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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내곡동 가까이' 무슨 일이 있길래?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잘못했던 일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고 바로잡을 수 없다면 댓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과' 만하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사과는 거짓일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폭로한, 퇴임후 사저로 사용될, 대통령실과 대통령의 아들 명의로 공동 구입한 내곡동땅에 관해 온나라가 떠들석하였습니다. 부동산 실명제 위반, 배임, 부동산 투기 등등 온갖 의혹이 불거졌으며, 현재 해당자에 대한 검찰 고발과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내곡동 땅에 대한 사과, 아들 명의를 본인 명의로 바꾸라 지시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2012년 신년국정연설을 통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함으로서 일종의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되었습니다. (관련기사)


그리고 문제가 된 아들 이름으로된 내곡동땅에 대해서는 본인 명의로 돌리겠다고 작년부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는 논현동으로 결정, 이미 추가 예산 결정


그런데 대통령이 사과를 한 후 4개월째를 맞고 있는 현재, 내곡동땅에 대한 국고 반납이나 명의 이전은 없었다고 합니다. MBC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놀라운 사실은 이 대통령은 퇴임 후 논현동으로 가기로 결정하였고 추가 예산까지 받아 터를 닦고 있다고 합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 , 캡처]



그렇다면 더더욱 내곡동땅을 빨리 처리하여 국민적 의혹을 해결하고, 본인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인지상정일텐데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일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회는 2012년도 예산 배정 당시 내곡동 땅을 처분하고 국고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67억원을 처리해 주었다고 합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 , 캡처]



그러나 위의 답변 내용을 보면 작년 11월에 이미 대통령 명의로 바꾸겠다는 의지는 내려놓았던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실장은 아들 이름의 처분할 땅을 구태여 대통령 명의로 바꿀 필요가 없지 않을까.. 검토 중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 , 캡처]


그러나 제대로 뉴스데스크님의 취재 결과 여전히 내곡동땅은 이시형씨 명의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밝혀지게 된 것은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이 대통령의 명의로 내곡동땅이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고, 이 대통령은 이번 공직자 재산공개에서는 아들 시형씨의 재산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내곡동땅 명의도 그대로, 처분도 않하고.


그리고 왜 내곡동 땅에 대한 명의도 바꾸지 않고, 처분도 않하느냐에 대한 의문에 아래와 같이 답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 , 캡처]


이것은 얼마전 손수조 후보의 전세금 3,000만원으로 선거 운동을 치루려고 했는데 전셋집이 팔리지 않아 부모님께 빌렸다는 답변과 매우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팔려는 의지는 있었나를 알아보기 위해 동네 부동산을 돌아다녀보니 부동산 관계자는 모른다고 발뺌합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아신다면 한 동네의 A부동산에 매물이 나오지 않았다면 B,C,D 부동산에도 안 나왔다는 것은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 8회 , 캡처]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정말 안 팔리는 것일까요? 팔리지 않는다면 대통령실이 소유했던 내곡동의 다른 땅과 함께 기획재정부 국유재산 총괄청으로 지분을 이관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16일 대통령실이 매입 용도를 폐기하고 국유재산법 제23조에 따라 지분 이관하는 작업에서 장남 시형씨 소유 지분땅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관련글)



▲ 내곡동의 투자 가치? 의혹의 대상? 


처음부터 내곡동 땅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 지역이 서울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부자들의 재산 증식 1호가 부동산이고, 일부 특정 세력들이 고급 정보를 가지고 부동산을 통한 차익을 얻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반감은 극에 달해 있은 실정입니다.. 그래서 내곡동 사저는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에 대해 명백한 해명과 조속한 처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인데 이 정부는 그런 것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곡동 지도, 왼쪽 빨간 표시 지역은 보금자리개발지구, 별표시는 내곡동 사저 예정 위치, 다음 지도 , 캡처]


 

▲ 시간을 끌수록 의혹만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리고 뭉게고 회피하면 피어오르는 것은 의혹이라고 다음과 같은 내곡동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초구, 내곡지구 주변 9개마을 종(種) 상향 추진(12년2월22일)


서초구는 내곡동 일대에 종 상향 추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종 상향 추진이란 땅의 용도를 변경하는 작업으로  제1종 전용주거가 제2종일반주거로 종 상향이 이루어지게 되면 용적율이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건물 층수 기준은 3층 이하에서 7층 이하로 바뀐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땅값이 오른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시형씨가 소유한 땅 바로 옆은 내곡 보금자리주택사업지구(위 지도에서 빨간색 영역)로 선정되어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서초구의 종상향 추진은, 개발 중심의 이전 시장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정책적 사안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곡동 땅에 대한 종상향 추진은 박원순 시장이 이끌고 있는 서울시에 의해서 보류가 되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세곡·내곡동 일대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지역 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서초·강남구가 마련한개발 계획안을 계획적 도시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보류시켰다. (한국경제 서울시`강남 보금자리 주변 개발`제동   2012.2.22)



이와같이 내곡동 땅은 종상향을 높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락 내리락 하겠죠.



▲ 의심받을 짓은 처음부터 하지마라 -과전이하 


옛말에 과전이하(瓜田李下)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비는 오이 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입니다. 처음부터 의심 받을 짓은 하지 말라는 옛 사람들의 깊은 뜻이 담긴 교훈인데 이 정권에서는 속담을 전혀 들어본 적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민간인 불법사찰, 1026선관위 디도스 사건, BBK 등 정권에 관련된 의혹들이 새로운 물증과 폭로로 들끓고 있습니다. 아무리 권력 말기라고는 하나 이것은 누수가 아니라 펌프가 터진 것처럼 정국이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곡동 땅 문제 역시 현재 조사 중인 진행형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내곡동 가까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만 알아보았는데도 의심을 살만한 행동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옛 선비들은 오이밭과 자두나무 밑에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조심하였거늘 하물며 나랏님이 권력과 재물 앞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 자명합니다. 


그래서 요즘 고전읽기 열품이 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이고 자명한 것을 모르는 이들이 너무나 많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