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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태리 '베페 그릴로' 와 나꼼수의 공통점

요즘 세계 경제가 유럽발 위기로 다시 급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원지는 이태리, 잘 나가던 미국 다우지수가 이태리 복병을 만나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얼마 전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이태리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길래 세계 증시가 출렁이나 알아보니 우습게도 한 명의 코미디언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베페 그릴로 ,전직 코미디언이자 블로거이고 지금은 이태리 '오성운동'을 이끄는 정당의 지도자 입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베페 그릴로 Beppe Grillo 출처 : 베페 블로그] 



그가 이끄는 오성운동이 이번 이태리 총선에서상원 23.8%, 하원 25.5% 를 득표하면서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과 중도좌파연합 사이의 캐스팅보드를 쥐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번 이태리 총선에서 '인터넷 사용을 무료화하고, 모든 초등학생에게 태블릿PC 제공하고,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단축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고 합니다 .




[베페 그릴로 Beppe Grillo 출처 : 베페 블로그] 





그러나 이태리 국민들이 그릴로가 재미있고 공약이 좋아서 뽑아준 것만은 아닙니다. 그는 이태리에 '나꼼수'와 같은 임물입니다. 그릴로는 방송에 나와 현직 총리를 조롱하였다는 이유로 TV출연을 금지 당하고 이후에는 전국을 돌며 현장 공연을 하고,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기성 정치의 잘못된 점을 풍자하고 비판하는데 생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만들어진지 3년 밖에 안되는 '오성운동' 정당은 이태리 제3당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코미디언이자 이태리의 나꼼수 베페 그릴로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 세계 경제 상황과 무슨 상관이 있길래 증시가 급락을 맞았을까요?






[베페 그릴로는 블로거이다 , 출처 : 베페 블로그] 





그는 진보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으로서 현재 유럽 연합 질서에 반대하고 긴축으로 일관하는 재정 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강대국에 의한, 강대국을 위한 세계 연합 질서에 베페 그릴로는 찬성하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원하는데로 아니 자본 권력이 원하는데로 이태리 금융 위기를 해결하려던 계획이 흔들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언론이 뽑아내는 헤드라인은 베페 그릴로를 어릿광대, 코미디 등으로 비하하고 이태리의 이번 선거 결과를 평가 절하하는 것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광대, 베페 그릴로 저 출처 : YES24]




그런데 그릴로가 이렇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가카 덕분이었습니다. 이태리에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훌륭하신 '가카'가 계시니 그의 이름은 베를루스코니 전 이태리 총리입니다. AC 밀란 구단주이고 이태리 언론을 장악한 미디어 제왕이며 각종 추한 스캔들에는 빠지지 않는  한마디로 품격이 바닥인 인간입니다.


어쩌다가 이태리가 저런 인물을 총리로 뽑아서 스타일 구기는 나라가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베를루스코니는 작년 경제 위기를 책임지고 물러났지만 다시 정계에 복귀하면서 그가 이끄는 당이 국회 제1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태리를 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상황과 너무나 닮아있다고 보여집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 출처 : 베페 그릴로 블로그] 




이태리 국민들은 언제부터인가 정치가 아무리 잘못하고 비리를 쌓아올린다 해도 비뚫어진 언론의 왜곡된 보도만을 믿으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태리의 젊은이들은 정치를 매우 혐오하고 관심을 끊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모두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미디어 공화국이 만든 작품들인 것입니다. 


저의 이전 글 2010/07/06 - [까칠한] - 이런 분이 총리를 해 먹으니.를 보시면 한명의 정치 지도자가 나라를 어떻게 망쳐버렸는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


이와같은 상황에 나타난 것이 베페 그릴로였습니다. 그는 전국을 순회하며 베를루스코니를 비판하고 풍자하였습니다. 그러한 그에게 깨어있는 나머지 국민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고 정계 진출까지 허락한 것입니다. 언론이 보도하듯 단지 그가 코미디언이고 공약이 황당하여 '순간의 어릿광대 놀음'에 이태리 국민이 놀아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태리 제3당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를 보면 나꼼수가 생각나는 것입니다.한국의 어려운 시절, 자기 자신을 걸고 나타나 가카의 아픈 곳을 풍자와 웃음으로 드러낸,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가 베페 그릴로와 흡사한 점이 많아 보이는 것입니다 . 




[국민 TV 홈페이지 오픈 




이태리에서 베페 그릴로가 정당을 만들어 정계에 진출했다면 한국에서는 나꼼수가 이제 미디어협동조합을 만들어 국민TV를 설립, 미디어 분야에 진출합니다. 


베페 그릴로에게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없었다면 오늘의 국회 정당 진출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가카가 없었다면 나꼼수도 없었고 오늘의 '국민TV' 설립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국민TV는 100만원이상 발기인 400명을 모집하였는데 이미 500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같은 국민들의 성원은 이태리에서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제3당이 된 것과 같은 힘일 것입니다. 그것은 상식 밖의 정치가 득세를 할 때, 풍자와 웃음을 통해 국민을 위로하고 치유하여 상식의 세계로 돌아오는 여정인 것입니다.  


베페 그릴로의 뚝심 있는 이태리 개혁을 기대하고, 아울러 국민을 위한 '국민TV'도 대박나길 기원합니다. 

2013/02/28 - [까칠한] - MBC 아나운서는 언어운사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