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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박근혜 정부 스마트원전 사우디아라비아 MOU 체결, MB의 자원외교와 닮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우디아리비아를 방문했습니다. 양 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2조원 대의 스마트원전을 사우디아리비아에 수출하기로 합의했다고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이 기사 하나로 주식시장에서는 원자력 관련주가 급등세를 기록했고 신문과 뉴스는 엄청한 성과인 양 도배질을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국왕과 정상회담 중인 박근혜 대통령 출처 : 연합뉴스]



대통령이 친히 해외에 나가 커다란 성과를 내는 것은 너무나 환영하고 기뻐할 일입니다. 그러나 전임 이명박 대통령을 떠올리면 뭔가 기쁘지만은 않고 석연치 않아짐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스마트원전 계약에 대해 대한민국 언론은 극찬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MB의 그림자, 사우디아라비아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과 두 달 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었습니다. 현직에서 물러난 이명박 대통령이 사우디아리비아에 왜 갔는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으나 출국 날짜가 우연치 않게도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 날과 겹쳐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런데 바로 두달 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MB 때와 비슷한 느낌의 깜짝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니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2. 본 계약과는 거리가 먼 MOU

호들갑 언론은 이미 2조원이 우리 수중에 들어온 것처럼 기사를 도배질 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보면 이미 사우디에 스마트원전을 수출했고 경제도약 까지 이룬듯이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기사를 꼼꼼히 잘 읽어봐야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우디와 우리나라가 체결한 것은 MOU(양해각서) 입니다. 


본 계약 전에 실무적인 합의를 이루는 것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는 계약입니다. 솔직히 안 해도 그만인 계약인 것입니다. 양해각서는 왠만하면 쓸 수 있는 문서입니다. 끝에 가서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MOU(양해각서)를 많이 봤던 시대 역시 이명박 대통령 재임 당시입니다 


해외 나가서 정작 한 일은 MOU(양해각서) 체결인데 국내에서는 대서특필을 했고 MB 재임 시절 해외 자원 외교로 얻은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압니다. 






3. 원자력 발전소는 크거나 작거나 원자력 발전소다

스마트원전은 국내에서 개발한 대형 원전의 10분 1 크기의 소형 원전으로 전기생산, 해수담수화 등이 가능한 특화된 원자력 발전소로서 만약 이번 사우디 수출이 성공하게 된다면 첫 쾌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는 크거나 작거나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후쿠시마 노후 원전 폭발 사고로 일본이 얼마나 큰 재앙을 입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노후와 불안전으로 섰다 말았다를 반복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점에 해외에 원전을 판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일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원자력 발전소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원전의 커다란 효율은 알겠지만 그것이 잘못되었을 시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너무나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소의 폐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크기를 줄였다해서 그리고 이름 앞에 '스마트'를 붙인다고 해서 원자력 발전소가 원자력 아닌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재앙의 씨가 될 수 있는 상품을 국가의 원수가 계약하고 다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수출 역시 이명박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사우디 방문 출처 : 뉴시스]

 

정권은 바뀌었는데 하는 행태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대통령이 외교를 위해 해외에 나가는 일은 환영할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이미지와 실익을 누구보다 높일 수 있는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성과는 해외에 더 알려지고 국민들이 자긍심을 느껴야 할 텐데 옛 기억이 너무 강해 의심만 듭니다. 


차라리 MB와 같은 자원 외교였다면 안 나가는 게 더 나라를 위한 길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