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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검사 결과 번복, 식약처는 왜 사과하지 않는가?

오늘 점심 먹는 식당에서 아주머니들의 성토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먹던 백수오가 가짜였다며 갱년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생각했던 아주머니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백수오는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였습니다. 말이 갱년기 장애였지 여성이 여성다와질 수 있는 최고의 건강식품(?)이라는 각광을 받으며 홈쇼핑 대박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백수오 이엽우피소 비교 출처 : 노컷뉴스, 소비자원]





하지만 진시황도 못 구했던 불노장생초를 한국 홈쇼핑에서 찾았다고 생각한 것이 아주머니들의 오산이었습니다. 100% 진품 백수오로 만들었다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했던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 제품은 이엽우피소가 포함된 가짜 제품이었습니다. 오늘(4월 30일) 식품의약처 안전처는 논란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 역시 이엽우피소가 포함된 진짜 백수오가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관련기사)


내츄럴엔도텍 소액주주들만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이 회사의 백수오 제품이 진짜이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 내츄럴엔도텍 임직원들은 가짜 백수오 논란 전에 자신의 주식을 처분하여 시세차익을 보았고 언론에서는 식약처 발표 전에 대표이사가 이엽우피소 포함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기사를 배포하기 했습니다. 







▲ 가짜 의심이 역력했던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노컷뉴스는 식약처의 진위 발표 하루 전인 29일 오전에 이미 '혼함 시인'이 있었다는 단독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임직원들의 사전 주식 매도, 언론의 의혹 제기 어쩌면 오늘 식약처의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확인 발표는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단지 그것을 믿기 싫어했던 대중들과 내츄럴엔도텍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단기 시세 차익을 보려던 욕심이 판단을 흐렸던 것 뿐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내츄럴엔도텍은 언제 그랬냐 식으로 태도가 바뀌며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내츄럴엔도텍 입장에서 보면 2월에 있었다는 식약처 검사 때 '진품 판정'을 받은 것이 이 사건의 커지는 계기 중에 하나였습니다. 


올해 2월 식약처 검사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되었다면 소비자원으로부터 고발은 없었을 것이고 자체 회수 및 빠른 대응으로 이처럼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그런데 식약처는 2월에는 진품이라고 했다가 4월에 있었던 재검사에서는 가짜가 섞여있다고 발표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 검사 결과 번복, 사과 없는 식약처

물론 회사가 고의적으로 먼저 있었던 검사에 사용된 재료는 진짜를 들이대고 이번 검사에는 미리 손을 쓰지 못해 검사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식품과 의약품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동일한 제품에 대해 불과 2개월 사이에 검사 결과가 바뀌는 오류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과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식약처의 가짜 백수오 결과 발표는 마치 자신들은 재판관이지 올바른 식품이 국민의 먹거리로 만들어지는 것을 관리하고 책임질 이유는 없다는 식으로 들립니다.

 


[식약처의 본분 출처 : 식약처 홈페이지]




▲ 식약처는 건강식품 관리 감독을 제대로 했는가?

현재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엽우피소라는 백수오와 외관상으로 비슷한 작물이 재배되고 시중에 유통되었다는 것입니다. 식약처 홈페이지에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촘촘한 안전관리'가 자신들의 업무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가짜 백수오 논란을 보면서 식약처가 한 것은 사전 검사에서 백수오가 진품이라는 면죄부를 주었고 소비자원이 문제 삼으니 이제는 가짜라고 판명을 내려준 것입니다. 


그들만의 시험법이 있었다고 보도자료에는 나오고 있지만 수십가지의 시험법에 대해서 국민이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먹어도 되는 것인지 효능이 보증되는 제품에 우리가 쓰는 비용이 적당했는지에 대해서 주무부서로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식약처의 본분입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아무런 사과가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내츄럴엔도텍이라는 백수오를 만든 회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듯 합니다. 내츄럴엔도텍은 한국소비자원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며 법적 대응 운운하더니 식약처의 발표에는 찍 소리 못하며 꼬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식약처 백수오 내츄럴엔도텍 관련 보도자료 중]




▲ 제품만 책임지고 원료는 관리하지 않는가?

식약처 보도자료를 보면 자신들이 2월에 했던 검사는 다른 원료 재배농가, 재배지 일 수 있으므로 이번 검사 결과가 다른 이유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다 라고 말하려는 듯 합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 백수오는 건강식품 시장의 화제였습니다. 홈쇼핑 매출액이 몇 천억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내츄럴엔도텍이라는 회사는 논란 발생 전 시가 총액이 1조 6000억여원으로 그 많은 코스닥 회사 중에서 9위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30일 현재 내츄럴엔도텍의 시가총액은 거의 1조원이 날라간 상태이고 덩달아 바이오 제약 회사들까지 영향 받아 코스닥 시장 전체가 하락 추세를 맞게 되었습니다.여기에 투자했던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대하리라는 것을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그리고 '내츄럴엔도텍'과 '백수오' 검색어는 일주일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계속해서 올라있습니다.결국 백수오를 먹었던 사람들, 내츄럴엔도텍이라는 회사에 투자했거나 관련 업종의 주식을 가졌던 사람들 모두에게 매우 큰 이슈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식약처는 백수오 가짜 확인 한번 해주고 모든 할일을 마친 듯 합니다. 이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제품의 원료 또는 재배지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을 가정했을 뿐 사전에 신고 또는 보고 받지 못하여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소비자원에는 큰 소리, 식약처에는 찍소리 못하는 내츄럴엔도텍, 그들만의 문제일까?

이것이 대한민국의 식약처의 일하는 방식이라면 모든 건강식품의 원료는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검사는 제대로된 원료로 받고 실제 판매 제품에는 가짜 원료를 섞는다 한들 밝혀낼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식약처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2개월만에 자신들이 한 검사 결과가 뒤바뀌었으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과부터 하는 것이 맞았습니다. 또한 상당수 국민들이 먹었던 건강기능식품의 재배와 생산 관리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백수오가 가짜 였다고만 확인해 주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게는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고 노발대발했던 내츄럴엔도텍, 하지만 식약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있습니다. 도리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합니다. 소비자 보호 단체는 우습게 알고 식약처는 자신들의 검사를 번복했음에도 불구하고 겸허해지는 현재의 우리나라 식품의약품 안전 체계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