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영화 감상을 하였습니다. 어디선가 '버드맨'이 괜찮다고 들었는데 내용과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전혀 정보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내 머리 속에는 영화 제목이 'oo맨'으로 끝나니까 영웅 캐릭터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중에 얼마나 많은 '~맨' 시리즈들이 있습니까?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 엑스맨, 아이언맨 그야말로 헐리우드 미국 영화는 '영웅'주의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슬픈 사실은 저 역시 그런 'oo맨' 시리즈에 중독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간에 영화표를 구입하고 옆에 놓여져 있는 영화 홍보 전단지를 보았는데 그림 상으로는 전혀 그럴듯한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바바리 코트 입은 일반인이 서 있던 것입니다. 이건 뭐지? 하고 생각해보니 'oo맨' 시리즈들은 개봉 초기에는 영화표 구하기도 힘든데 이 영화는 좌석이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여유가 많았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솔직히 처음에 좀 졸았습니다. 주인공 리건 톰슨 역(마이클 키튼)이 뜬금없는 염력을 보이며 마치 유럽영화처럼 수 많은 대화가 오고가는데 어찌나 따분한지 지루했던 것입니다. 영화 시작 처음 부분에는 '샘 톤슨 역(엠마 스톤)이 김치냄새가 역겹다'는 대목도 나오는데 이것 때문에 찬반 논란이 생기며 이 영화를 보이콧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 좀 의아한 것이 서양 사람들이 김치의 존재를 모를 때도 있었건만 헐리우드 영화 대사에 '김치'가 나온다는 것은 그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것인데 즐거워 할 일이지 그것 때문에 영화를 보고 안보고는 지나친 감성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서양 사람 누군가에 김치 냄새가 역겨울 수 있는 것은 사실이고 대부분의 서양 사람들이 이 대사를 듣고서 김치 냄새를 역겨워할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미국에서 한국 김치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와같은 대사는 영화의 부분으로 이해해야지 '보이콧'의 대상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출처 : 다음영화 버드맨]




▲ 초반의 지루함을 이겨낸다면 꽤 재미있는 영화 버드맨

영화 버드맨 관람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반 지루함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다보면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는데 카메라가 계속해서 사람을 쫓아다니며 끊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조직적이며 사실주의적 영화 기법 중에 하나입니다. 편집으로 영화의 앞과 뒤를 자르고 붙이기를 반복하여 시간을 짜집기하는 여타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안겨줍니다. 이것을 알게되는 순간 영화에 몰입도도 높아집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관람 예정 분들을 위해 공개하지 않습니다. 단지 버드맨의 주인공은 역대 나왔던 헐리우드 액션 스타 'oo맨'들보다 가장 힘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알콜 중독자라는 과거를 가졌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 또한 받지 못합니다. 여타 영웅 맨들이 세계 평화, 지구 구원 등의 위대한 목적을 갖는데 비하여 버드맨은 자기 자신이 누군인지가 가장 관심사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뇌에 빠져있습니다. 


바로 영화 버드맨에서 주인공 리건 톰슨은 우리의 고민 일부를 공유합니다. 과거 버드맨이라는 영화로 스타였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그것은 신기루 처럼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제 그는 스스로를 마주하며 자기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열심으로 하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찾아가려하고, 자기가 누군가에게 사랑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인생의 전부 였음을 알게됩니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공중부양 출처 : 다음영화 버드맨]




▲ 헐리우드 oo맨 영화의 초능력은 현실에 필요없지 않는가?

유럽 예술 영화보다 깊이 있지 않고 헐리우드 영화처럼 즐겁지 않지만 영화 버드맨에는 사람의 시선을 자신의 외부가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재주가 섞여 있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화련한 영상과 액션을 보면서 우와 놀랍다 즐겁다 를 열반하면서 2시간 동안의 자신을 잊고보는 오락 영화가 아니라 불편하지만 스스로에게 자꾸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까지 뭘 했지?

앞으로 난 무엇을 할 것이지?

그리고 나는 얼만큼의 사랑을 받았었던가 또는 받을 것인가?


주인공 리건 톰슨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쓸데없는 초능력 또는 염력을 구사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참으로 거슬림을 느끼게 만듭니다. 헐리우드의 영화에서 난무하는 그 숱한 초능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앉은 체로 공중부양, 조명 떨어뜨리기, 손가락으로 물건 날리기, 하늘 날기 등을 선보이는데 사실 우리가 살면서 정말 필요한 것은 '초능력'이 아니라 '현실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 즈음에 깨닫게 되지만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현실의 능력'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출처 : 다음영화 버드맨]

 



▲ 영화 버드맨,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지금 인생이 무엇인가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는 분들한테 영화 버드맨은 재미없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은 차라리 헐리우드 'oo맨' 류의 영화를 보시면서 시간을 더 즐기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자기의 삶이 시행착오의 연속이고 결여의 대상이라고 생각된다면 영화 버드맨을 추천합니다. 그냥 2시간 동안 카메라 앵글에 자기의 시선을 맡겨보십시오. 그리 나쁘지 많은 않을 것입니다 .


헐리우드가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들은 진정 상업적인 집단임에 틀림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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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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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5.03.10 0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마지막글이 압권입니다.
    보지못한 영화이긴한데.. 평을 보니..은근히 궁금해지기는 하네요..
    몇해전만해도..외국영화는 잘 안보게 되던데..작년부턴가..외국영화를 소소하게 챙겨보면서..
    소소한 감성에 접근하는 영화들도 참많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아무튼, 영화평..아주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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