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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헌태, 박영선, 오연호, 하승창, 정태인 (존칭 생략)]
문재인 캠프에서는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이 나왔고, 안철수 캠프에서는 일주일 전에 합류한 하승창 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그 외에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그리고 사회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맡았습니다
토론회 장소가 홍대 부근에 위치한 <씽크카페>에서 였는데 딱딱한 오마이뉴스 본사에서보다 좀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특별히 마련된 곳이라고 하였는데, 대선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높아서 그런지, 처음에는 앉을 자리 없이 빽빽히 들어찬 청중으로 인해 부드럽기보다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 문재인 안철수 두 선거캠프의 첫 만남
문재인, 안철수 두 선거캠프의 비중있는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회에 대한 몰입도는 높았습니다. 작년 서울시장 출마를 했었던 통합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현재 문재인 캠프의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고, 하승창 위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분이었습니다.
토론의 시작은 2012년 대선이 갖는 의미와 상황에 대한 진단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추석을 앞두고 야권 후보에게 밀렸던 적은 없었고, 이것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박영선 의원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은 날카로왔습니다.
대통령을 뽑는 큰 선거에서는 절대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문재인 안철수 모두가 박근혜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앞선다고 하여 단일화만 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는데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막판 단일화에 대한 상대방의 표 결집 속도 역시 불이 붙을 것이기 때문에 1% 내외의 박빙의 승부가 날 것이라는 예상과 현재 박 후보 측이 역사 인식, 측근 비리로 주춤한다고 해도 이 흐름이 언제 뒤바뀔지 모르고 선거 당일 흐름을 잘 타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대로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기성 정치의 변화의 열망이 유행 정도가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선거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가지 예로 박근혜와 같은 여권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후보 역시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면 하루 아침에 지지율이 폭락하고, 전 대통령의 딸이자, 여당의 대표자이지만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만 할 정도로 시민 의식과 시대 정신이 변화를 열망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는 ?
본격적인 토론의 주제는 결국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이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과 여권의 자기 실수로 말미암아 '정권교체'의 희망이 성큼 다가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야권에게는 안철수 문재인이라는 너무나 든든한 두 후보가 있다는 것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많이 겹치면서도 외연이 확장될 수 있다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전통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면, 안철수 후보는 정치에 관심 없었던 사람들까지 '정권교체' 아니 '정치쇄신'이라는 대선 이슈에 관심 갖게 만들었습니다. 단일화를 한다면 이 두 지지층이 하나로 묶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단일화가 없다면 100% 패배한다는 어부지리를 안 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토론회에 나온 패널들 역시 이것을 가장 우려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선거 역사에 있어서 단 한 번도 성공한 단일화가 없었기에 이것에 대한 무한한 희망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저 역시 토론회에 참석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문재인 안철수라는 두 인격에 대한 지나친 신뢰만 있을 뿐 정치적 지형에서 볼 때, 이 둘의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 방법과 대안은 실질적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조국 교수가 얼마 전에 이야기한 원 샷(기타 여론조사 없이 두 후보의 단판 합의) 방식과 기존에 여론조사 등과 같은 해왔던 방식이 있을 뿐, 어떻게 큰 산을 넘어야 할 지에 대한 두 선거캠프 측의 믿음 가는 '말'이 없었습니다.
[토론회를 마치고 서로 인사하는 패널들]
▲ 시민참여이 다 함께 참여하는 단일화
이와 같은 점에서 김헌태 교수의 문제 의식과 주장이 참으로 의미있었습니다. 시민으로부터 몰아친 변화의 열망이기에 두 후보가 독방에 들어가 아름답게 손 잡고 걸어나오며 '우리 단일화 했어요'라는 승부보다는 지금부터 시민사회 각 계층이 참여하는 단일화 추진위가 만들어져 두 후보와 함께 이야기하고 합의해, 단일화 과정 역시 공유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무척이나 공감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왜냐하면 두 후보의 인격은 신뢰할 수 있지만 선거가 시작되고 캠프가 만들어지면 두 후보만의 선거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안철수 원장이 출마선언에서 자신은 정치 경험이 전무하지만 빚 진 것 또한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안 후보 역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빚을 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선거가 치루어지면서 두 후보 캠프 간에 상처를 줄 수 있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기에 두 후보의 단일화가 간단한 일이 아니며 그러하기에 시민 참여가 전제되는 공유되는 단일화가 우선 시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시민의 정권교체의 절실함이 두 후보에게는 압박이 되어 반드시 단일화가 이루어지고,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누구냐에 상관 없이 상대편 선거 캠프의 사람과 지지층도 모두 얻어야만 성공한 단일화가 성취될 수 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후보의 핵심 선거 관계자가 나온 자리이니 만큼 공식적인 제안을 하였고, 간단하게 나마 그 형태와 방법에 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 두 선거 캠프, 희망이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가 느낀 것은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인격만큼이나 선거 캠프 역시 신사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두 캠프 사이에는 묘한 경쟁 의식과 견제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식 석상에서 두 후보의 핵심 관계자가 서로 만났다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박영선, 하승창 두 사람 모두, 상대를 넘어서야 할 '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함께 가야할 '동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상대 의견에 대한 정정 요청은 있어도 비난과 자기 세 과시를 위한 힘 겨루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날 '문재인-안철수, 누가 박근혜와 맞설 것인가' 토론회를 보면서 충분히 맞설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를 바라보아도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신뢰가 가고, 선거 캠프 역시 그것을 잘 따르고 있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2012년 대선, 이들이 있어 정말 흥미 진진하고 재미있는 선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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