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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최일구 SNL출연, 다소 슬프지만 나쁘지 않아

MBC 뉴스진행자 최일구 앵커가 케이블방송 tnN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가 선택한 방송은 케이블 예능 강자 'SNL코리아'였습니다' SNL코리아 이번주 초대 손님은 가수 '2AM' 이었지만 저의 관심은 최일구 앵커에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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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구 SNL 출처 : tvN]




▲ 정통 뉴스 진행자가 예능으로 

최일구 앵커는 정통 뉴스라고 할 수 있는 MBC 뉴스데스크의 진행자였습니다. 요즘 가뜩이나 뉴스와 시사의 예능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우려가 높아지는 때입니다. 진지하게 다루어야할 것 까지도 웃고 즐기며 떠드는 스타일로 변질되어가는 것은 사회의 잘못된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웃고 즐기는 것이 뭐가 그리 나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제가 말하는 비판은 그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뉴스와 시사가 아니더라도 모든 방송의 흐름이 웃고 떠드는데 맞춰있기 때문에 안 그런 부분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툭하면 인터넷 검색어에 오르는 아나운서들의 노출복장만 하더라도, 많은 예능프로에서 여자 출연자들이 심한 노출을 일삼는데 아나운서까지 노출복장으로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노출 논란 출처 : 뉴스엔]




▲ 최일구 앵커 MBC에서 퇴사 이유

그래서 최일구 앵커의 SNL 출연이 한편으로는 다소 슬펐습니다. 최일구 앵커는 MBC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국장급 보직 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참여했다가 징계를 받고 1년 3개월 동안 방송에 서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tnN의 간판 예능으로 방송 복귀를 했기 때문입니다. 



2013/02/09 - [까칠한] - 최일구 앵커가 MBC를 떠나는 이유, 모멸감?

2012/10/19 - [까칠한] - MBC 최일구 앵커가 빵을 만드는 이유



처음에는 제가 우려하던 시사,뉴스의 예능화에 일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의 MBC와 낙하산 사장들이 출몰했던 방송국 환경을 둘러볼 때 최일구 앵커가 있을 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공정한 방송을 위해 뉴스 진행자라는 매력적인 자리까지 내려놓는 앵커를 받아줄 만한 대한민국 방송은 지금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뉴스와 시사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나라 언론 상황에서 그가 원하는 정통 뉴스 진행자를 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최일구 앵커의 선택은 'SNL 코리아'라기 보다는 그 안에 한 주간 세상 소식을 재미있게 풍자하고 그려내는 '위켄드업데이트'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출처 : tvN] 




▲ SNL의 시사 풍자 공중파 뉴스보다 낫다

SNL코리아 위켄드업데이트 어설픈 공중파 9시 뉴스보다 더 날카롭고 비판적입니다. 거기에다 재미까지 더하니 공중파, 종편에 엄숙하니 폼 잡고 하는 뉴스보다 훨씬 재미있고 내용도 알찬 것입니다.  작년부터 이어온 위켄드업데이트의 '여의도텔레토비'의 경우 실세 정치 지도자들을 텔레토비로 희화하여 꼬집고 풍자하여 세상 돌아가는 맛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줘 왔습니다 .


최일구 앵커는 개그우면 안영미와 위켄드업데이트를 공동진행하며 예전의 뉴스진행때와 똑같은 스타일로 시청자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선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전과 동일하게 할말하고 잘못된 것을 빗대어 비판할 수 있는 재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최일구 SNL 출처 : tvN] 




요즘 인사청문회 최대의 인기스타인 윤진숙 장관 후보 관련해서는 인사가 만사인데 그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하여 김재철 사장 인사의 최대 피해자인 자신의 처지를 간접적으로 빗대었고, 북한 김정은에 대해서는 갱단 연기 그만 몰입하라는 의미있는 돌직구를 날리기도 하였습니다.  




▲ 최일구 앵커 클로징 멘트 '인생 뭐 있습니까?'

SNL코리아, 성인을 위한 재미있는 예능으로 손꼽혀왔지만 최일구 앵커가 합류하여 더욱 흥미롭고 무게있는 방송이 된 것 같습니다. 최일구 앵커는 무사이 첫 방송(생방송)을 진행하고 클로징 멘트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  전세 아니면 월세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인생의 지혜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다소 짠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생에서는 지켜야할 것들이 있건만 나쁜 환경에서는 지키지 못하고 포기해야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로 가던 현재 자신이 맡은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해 내느냐가 결국 행복의 기준이 된다는 말과 같을 것입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최일구 앵커의 SNL출연 다소 슬프기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일구 앵커, 자신의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계속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고 이석주 작가 소셜펀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