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뮤지크

[LP로 다시 듣기]7080 시대, 김창완 '꼬마야'

무한도전의 토토즐 리바이벌 덕분에 90년대 가요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터보, 김현정, 김건모, 지누션, 철이와 미애, 영턱스클럽 등등 그때 그 당시 음악은 참 열정이 넘쳤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90년대에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중고등학교때인 80년대 음악에 더 많은 향수를 느끼는 듯 합니다. 


한 십여년 전부터 7080 음악이 히트했는데, 이것은 70년에서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좋아했던 음악을 지칭합니다. 1955년 부터 1965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이에 해당하고 그들이 경제적으로 안정기에 들어선 2000년대부터 7080의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김창완의 TV드라마음악 꼬마야]



베이비부머는 일단 대한민국 인구 중에서 700만명에 해당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주류 계층입니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먹고 살만하여 그들이 좋아하는 문화코드가 유통계에서 반드시 쫓아야할 트렌드로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던 베이비부머세대가 궁지에 몰리게 되었으니 그들의 자식들이 빈곤 세대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인 나라에서 결혼비용은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되었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경제정책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자식들은 아버지 세대만큼의 경제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들의 자산가치를 받치고 있는 부동산과 그들이 지지했던 정부의 친기업정책이 정작 자기 자식 세대들의 빈곤을 안겨준 것입니다. (관련글)




[김창완의 TV드라마음악 LP판 뒷면]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이 즐기던 문화에서 매력적인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LP 세대였다는 것입니다. 90년대 이전에는 음악을 LP판(레코드판, Vinyl)또는 카셋트테이프로 들었습니다. 요즘 세대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당시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그렇게 쉽게 찾아들을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종일토록 라디오를 들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카세트테잎에 녹음을 해서 들어야 하기도 했습니다. 조금 여유가 있으면 LP판이나 카셋트테잎을 사서 들었던 것입니다. 저는 7080세대는 아니지만 유독 LP판으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것을 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데 LP판에는 요즘의 CD와 MP3와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LP판의 매력은 일단 그것이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CD나 MP3는 자연음을 디지털화하여 우리 귀에 그럴 듯하게 들려주는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LP판은 원음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원형 홈에 각인시키 다음에 다시 재생 증폭시키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자연 풍경을 눈으로 보면 눈이 좋아지는데 같은 장면을 모니터 화면으로 보면 도리어 눈이 나뻐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 눈과 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구분해 냅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요. LP판으로 음악을 들으면(아날로그 방식) 음질이 떨어지고 선명하지 않을 수 있지만 원음의 소리를 디지털화하지 않은 원음 그대로를 듣는 것입니다. 반면 CD나 MP3는 원음을 디지털화하여 더욱 선명하고 뚜렷하게는 들리나 원음에 대한 왜곡이 있는 것입니다. 단지 우리 귀가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의 두뇌 어디서에선가는 그것을 구분해 내고 있습니다. 




[김창완의 TV드라마음악 꼬마야]




그 당시 제가 좋아했던 노래를 LP판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재미삼아 영상도 찍어보았구요. 요즘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창완씨의 '꼬마야'라는 곡입니다. 김창완은 우리나라 락의 최고봉인 산울림의 리더였습니다. 산울림의 노래는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매우 호평을 받았고 그들의 LP판 역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매우 저속하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울림, 신중현, 조동진, 조윤, 시인과 촌장의 음악을 접하면서 우리 음악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김창완의 꼬마야는 너무나 맑고 순수한 곡입니다. 나이 들어 이와같은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매우 따뜻해집니다. 오늘같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들으면 더더욱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