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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 사찰의혹, 드라마 유령 같은 일이 벌어졌다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약속받았다던 8월은 어느덧 지나가고 9월에 접어들었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런던 올림픽을 보내고 대통령 선거 시즌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틈을 타서 MBC의 실질적인 운영체인 문제의 방문진 이사장이 연임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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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쯤되면 새누리당이 약속했다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새누리당은 그 누구와도 김 사장 퇴진에 대해 말한 적도, 약속한 적도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데 MBC 노조가 바보가 아니라면 아무런 약속도 없이 최장기 파업을 중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누가 진실을 가리고 있는지는 각자의 상상력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요즘 MBC 어때?


요즘 한국의 방송이 전반적으로 문제이지만 특히 MBC는 단팥 없는 팥빙수 마냥 재미가 없습니다. 피디수첩 작가들은 다 내쫓고, 프로그램은 문을 닫았으며, 파업 참가 아나운서, 기자 들은 방송에서 잘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MBC를 상징하던 방송인들이 사내 교육을 다니고, 전출을 당했으니 TV에서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누구의 말처럼 '만나면 좋은 친구'라던 MBC가 좋은 친구 다 떠나보내고 앙상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방송이 망가지던 뉴스가 불공정하던 자기 욕심만 채우겠다는 사람들이 있는 한 방송 정상화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사측이 설치한 초고화질 CCTV 출처 : MBC 노동조합]



▲ 사무실에 초고화질 CCTV가 왠 말?


바람 잘 날 없던 MBC가 이번에는 사찰 논란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미 MBC 노동조합은 보도국에 설치한 사내 CCTV를 문제 삼으며 조합원들에 대한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사내 CCTV는 외부인이 침입하거나 생길지도 모르는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함일 텐데, 초고화질 화면은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 뿐만 아니라 책상 위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주 소상히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카메라가 등 뒤에 하나 떡 하고 버티고 있다면 죄 지은 것 없이 매우 불괘하고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침해 받는 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 드라마 유령이 MBC에서 부활?


그런데 이번에 노조가 제기한 문제는 CCTV의 수준을 뛰어 넘는 수준입니다. 저는 처음 이 소식을 접하고는 얼마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유령'이 생각났습니다. 0과 1의 세계로 구성되어진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자가 얼마나 막강하고 추악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었던 SBS 드라마였습니다. 




[출처 : SBS 유령]



이 드라마에서는 경찰청 안에 '보안 프로그램'을 위장하여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대목이 있는데, '해킹'과 '보안'에 대한 서로 입장 차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인터넷 전문가가 전문 용어를 써가면 꼭 그래야만 한다고하면 일반인 입장에서는 그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기술의 세계 아닐까요? 


컴퓨터 바이러스 및 외부 침투를 막기 위해 보안 프로그램을 까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이것을 위한다고 하면서 '해킹' 프로그램까지 몰래 설치한다면 비전문가들은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고 속아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SBS 유령]



▲ MBC에 유령이 나타났다


그런데 우연치않게도 MBC에서 드라마 유령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MBC 노동조합은 사측이 직원들의 동의없이 회사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컴퓨터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찰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노조는 기차회견을 열어 "사측이 지난 5월 중순 회사 망을 연결해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에 일종의 해킹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컴퓨터에서 외부로 전송되는 모든 자료를 회사 서버에 저장시키고, USB, 이메일, 웹하드 업로드 자료 등을 비롯해 블로그나 메신저에 올리는 사적인 대화 내용까지 수집되며, 향후 프린트 출력물 내용까지 서버에 보관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기사인용)






만약 위의 사진 내용이 사실이라면 MBC는 직원을 감시하고 사찰했던 것이고 이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MBC 사측은 현재의 보안 시스템은 내부 자료 보안과 외부 해킹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찰이냐 보안이냐 라는 것이 명백해지려면 기술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있어서 해킹, 보안에 관련된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기에 IT전문가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며,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수 없다고 봅니다. 




▲ 사전 고지 없이 직원들의 컴퓨터를 관리했다면 '잘못된' 행동

 

하지만 MBC 사측이 분명히 책임져야할 잘못한 부분은 있습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인권이 침해당할 수 있는 시스템을 회사에 적용시키면서 아무런 공지 사항도, 컴퓨터에 표시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보안 프로그램이 작동하면 '나 작동해'하고 공지가 뜨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찰 의혹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MBC 보안 프로그램에는 '고지'도 없고, 보안관리 지침 역시 없었다고 합니다. 




▲ 만나면 좋은 친구 MBC로 돌아오길..


논란은 또다른 논란을 낳고, 거짓말 역시 또다른 거짓말을 낳습니다. 공영방송 MBC가 올해 초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 중에는 필요한 논란도 있고, 불필요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논란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은 언제나 '절차상의 실수' 또는 '고의가 아니라' 내지는 '적법한 과정'을 거쳤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논란의 논란을 거듭하는 MBC를 보면 뭔가 문제가 있기는 단단히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만듭니다. 어서 빨리 논란의 매듭을 풀던가 자르던가 부디 만나면 좋은 친구 MBC로 빨리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