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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무한도전이 MBC파업을 홍보하는 불편한 진실


MBC파업 6일째 입니다. 사람들은 MBC 노동조합이 파업을 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MBC 방송은 뉴스 시간이 줄어들고, 진행자가 바뀌는 등 일부 조정이 있고, 어제부터 위대한 탄생2와같은 예능 프로도 결방 사태를 빚고 있지만 아직 MBC 노동조합의 파업과 파업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도리어 파업을 알리는 메세지는 사측에서 제작한 불법 파업 공지 사항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MBC뉴스 말미에 나오는 파업 관련 안내문, 출처 : MBC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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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방송국의 파업은 참 어렵고도 만만치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방송의 수단을 사측이 장악하고 있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보낼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언론의 위력이기도 하지요. 사실과 다른 것도 자신들의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안내를 한다면 그것을 보고, 듣는 시청자는 그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MBC노동조합의 이번 파업은 참 절실한 것 같습니다.

MBC는 보도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동안에도 보도국 한편에서는 편파 보도를 일삼고 있습니다. 

MBC뉴스데스크는 1월 30일 경찰 발표를 인용하며, 나경원 의원 1억 피부숍은 사실 무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사건은 작년 1026 서울 시장 선거에서 시사 주간지 시사인이 나경원 후보와 관련하여 취재한 내용으로, 이 피부숍은 연회비 1억원이었다는 것이 발단이 된 사건입니다.  



                                    [MBC뉴스데스크, 시사인 녹취록 출처 : 캡처]


 

'나경원 의원 1억 피부숍은 사실 무근'이라는 뉴스를 보고 사람들은 흔들렸을 것입니다 정말로 있지도 않은 일을 한 언론사가 음해를 한 것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보수 언론은 나경원 후보에 대한 동정심의 일환으로 '나경원법'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방정을 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최초 보도했던 시사인은 당시 피부숍 원장과 인터뷰한 녹취록을 공개했고, 그들의 주장대로 1억 회원권은 존재하였다는 충격적인 영상이었습니다. 그러나 MBC 뉴스테스크는 시사인이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서는 뉴스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잘못된 정보를 내보냈으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도 언론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MBC는 그런 기본적인 것도 하지 않는 뉴스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이번 MBC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보도국 직원들의 뉴스를 만드는 태도입니다. 이것은 뉴스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파업 6일째가 지나는 동안 MBC는 자체 체력이 모두 소진되고 있지만 고집스러운 모습으로 지탱해 가고 있습니다. 사측은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볼 생각도 없고, 대화할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주말을 맞이하였습니다. MBC뉴스의 여자 앵커가 사라지고, 뉴스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관심 없던 시청자들도 위대한탄생2가 결방되었고, 주말 무한도전이 멈춘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입니다 .

                        [무도 결방, MBC 노동조합이 만든 '무한도전을 볼 수 없는 이유' 중 캡처]


MBC 사측은 노동조합의 파업 선언 이후 해결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MBC보도국의 제작 거부 때 일본 출장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재철 사장은 2월 1일 파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실시된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업무보고에도 불참해 또한번 눈총을 받았습니다.

방송사는 올바른 뉴스로 사회에 대한 감시자 역할과 함께 예능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역할 또한 해야 합니다. 그런데 뉴스는 그렇다 치고, 이제는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까지 결방이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무한도전이 결방되면 MBC는 시청자들의 불만과 항의를 듣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항의는 파업을 하고 있는 노동조합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MBC를 이 지경으로까지 만든 장본인들에게 가야 합니다.

[MBC 예능 간판 프로 무한도전, MBC시청률 폭락 , 캡처 : MBC]
 
오늘 결방을 맞는 무한도전을 놓고 노사는 각자 다른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측은 무한도전이 결방되면 이 책임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조합에게 가겠거니 하며 일부러 방관하고 있는 것 같고. 노동조합은 무한도전의 결방을 통해 자신들의 파업이 좀더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잘못된 일이 있다면 바로 잡는 계기로 삼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무한도전의 결방을 통해 노사는 MBC 파업이 국민들에게 홍보되길 바라는 불편한 진실이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예전과 같이 국민들이 자신들의 볼거리가 하루 사라진다하여 파업을 벌이는 노동조합에게 돌을 던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국민들이 MBC 노동조합의 이번 파업을 지지하는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MBC 노동조합 카페에 올라온 국민들의 응원 메세지들, 출처 : MBC노동조합 카페]
 
파업의 나라 프랑스가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못된 언론인은 한국 국민들이 너무나 데모를 좋아하고 파업을 일삼는다고 그래서 후진국을 면치 못한다고 말했었는데 최고의 지성이라는 자부심과 선진국 대열에 올라있는 프랑스는 데모와 파업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한수 위입니다. 

그 나라는 파업을 하면 비행기, 철도, 지하철, 버스 한꺼번에 서버리는 대단한 단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시도가 있었다면 국가 전복 세력이라고 전원 국가보안법 위반이 적용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파업 현장에는 항상 외국 언론사의  프랑스 시민들에 대한인터뷰가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은 지하철이 서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합니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파업하는 사람들이 정당하기 때문에 이런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얼굴 표정들을 지어 보입니다. 
 

[프랑스 파업 당시 시민 인터뷰 장면 , 출처 : YTN 캡처]

이번 MBC노조의 파업은 너무 늦은감이 있다는 비판을 받았을 정도로 사람들이 기다리던 파업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늦었던 것에 대해 MBC노조는 국민들에게 사과까지 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이 원하던 것을 얻을 차례입니다. 누군가 이번 파업을 '퇴로 없는 전쟁'이라고 했던 것처럼 국민의 올바른 여론장 공영방송 MBC가 바로서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