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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노회찬 의원직 상실, 떡값검사 폭로가 죄가 되는 이상한 판결

이러한 일들이 너무 많이 생기니 체념하고 산 지 꽤 오래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 재벌과 언론이 결탁하여 정치권과 검찰에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실명을 밝혔다는 것이 죄가 된다면 이것은 법 이전에 상식에 맞지 않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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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직상실  출처:노회찬 의원 페이스북]




▲ 삼성 X 파일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당사자가 아니라 고발자에게

MBC 이상호 기자의 삼성 X파일 떡값검사 사건은 1997년 대선 과정에서 안기부가 당시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의 대화 내용을 도청한 녹음테잎과 보고서를 폭로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삼성의 정치권 로비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었고, 검찰 고위 간부에게 뇌물을 준 내역까지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도청을 폭로한 방송 중에는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것을 2005년 당시 노회찬 의원이 '안기부 X파일' 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도청자료에 뇌물을 받았다는 검사는 그냥 놔두고 노회찬 의원과 이상호 기자를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하게 됩니다. (관련자료 : 위키백과


이에 대하여 법원은 노회찬 의원에게 2009년 2월, 1심 재판에서는 유죄를 선고하였고 같은 해 12월, 2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2011년 5월 대법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의 실명 기재에 대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해서 유죄라는 취지로 2심을 파기환송했고, 2011년 10월28일 서울중앙지법은 노 의원에게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자격 정지 1년을 선고한 것입니다. 


여야 국회의원 159명이 선고를 연기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대법원은 오늘(14일) 파기환송심을 확정함으로써 징역 4월이 적용된 노회찬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된 것입니다.



▲ 노회찬 대법원선고,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판결입니다. 검찰은 자기 식구 챙기기에 급급해 뇌물을 받았다는 도청 내용보다 자신들의 '명예'가 더 높다는 취지로 소송을 진행했다쳐도, 이에 대하여 법의 공정함을 따져야할 법원이 검사의 손을 들어준 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저는 많이 배우지 못해 법에 대하여 잘 모르지만 아무리 훌륭한 법도 사람의 상식 이상의 것이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지나가는 거렁뱅이의 진술도 아니고 안기부가 국내 최고의 재벌 삼성과 언론사 사주가 대화한 내용을 도청하였고 그 내용 중에 누군가가 뇌물을 받았다고 하면 그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삼성 X 파일 특검은 삼성 관련자와 떡값 검사에게는 '증거불충분'으로 모조리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때 특검을 지휘한 사람이 박근혜 정부의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입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운명의 장난이지요? 역사적인 삼성 X 파일 특검 수장은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되고, 그것을 고발했던 노회찬 의원은 새정부가 들어서기도 전에 의원직을 상실하니 말입니다. 




[노회찬 의원이 직접 찍은 국회사진 출처 페이스북]




▲ 일 잘하는 국회의원에게서 의원직을 빼았가 가다니

노회찬 의원은 가장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입니다. 그리고 용기 있는 정치인이구요. 대기업 삼성 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것인지, 기뻐하는 것인지, '프렌들리'만을 외치는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밝혀내고 바로 잡으려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의원직을 가졌던 17대 국회(2004년 ~ 2008년)에는 정책 발의만 467건을 하는 등 의사당에서 잠만 자고 밖에 나오면 해외 여행이나 다니는 썩어빠진 국회의원들과는 차원이 다른 일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국회의원을 고작 떡값검사 7명의 실명을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의원직을 상실케 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입니다. 노회찬 의원은 19대 지방선거에서는 57%의 지지율로 당선된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막을 내리고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그래도 이전보다는 세상이 조금은 좋아지겠지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사는 분들이 많은데 오늘의 법원 판결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땅의 정의가 무엇이고 상식은 어디에 간 것입니까? 공부 많이 하고 지위 높은 분들의 마음은 상식의 바다를 넘어 우리들은 전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에 자리 잡았나 봅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필부들이 그 고매한 심경을 점점 더 이해하기 힘들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노회찬 의원 긴급기자회견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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