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권력에 실망했던 사람들이 요즘 진행되는 CJ비자금 수사를 보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CJ 는 대표적인 '갑' 회사이고, 재계 14위,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는 대기업의 전형입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재벌을 검찰이 아주 샅샅히 파헤치면서 엄청난 수사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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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요번에 아주 제대로 걸린 것 같습니다. 5~6년전 과거 사건으로 국세청에 적발, 자진세금까지 내던 일이 2013년에 와서 마치 전혀 새로운 일인양 수사가 진행되고 비자금, 주가조정, 편법증여, 탈세 등등 대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범죄의 막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신속 정확 화끈한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檢, CJ그룹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본격 수사 - 5월 20일 23:14
檢,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CJ그룹 압수수색(1보) - 5월 21일 07:59
檢 '해외 비자금' CJ그룹 압수수색…임직원 2명 출금(종합3보) - 5월21일 22:08
檢 'CJ 비자금' 수천억 추적…수백억 탈세혐의 수사 - 5월22일 11:16
CJ, 홍콩 동일 주소지에 계열사 5개 운영 - 5월 22일 12:03
서울국세청 압수수색…CJ 세무조사 자료 확보(종합) 5월 22일 16:49
檢 'CJ 비자금' 탈세·편법증여로 수사 확대 - 5월 23일 11:24
이재현 CJ 회장, 자녀에게 무기명 채권 증여(종합) -5월23일 16:40
檢, FIU 통해 'CJ 해외비자금' 국제 공조 추적(종합) - 5월24일 17:52
금감원, CJ 주가조작 혐의 조사 착수 -5월 26일 05:52
檢 'CJ비자금' 외국계투자 가장 자사주 '뻥튀기'수사 -5월 26일 18:43
檢 'CJ 비자금' 유입 의심계좌 명의자-소유주 추적 - 5월27일 11:58
檢 'CJ 비자금' 숨겨놓은 '선대 차명재산' 수사(종합) -5월28일 11:55
[출처 : 연합뉴스]
연합뉴스가 5월 20일 자정 근처에 처음으로 CJ 비자금 관련 본격 수사에 들어간다 발표 이후, 8시간 후에 CJ 본사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이루어집니다. 상당히 발빠른 수사진행으로 압수수색이란 상대방이 자료를 빼돌리거나 정리하기 전에 들이닥치는 것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CJ 그룹본사는 직원이 출근하기도 전에 압수수색이 이루어져서 사전에 대비하거나 자료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압수수색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인 것입니다.
그리고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바로 다음 날에 수천 수백억의 탈세 협의를 잡습니다. 압수수색 하루만에 자료 조사를 마치고 수사의 방향을 잡는 것입니다. 또한 바로 당일 서울국세청 압수수색을 벌입니다. 전날 CJ본사 압수수색에 이어 하루만에 관련 기관 압수수색에 나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편법 증여로 수사가 확대되고 자녀에게 무기명 채권이 넘어간 사실을 확인해냅니다. 그리고 다음날 압수수색 3일만에 FIU와 공조하여 해외 비자금 수사까지 시작합니다. 금감원도 가만히 있을세라 CJ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검찰도 공조 수사를 벌입니다.
그리고 어제 사건 발생 7일째에는 CJ 비자금 선대 차명재산 수사까지 확대됩니다.
검찰은 CJ비자금 관련하여 거의 하루에 하나 꼴로 수사진행과 결과를 발표하며 수사 속도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최초 압수수색이 이루어진지 일주일정도 밖에 안 지났지만 CJ 일가 탈세, 핵심 계열사 주가 조작, 비자금 규모 등이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검찰이 기소를 하고 재판을 하여 CJ 가 잘못한 것에 대한 댓가를 치루게 하는 것 같습니다.
▲ 검찰 수사력 최고?
이처럼 놀랍고도 정광석과도 같은 수사 진행을 보면 우리나라 검찰의 칼날은 녹슬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같은 하늘 밑, 같은 검찰인데 국정원 수사 진행은 왜 이렇게 굼뜬지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국정원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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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경찰의 부실 수사 결과 발표로 검찰에게 공이 넘어간 것이 4월 18일이었습니다. 검찰은 처음에 '검토'만 하더니 관련자 소환부터 합니다. CJ수사와 다소 차이가 나는 점으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만큼 증거를 확보한 후에 관련자를 소환해도 될 것을 사람부터 불러들입니다.
정보국장, 전 국정원장을 소환한 후, 12일만에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국정원 사건은 작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관련자 소환까지 마치고 압수수색의 실효성이 있을었을지 의문입니다. 더군다가 핵심 관련자를 불러놓고 질문을 했다면 소환자들은 검찰이 무엇을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터득했을 것입니다.
[최초 사건 발생 국정원 여직원 출처 : 연합뉴스]
그리고 도리어 검찰은 이번 국정원 사건의 제보자 자택을 압수수색합니다. 충분히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소환을 하지않고 압수수색했다는 것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의심댓글 국정원 직원을 다수 추가 확인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뉴스타파' 취재결과가 세상에 알려지면서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사 방향이 국정원의 대선, 국내 정치 개입 여부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 외압으로 전환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시간은 한달하고도 열흘이 지난 상황입니다. 어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재소환했다고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검찰보다 더 많이 준비했을 원세훈 원장을 다시 불러서 무엇을 밝혀낼 지는 의문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 기사 제목만 봐도 달라도 많이 다르다 국정원과 CJ비자금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이 더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CJ비자금 수사만큼의 속도와 의지가 없어보입니다. 저같이 법과 집행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 수사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이 무리는 있지만 언론에 비춰진 기사 제목만 놓고 보아도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정원 수사를 CJ비자금 수사처럼만 했어도 작년 대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국정원이 나라를 지켰는지 개인을 떠받들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아직도 국정원이 작년에 한 일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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