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옴부즈맨 위원 6명이 지난 19일 전원 사퇴를 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인가 의아해 하실 수 있는데 KBS는 현 정권 들어서면서부터 언제나 언론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부 위주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제3자의 입장에서 감시하고 비평하는 인사들을 선출하여, KBS뉴스 보도의 신뢰를 높이고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포부 아래 '뉴스 옴부즈맨 제도' 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추천 꾹>
[KBS 뉴스 옴부즈맨 방송 타이틀 출처 : KBS]
작년 11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뉴스 옴부즈맨'이라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해왔다고 합니다. KBS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하여튼 이런 취지에 의해서 운영되던 뉴스 옴부즈맨 위원 6명 전원이 사퇴를 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KBS 뉴스 옴부즈맨 위원직을 사퇴하며
KBS 뉴스 옴부즈맨 위원 6명 전원은 2012년 5월 19일자로 위원직을 사퇴한다.
작년 10월 국내 언론 관련 3개 학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된 뉴스 옴부즈맨 위원들은 미력하나마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KBS 뉴스의 질적 향상과 공정성 제고를 위하여 노력해왔다.
출범 후 7개월이 지난 오늘, 위원들은 애초에 지향했던 목표에 단 한 발자국도 가까이 나아가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옴부즈맨으로서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KBS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면 개선을 위한 노력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느다란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라고 판단하여 전원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다.
옴부즈맨 위원회가 발족하고 월 1회 <KBS 뉴스 옴부즈맨>이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이 프로그램이 KBS 보도국에 변명의 기회만 부여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다. 짧은 기간 안에 KBS 뉴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 진단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위원들은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KBS 뉴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꾸준히 제기함으로써 KBS 뉴스가 비록 천천히라도, 그러나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한 방향으로 변모해 나가기를 기대했다. 이 기대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도국의 적극적인, 그리고 열린 자세가 필수적이었다. 비판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러나 지난 7개월간의 경험을 근거로 단언하자면, KBS 보도국은 옴부즈맨을 건설적 비평을 하는 전문가로 보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옴부즈맨들이 한 사람의 시청자 관점에서 KBS뉴스를 평가하여 제시한 의견도 제대로 수용하려 하지 않았다. 현실 모르는 옴부즈맨이 말도 안 되는 비판만 한다는 피해의식에 젖어있었다. 옴부즈맨을 싸워 이겨야하는 대상으로 인식하여 프로그램의 제작과정도 원만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관행적 일상의 세계 안에 갇혀 KBS 울타리 밖과의 의미 있는 소통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지금 보도국의 기본적인 태도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위원들은 옴부즈맨 회의를 통해 여러 차례 문제의 개선을 촉구해 왔지만 동일한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KBS가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보도관점에서 벗어나는 것, KBS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여부를 떠나 언론계에서 빚어지고 있는 여러 현안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갈등의 소리들에 귀를 더 기울이는 것이 공영방송의 의무이고 나아가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점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KBS는 옴부즈맨 위원들의 거듭된 호소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현재 KBS 뉴스의 질적 수준과 공정성이 과연 만족할만한 정도인가? 그렇지 않다.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가? 지금의 KBS 구조로는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열의를 가지고 좋은 뉴스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다수의 KBS 기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KBS 기자들의 능력과 열정이 공정하고 신뢰받는 뉴스로 열매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KBS가 가진 구조적, 관행적, 문화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주어진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퇴하는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프로그램을 사랑하고 성원해준 시청자들께도 송구스럽다. 하지만 우리 옴부즈맨 위원들의 이 결정이 뉴스를 바라보는 KBS 보도국의 안일함을 깨우는 작은 자극이 되어 KBS 뉴스가 모든 시청자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2년 5월 19일 KBS뉴스 옴부즈맨위원 김경희, 김세은, 윤태진, 이승선, 임종수, 장하용
[출처 : 미디어오늘]
▲ 엄청난 자괴감에 빠진 KBS 옴부즈맨 위원들
옴부즈맨 위원의 사퇴의 변을 읽어보면 이분들이 얼마나 자괴감에 빠져있었던가를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감투는 명예직이며 TV에 출연까지 하는 영광을 안을 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KBS 보도국이 얼마나 소통불통의 부서이며, 이들이 추구했던 공정성 요구에 대해 철저히 무시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많이 듣기는 했어도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출처가 불분명한 옴부즈맨이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옴부즈만(스웨덴어: ombudsman, 표준어: 옴부즈맨)은 정부나 의회에 의해 임명된 관리로서, 시민들에 의해 제기된 각종 민원을 수사하고 해결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기소권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으나, 미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단어의 기원은 고대 스웨덴어 umbuðsmann으로서, (의회의) 대리인을 의미한다. 세계최초의 옴부즈만은 1809년 스웨덴 의회 옴부즈만이다. [위키백과]
옴부즈맨 : [
옴부즈맨 제도 : [
옴부즈맨이란 일종의 대리인으로서 권력의 견제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항상 견제의 대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권력은 그냥 놔두면 교만해지고 독주하고 결국은 독재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독재는 국민의 피를 빨아먹으며 무자비해지고 타락하기 일쑤였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권력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위한 일종의 행정권 밖에 감시제도인 것입니다. 결국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 옛날에 행정권 밖에서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입니다.
[여전히 파업 중인 KBS새노조, 여의도공원에서 텐트 농성 중, 출처 : KBS새노조]
▲ 너무나 좋은 취지의 옴부즈맨 제도, 그러나 그들이 전원 사퇴했다면?
옴부즈맨의 취지와 배경은 너무나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 정권 들어서 공정성에 심각한 의심을 받고 있는 KBS가 작년 11월부터 KBS뉴스를 스스로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임명 위원들을 통해 감시하고 교정받고자 한국의 언론 상황에 맞게 김인규 KBS 사장이 도입한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6개월여 만에 옴부즈맨위원 6명 전원이 총사퇴해버리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일어난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KBS는 '무척 유감이다'라고 밝히고 새롭게 위원을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관련기사) 사태가 여기까지 왔다면 자신들의 뉴스가 정말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 고민해 볼 생각도 없이, 단순히 소통의 문제이며 새롭게 옴부즈맨 위원을 뽑겠다고 말하고 있으니 KBS가 정말 소통 불능의 방송사가 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 KBS의 문제는 공정성과 질적 수준, 그리고 개선의 가능성 없는 구조적인 문제
사퇴한 옴부즈맨 위원들도 말하고 있듯이 KBS뉴스는 공정성과 질에 문제가 있고, 이것을 개선할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구조적인 문제에 빠져 있기에 자신들이 총사퇴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KBS의 답변이 유감/개선/새로임명 이렇게 3단 구조의 간편함으로 마무리지으려 하고 있으니 정말로 심각한 문제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 당사자가 스스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은 스스로 너무나 떳떳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자각을 통해 양심이 있고, 개념이 있는 언론인이라면 현재 파업에 들어가 있습니다. YTN, MBC, KBS새노조,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등 ..
▲ 가장 큰 문제는 현 언론이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문제 많은 언론인들
자신들의 뉴스를 관찰하고 감시해달라고 뽑아놓은 외부의 대학교수 전원이 창피하다면서 사퇴해버리는 상황에 얼굴을 쳐들고 또박또박 뉴스라고 전하는 언론인이 과연 제대로된 사명감이나 있을까요? 겉만 화려하고 번지르르했지 내용과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쳐다막고 두꺼운 얼굴로 브라운관을 누비는 함량미달의 언론인들이 여전히 세상을 논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런 처참한 대한민국의 언론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언론인들에게 한마디 묻고 싶습니다.
이래도 파업 안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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