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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 화면조작, '실수'와 '잘못' 사이에서 억울하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합니다. 어쩌면 실수를 통해서 삶을 배우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다짐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도 실수를 하고 누구든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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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과 실수의 차이


그런데 실수와 잘못은 명백하게 구분이 되어집니다. 실수는 고의성이 없는 경우이고 잘못은 그렇지 않을 때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자라는 아이가 엄마의 지갑에서 동전을 몇개 꺼낼 수 있습니다. 과자가 먹고 싶거나 무엇인가 필요한 것이 생겼을 때, 부득이하게 저지를 수 있는 꼬마의 '범죄' 중에 하나죠.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실수라고 하지 않습니다 명백히 이유가 있었고 자신의 행동에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마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걸린 아이가 '잘못했어요' 라고 뉘우쳐야지, '저 실수였어요'라고 하면 아마도 부모한테 한 대 얻어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잘못은 뉘우치는 반성이 뒤따르는 과정이고, 실수는 다음에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반성을 해야할 아이가 '실수'라고 핑계를 대면서 자기의 잘못을 축소시키는 행위가 어쩌면 절도보다 더 나쁠 수도 있습니다.


행위의 범죄보다 마음의 범죄가 더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행위는 마음의 지배를 받습니다. 생각이 들어오고, 마음을 먹고, 행동으로 옮길 때 '범죄'가 성립됩니다. 결국 우리가 마음을 잘 지키면 잘못된 행동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마음으로 범죄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지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자꾸 핑계를 대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커서도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습니다.




▲ MBC 뉴스조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부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화면을 조작했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지난 7월 27일 방송된 뉴스데스크는 'MBC-구글 올림픽 SNS 현장중계' 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런던과 서울 주요 지역의 응원 모습을 실시간 쌍방향 중계로 전달하면서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이라며 방송한 화면이 MBC 여의도 사옥 6층 뉴미디어뉴스국 이었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뉴스를 보고 있던 사람이라면 그곳이 구글 사무실이라고 오인되기에 충분하였고, 화면에 <MBC - 구글 SNS 현장중계>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화면을 '잘못' 내보낸 것이 확실하고, 화면은 임의로 조작된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런던올림픽 현장 중계 출처 : MBC]




이것은 사실을 전달해야하는 뉴스의 기능을 망각한 행동이고 필요에 따라 화면을 조작한 경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사안이 중대하여 언론의 공정성(?)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되었고 어제 심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MBC 뉴스 책임자가 회의에 참석하여 처음으로 한 말을 "저희가 '실수'한 부분은 잘못됐다. 사과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조작할 이유도 없고, 조작해서 제가 얻는 이익이 뭐가 있겠나, 그런 것들이 너무 '억울'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 잘못이 아니라 실수 ?


MBC는 그날의 방송 화면 조작에 대해 "실수였고, 잘못했다, 사과하겠다" 까지만 발언하면 좋았을 것이고 .여기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지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의 '억울'하다는 반응은 황당하고, 이것으로 보아 앞의 사과 발언에서 자신들의 행동은 '실수' 였을 뿐, '잘못'은 아니라는 본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


실수를 했으면 억울함이 있을 수 있고 너그러운 관용을 바랄 수 있는 것이지만, 잘못을 했으면 반성을 하고 책임을 진 후에 용서를 바래야 할 것입니다. 




▲ MBC 뉴스의 현 주고


뉴스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나와 '억울하다'는 반응은 현재 MBC뉴스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뉴스는 사실 전달이 목적입니다. 


MBC는 런던 올림픽 중계를 하면서 상당히 과열되고, 과잉된 행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부작용도 있었고,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방송의 여러 기능 중에 스포츠 중계에만 열 올리는 근원적 문제뿐만 아니라. 진행 상의 잘못된 행동들 때문입니다. 






▲ 런던올림픽이 뉴스에서 그렇게 중요해?


여기에 더하여 런던올림픽의 응원 현장을 생생히 중계한다는 일종의 쇼를 펼치다가 구글 사무실 현장 중계가 어려우니 자기 회사를 비추면서 서울에 있는 회사들은 퇴근조차 않하고 런던올림픽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과 다른' 현장 중계를 한 것입니다. 런던 올림픽에 열 올린 것은 방송사들 뿐이었고, 직원들이 회사에 남아서 TV 보면서 실시간 응원을 한 회사가 몇개나 될까요? 


구글 같은 굴지의 회사가 겨우 올림픽 응원하라고 9시 넘어서까지 회사에 직원들은 남겨두었다면 아마도 노동부에 부당 노동행위라고 신고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넘어갈 수 있어도 아마 미국 본사였다면 매우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구글 사무실은 당연히 현장 중계하지 못했을 것이고, 어떻게든 현장 중계를 생생히 보여주기 위해 MBC 직원들을 동원하여 '서울의 사무실'을 연출했을 것입니다 


그날의 방송화면조작은 분명히 고의성이 있습니다 실수로 MBC 사무실을 찍고, 현장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화면조작을 문제 삼은 것이고 심의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뉴스 책임자의 대답이 "실수였고, 억울함"이 었다니 이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실제 존재하지도 않은 응원열기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직원을 동원하여 연출하였다면 그것은 화면 조작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기획한 사람과 알면서도 방송에 담아낸 사람들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에는 이런 억지 화면 조작이 또 생겨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런던올림픽 현장 중계 출처 : MBC]




▲ 뉴스데스크는 예능이 아니다


더군다나 MBC 뉴스데스크는 예능이 아닙니다. 가장 진지하고 사실을 다루어야 하는 뉴스이면서 MBC의 간판 보도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뉴스데스크가 점점 망가겨 간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였는데 잘못을 하고서도 반성하지 않고 억울함만 주장하는 잘못된 생각이 그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몇몇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가 아니라 MBC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란 그리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MBC, 커다란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