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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뉴스9 방송사고, 칭찬받을 일은 따로 있다

한국에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 잘나가는 정치인들이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국민’이 아니라 ‘언론’일 것입니다. 언론과의 관계만 잘 유지하면 국민의 여론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조작(?)이 가능하고 자신들의 치부를 효과적을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을 두려워하며 친하게 지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무엇을 두려워할까요? 사실 별로 두려워하는 게 없어 보입니다. 정부의 규제 정도라고 할까요? 그래서 언론의 독립과 공정성, 그리고 자정 능력에 대해 민감하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언론은 스스로의 자정 능력이 없으면 올바른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하기 힘든 집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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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 방송국 여자 아나운서의 방송사고가 아침부터 인기 검색어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간판 뉴스의 생방송 도중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 사건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옛날 ‘내 귀에 도청장치’사건 만큼이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방송 사고 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는 정말이지 놀랍고도 신비롭습니다. 왜냐하면 뉴스 앵커가 9시 뉴스 생방송에 자신의 휴대폰 벨소리를 제어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빠른 대응, 신속하고 침착 저리, 라는 등 주객이 뒤빠뀐 뉴스 보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 앵커는 아나운서도 중에서도 가장 똑똑하고 역량있는 전문가가 맡는 분야입니다. 그런 막중한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 벨소리가 생방송 중에 울리게 한다는 것은 아마추어보다도 못한 상황이며 자질 문제까지 제기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 뉴스 생방송 중에 울린 벨소리가 칭찬받을 일?

 

그런데 이런한 중대한 방송 사고에 대해 신속한 대응, 침착한 처리. 빠른 순발력 운운하는 것은 잘못한 아이에게 너 잘했으니 앞으로도 그렇게만 하라고 응원하는 꼴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같은 언론사끼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한 개인의 실수에 대해 비난과 비판보다 잘못을 덮어주고 위로해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적인 친분관계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정확한 뉴스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로서는 적절히 않아 보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언론은 스스로의 자정 능력과 서로에 대한 비판 없이는 품위를 유지하기 힘든 분야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겸손해야 하고 스스로를 채찍질 할 수 있는 직업 정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번 뉴스9 방송 사고를 낸 KBS는 파업 중에 있습니다. KBS의 노동조합은 새노조와 1노조로 구분되어 있는데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새노조만 파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4일부터는 힘들게 싸워온 새노조의 뒤를 이어 다수의 KBS 노동조합(1노조)도 파업에 동참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930명의 조합원 중에서 파업에 참여하는 비율이 10%정도 된다고 합니다. 도대체 파업을 가결시켜 놓고선 정작 파업에 참여 않하는 조합원은 어떤 사람들인지 참 궁금합니다.

 

이번 방송사의 파업은 임금 협상에 관한 파업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방송사가 언론으로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에서 나온 스스로를 위한 파업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대단히 사회적인 문제이며, 정치적인 이슈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이슈에 대해 반응하고 판단해야 되는 것이 진정한 언론인이며 더 나아가 판단의 정확한 판단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 언론인의 역할입니다.

 

 

 

▲ 뉴스를 전하는 앵커로서 파업에 대한 찬반 여부를 당당히 밝혀야

 

저는 뉴스를 전하는 방송 앵커들은 파업에 관하여 정확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전하는 것은 사실과 거짓에 관한 문제이기에 이에 대한 판단력이 없는 사람들이 뉴스를 전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참과 거짓을 구분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KBS 뉴스9 방송사고의 당사자들은 뉴스의 생방송 도중 돌발사건에 대한 신속한 대응, 침착한 처리만이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뉴스를 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언론에 대한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해 고민하는지 이번 파업에 참가 여부를 보면 금세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자신들이 전하는 KBS 뉴스가 공정하고 독립적이라면 그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고, 아니라면 힘들게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시청자들은 휴대폰 벨소리 방송 사고에 대응하는 당신들보다 공정한 뉴스를 진행하는 진정한 앵커를 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