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을 도리어 나무람을 이르는 말" 입니다. (출처 : 다음 어학사전) 요즘 들어 우리 사회에는 적반하장의 경우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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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반하장이 판을 치는 세상
가장 법과 원칙에서 먼 생활을 일삼는 분들이 맨날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법을 어긴 자들에게는 무관용을 원칙으로 발본색원을 하겠다고 벼르고들 있습니다. 마치 이 세상의 모든 범죄와 악행이 확실한 처벌이 없었기에 일어나 것인냥 처벌의 칼만 휘두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 폭압과 악행을 저질렀던 정권일수록 용서에 인색하고 백성 대하기를 발톱의 때처럼 생각했던 것은 기록에도 나와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엄정한 법집행, 무관용, 이런 것을 좋아하는 권력자들이 실제로는 그렇게 훌륭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MBC노동조합 성명서]
▲ 직장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
직장인들은 사소한 잘못으로 징계 받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정직, 감봉, 대기발령 등등 당장에 일을 하지 못한다는 두려움과 생활을 책임지는 급여가 몇달 멈추게 되면 사회 생활이 당장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인사 기록이 승진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아주 나중의 일이 될 것이구요.
바람 잘 날 없는 MBC가 이번에는 회계직 조합원 3명에게 명령 휴직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명령휴직이 떨어진 이유는 장안의 화제였던 김재철 사장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유출 했을 것이라는 심증으로 내려진 결과라고 합니다. 그런데 명령휴직이라는 것이 대기발령을 받은 직원이 대기기간 만료 때까지 대기 사유가 소멸되지 않은 때에 내려질 수 있는 징계이고, 명령휴직은 임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정직 6개월보다 훨씬 높은 중징계라고 합니다.
MBC에서 명령 휴직은 과거 MBC 연예인 비리 등과 같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던 구속 사건에 대해 재판 결과를 기다릴 때나 내려졌던 극한의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찬찬히 따져보아야할 일이 있습니다. 직원으로서 회사의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것이 회사 규율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에 사회 정의와 관련된 것이라면 내부 고발자로서 비난과 징계의 대상이 아니라 용기 있는 행동으로 칭찬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익 추구가 목적인 일반 회사에서는 내부정보유출은 자기들 마음대로 정직을 내리던지, 짜르려 할 수 있지만 MBC와 같은 국가 공영 방송에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 유출을 가지고 명령 휴직을 내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의 경영 노하우 또는 핵심 기술을 유출시킨 것도 아니고, 투명하게 관리해야하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징계는 더더욱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MBC는 나라가 정하는 방문진 이사들이 투표로 대표이사를 임명하는 공기업적 성격이 강한 회사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회사의 운영과 회계가 투명해야 하고 국민이 선출하는 국회의원들의 국정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MBC사장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국민이 뽑는 국회의원이 회계장부를 볼 수 있다면 국민에게 역시 별로 숨길 게 없는 떳떳하고 투명한 자료일 뿐, 회사의 기밀로 숨기고 감춰야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MBC 사장 법인카드 내역이 무슨 비밀이라도 되나?
그런데 지금의 MBC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유출했을 것이라고 의심되는 조원원3명에게 명령휴직 1년이라는 보복을 펼친 것입니다. 이것이 회사가 내릴 수 있는 정당한 징계라기 보다 '보복'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회사가 입은 피해보다는 김재철 사장이 펑펑써버린 카드 내역이 만천 하에 공개된 것에 대한 개인적 앙갚음의 성격이 짙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공영 방송의 사장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숨기고 그것이 비밀로 간직되어야 하는 것입니까? 떳떳하게 사용되었다면 만천 하에 공개 되어도 부끄러울 것 하나 없으면 되지 않을까요?
[사내 교육 중인 MBC 조합원 출처 : MBC노동조합]
▲ MBC는 여전히 동토의 왕국
MBC는 여전히 동토의 왕국인 것 같습니다. 조중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뉴스데스크는 관영매체처럼 알맹이 없는 편향된 뉴스를 읊조리고 있고, 파업에 참여했던 제대로된 언론인들은 보복교육에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어쩌면 올해 치루어지는 대통령 선거까지 참 언론인들이 자기 일터로 돌아와 마이크와 펜을 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MBC가 지금이라도 상식과 원칙이 있는 방송으로 돌아와 주었으면 합니다. 사장님이 법인카드로 무엇을 샀는지가 비밀로 유지되는 방송사. 대단히 황당한 곳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외부에 유출되었다고 이유로 명령휴직까지 내린다면 그것은 더더욱 황당무개한 일이구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부디 MBC를 원래 있던 자리로만 갖다 놓아달라는 것입니다. 더 이상 망가뜨리지 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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