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7일째 입니다. 오늘도 파업을 벌이고 있는 MBC는 평화롭게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방송 밖에서의 MBC는 한마디로 난장판입니다. 동료 아나운서들을 뒤로하고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를 꿰찬 양승은이 진행하는 주말 뉴스데스크는 시청율 1.9%로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기록이 참으로 대단한 기록인 것은 뉴스가 시작하기 전에 광고 시청율이 2.0% 였던 반면 본 방송인 뉴스데스크가 1.9%였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무심코 광고를 보던 시청자들이 본 방송이 시작하니 돌려버린 사람들이 꽤나 있다는 수치입니다.이쯤되면 심각하게 방송의 질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방송국을 장악하고 있는 사측은 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관련기사)
<손바닥 꾹>
그리고 김재철 사장의 몰아주기 의혹을 사고 있는 국악인 J씨에 관한 소식은 더욱더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J씨 집 주변 동선이 무척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MBC가 무턱대고 공연을 지원한 정황들이 나오고 있고, 김재철 사장의 국악을 사랑한다는 자기 변명 또한 나왔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또한 가장 강력하게 파업을 벌이고 있는 MBC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불참하고 방송에 복귀한 배현진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들에 대한 날선 비판이 극에 치닫고 있습니다. 박경추 아나운서의 '후회하리라' 김완태 아나운서의 '뒤통수' 발언, 그리고 한준호 아나운서의 '어린아이들이 못된 것만 배웠다' 등의 강도 높은 비난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가지고 과장하여 공론화하는 미디어의 문제점이 분명히 있지만 얌체처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파업에 불참해버린 동료 아나운서들에 '배신감'이 깊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관련기사)
[MBC 사옥과 공정방송 사수 파업돌이]
이처럼 현재 MBC는 방송 밖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한국 방송사 파업의 대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MBC노동조합은 인내의 한계가 온 것 같고, MBC 사측 또한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파업을 중단하고 방송에 복귀한 간판 아나운서들을 자리에 앉치면서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 자체가 노조를 자극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이제 너희들의 파업은 별볼일 없다, 그렇게 회사 밖에서 파업을 하다가는 너희가 원하는 자리 모두 잃게 된다. 등등의 노조 힘빼기 분열정책의 일환으로 보이기에 충분한 상황들을 연출하였고, 타의건 자의건 어떤 식으로든 여기에 이용된 아나운서 개인들 또한 별로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 MBC파업, 떠난 자, 남은 자, 방관 자
MBC 파업에 떠난 자, 배현진, 양승은, 최대현 모두 나름대로 파업을 떠난 것에 대한 이유와 해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차라리 아무말 없이 떠났으면 좋았을 것을 빤히 들여다 보이는 속내를 몇마디 해명으로 대신하려다 보니 엄청난 비난에 휩싸인 것 같습니다.
MBC 파업에 남은 자, 107일 입니다. 월급도 없이 단지 공정 방송 해 보겠다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분들의 용기있고, 의로운 행동에 한국의 미디어가 그나마 '언론'이라 불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들을 찾아가 안아주고(프리허그 행사), 파업 콘서트를 열고, 정말 만들고 싶었던 뉴스인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만들고, 이제는 하다하다 안되니 여의도 공원에서 텐트치고 숙식을 한다고 합니다. 나름 엘리트 계층인 방송국 직원들이 노천에서 텐트 시위를 벌인다는 것은 엄청난 의지와 결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가 그렇게 단순하고 무의미 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텐트 시위 중인 MBC 노동조합]
▲ MBC파업이 정치적이라서 방관한다(새누리당)? 아니 정치적으로 남는 게임
MBC 파업의 방관 자, 현 정권입니다. 새로 뽑인 여당의 원내대표는 MBC 파업이 정치적인 것이다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자율적으로 풀어야 한다나, 한마디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관련기사) 역시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답습니다. 우리 삶에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지체 높은 분들은 마치 정치는 소수의 사람들이 영위하는 고귀한 것인 것마냥 일반인이 정치적인 것을 무척이나 꺼려합니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지요. 그래서 국민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사회단체를 만들어 항의를 표시하면 모두 정치적인 선동이라고 매도를 합니다. 이것이 권력을 가진 자들의 통치 방식인 것입니다.
철저한 방관을 통해 이들이 얻는 것을 무엇일까요? 바로 정권 재창출인것 같습니다. 자기들이 정권을 유지하면서 얼마나 많은 실정과 비리를 저질렀는지 국민들이 제대로 알기를 원치 않습니다. 이들이 원하는것은 국민들이 텔레비젼 앞에서 멘붕 드라마나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생활의 스트레스만 날려버리길 원하지 민간인들이 사찰당하고, 정권과 관련된 개발 비리가 터지는 것을 어떻게든 가리려고 합니다.
▲ MBC파업이 승리하면 미래에 떠날 자, 남을 자, 방관할 자를 상상해 보자
그러하기에 방송사 파업은 이들에게는 절대로 잃을 것이 없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아주 점잖고 너그러운척 하며 방송사 파업을 그냥 방관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MBC파업에서 떠난 자, 남은 자, 방관 자를 알아보았는데 이것을 미래형으로 바꾸면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로와집니다. MBC파업이 승리로 마감하여 공정 방송 사수가 성취된다면, 떠나야할 자가 누구인지, 남아야햘 자가 누가 될 것인지, 그리고 방관으로 지켜보아야만 할 자가 어떤 곳이 될 것인지 참으로 생각만 해도 기쁩니다. 그날이 얼마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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