 위해 허덕이는 처참한 생활에 만족하려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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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lee2062x BlogIcon 몽돌 2013.06.04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불량사회로 진입한 듯 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저마저도 가끔씩 일탈?을 꿈꾸기도 하거든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2013.06.04 14: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요.. 통쾌했습니다. 우리 시대가 갖는 모순을 빗댔기 때문에 공감대를 낳았지
    그렇지 않았다면 별 반응이 없었을 거에요. 지금 사회가 갖는 병폐 같아요,

  3. 샤여니 2013.10.18 1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히려 지금이 예전보다 올바른 사회이니까 이런소제 영화도 나오는게 아닐까요 예전시대상이 오히려 표현의 규제가 심했기에 못나온것이지 이 영화의 상영으로 예전이 더 올바른 사회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4. 지나가다 2014.04.20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나름 정당하고 짜여진 법체계를 스스로 정의롭다 여기며 편하게 활용하는 법적 기득권층의 성과주의를 비판한 영화라 생각합니다. 사회가 불량해지는것이 아니고 시스템의 부적절성이 사람을 그렇게 몰아간다고 생각되네요.
    또한 법은 군림하는 것이 아닌, 사람으로써 살아가는데 있어서 하지 않아야할 것을 제한하는데 목적이 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오히려 너무 민심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법을 편의적으로 바꾸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즉, 법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잡고,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도덕적이어야 하느냐가 영화의 중심소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못한 사람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 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