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치인 중에 이렇게 많은 뉴스와 관심을 받았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석기, 김재연 보고 싶지 않아도 나타나고, 듣고 싶지 않아도 귀에 들리는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불균형하고, 불공정한 언론 상황에서 이들이 등장하는 빈도수만 가지고 과하다 덜하다는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국민 전체가 사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민간인 불법 사찰' 보다 국회의원 후보자의 십년전 막말이 더 큰 사회적 이슈가 되어버리는 언론 후진국에서,언론 보도되는 내용만 가지고 참과 거짓을 가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손바닥 꾹>
[15일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이석기 의원 ⓒ한국일보]
▲ 언론의 먹이감 통진당 이석기 김재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건은 정말이지 끊질기게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고, 이제는 '부정선거' 이슈가 시들해지니 통합진보당에 대한 종북 논란, 그리고 이석기, 김재연을 밀착하며 개인적 관심사로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언론의 신호인 것 같습니다. 부정선거하고서도 사퇴하지 않는 뻔뻔한 인간들이 모인 곳이 진보의 탈을 쓴 통합진보당이며 이들이 여전히 국회에 입성해 있으니 올해 대선까지는 이들을 잊지 말고, 그 어떤 현 정권의 비리와 부정 부패가 있어도, 이들이 최고의 이슈가 되어야 하고, 진보 진영의 비리는 하늘보다 높다는 연속적 선거운동 같습니다.
요즘 언론을 보면 잊어버릴만 하면 '종북' 논란 일으키고, 다른 이슈가 터져나올만 하면 이석기, 김재연이 뉴스의 머리를 장식합니다.
▲ 균형잡힌 비판, 그것은 보수 언론이 들어야 할 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도 이 두분 이석기, 김재연 참 마음에 안 듭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이 이런 주문을 하셨습니다. 여당만 까지말고, 공평하게 여와 야를 함께 비판하라고, 하지만 저는 그런 분들의 주문에 별로 반응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야당 또는 진보 진영은 제가 비판하지 않더라도 근거 없이 까대는 보수 언론들이 있고, 그들이 포털 사이트 뉴스 메인을 장식하고 있기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개 개인 블로거 까지 가담하여 진보진영 비판하는 곳에 숟가락을 얹는 것은, 페이지 수 늘리기 위한 수단일 뿐 별로 건전하지 못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석기 의원이 애국가 논란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애국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 의원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고 인터넷과 SNS은 진보당에 대한 대공포화가 다시금 쏴 올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이라는 것이, 앞뒤 다 자르고 문장 하나만 기사로 잡으면 멀쩡한 사람도 바보 만들고, 바보도 영웅을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서 잘 아실 것입니다. 이석기 의원 같은 민족진영 계열의 운동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 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상식으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 만약 친일파가 애국가를 만들었다면?
애국가가 친일 행적 사전에 올랐던 안익태 선생의 작품이고, 작사가로 추정되는 윤치호 선생 역시 친일 행적으로 이름이 올랐던 사람입니다. 또한 애국가의 원곡은 불가리아 민요 . O! Dobrujanski Krai (들어보기) 의 표절이라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안익태 선생이 유럽을 가기 전에 작곡되었다는 사실로 일단락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몇가지 사실을 나열했을 때, 우리나라 애국가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서 논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나라의 국가만큼은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친일 잔재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우리나라는 독립 운동가의 자손은 셋방을 전전하며 불우한 나날을 겪고 있고, 친일파의 후손들은 그때의 재산과 권력을 그대로 소유하여 떵떵거리며 사는 잘못된 역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 작곡에 대해 문제 제기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큰 일입니다. 친일파에 대한 단죄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종북주의자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 이상한 사회 여론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 이석기 의원이 애국가에 문제제기할 자격이 있나?
자 그렇다면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라는 발언은 괜찮은 문제제기 일까요? 저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석기 의원은 진보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할 사람입니다. 부정 선거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하고, 그 이후에 불거진 말도 통진당 분열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서도 응당 물러나야 할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나라의 '국가'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는 것은 기가찬 일입니다.
오직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통진당 문제 해결에 대해서만 언급을 해야하지, 칠랄레 팔랄레 기자가 마이크 들이대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는 행동은 무책임한 것입니다.
▲ 언론의 관심이 러브콜이 아니라 독배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 상황은 흠집많은 진보 진영 국회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지 않습니다. 단지 무엇하나 꼬투리 잡을 것 없나 주변을 배회하는 것인데 그것을 자신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라 착각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이석기 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자신은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숱한 정치인과 연예인 기사를 접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제 그런 변명으로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인터뷰 내용 중에 보면 '100%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것은 관념이다'라는 발언으로 자신의 부정 선거 사퇴에 대한 답변을 한 것처럼 언론은 쓰고 있습니다.(관련기사) . 그런데 100% 완벽한 것은 없다 이런 말은 대학생 때, 친구들과 논쟁할 때나 먹히는 주장이지 기성 정치인이 기자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것은 관념이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철학적 명제 중에 하나입니다. 이것으로부터 서양철학의 거대한 담론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명제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장이 아닙니다. 너무 순수하다 못해 유치해지는 발언인 것입니다
▲ 이석기 의원, 아직도 학생인 줄 아는가
이석기 의원은 아직도 자신이 대학생 때 학회실에서 선배 후배들과 사상 논쟁이나 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가면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착각해 빠져있는 듯 합니다. 그러니까 통진당 비판의 화살 속에서도 무슨 투사가 된 것처럼 동분서주 하며 지금까지 버텨왔고, 지금의 행동 또한 그 연장선 상인 것 같습니다.
잠든척 한 사람은 깨울 수 없다고 했나요? 이석기 의원님! 제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국가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빠른 결단 바랍니다. 당신의 이름 석자가 미디어에서 빨리 사라져야 올해 대선에서 제대로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불행한 현실이지만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의원님도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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