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네루다 '詩'
詩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시가 날 찾아왔다. 난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선지 강에선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목소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거리에선가 날 부르고 있었다. 밤의 가지들로부터, 느닷없이 타인들 틈에서, 격렬한 불길 속에서. 혹은 내가 홀로 돌아올 때, 얼굴도 없이 거기에 지키고 섰다가 나를 건드리곤 했다. 난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나의 입은 이름 부를 줄 몰랐고, 나는 눈멀었었다. 그런데 무언가 내 영혼 속에서 꿈틀거렸다, 열병 혹은 잃어버린 날개들이. 그 불에 탄 상처를 해독하며, 난 고독해져갔다. 그리고 난 막연히 첫 행을 썼다. 형체도 없이, 어렴풋한, 순전한 헛소리, 쥐뿔도 모르는 자의 순량한 지혜. 그때 나는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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