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없는 MBC, 하지만 김재철 사장 때와 별반 달라진 것 없는 MBC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법원이 부당 전보자들에게 복귀명령을 내렸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어쩔 수 없이 시행하였고, 컬투의 베란다쇼는 정치인의 거짓말 (보수 인사의 거짓말)을 다루었다고 불방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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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출처 : 연합뉴스]
▲ MBC 사장 자리 더 이상 방치하지 마라
사람도 병이 생겼을 때는 빨리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왜냐하면 너무 오래 방치하다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 심해지면 그때는 이미 늦어버렸기 때문입니다. MBC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와 같습니다.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최일구, 오상진, 문지애와 같은 좋은 방송 인력은 떠났고 무엇보다도 방송에 대한 신뢰도 역시 추락하였습니다. 언론에 발표에 따르면 2010년 18.00%이던 신뢰도가 2012년 6.1%로 곤두박칠 쳤습니다. (관련기사)
그럼에도 MBC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와 함께 자라온 방송인들을 해고, 전보, 교육장으로 내몰며 마치 신생 방송처럼 어색함을 남겨주었습니다. 도리어 파업 기간 동안 직원들의 동의없이 '트로이컷' 이라는 보안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해 이메일과 메신저 내용을 훔쳐봤다는 혐의로 김재철 사장, 안광한 부사장,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조규승 경영지원본부장, 임진택 감사, 차재실 정보시스템팀장 등이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이처럼 엉망인 MBC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신임 사장 인선이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김재철 사장 해임 결정이 지난 달, 3월 26일에 났음에도 MBC를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은 신임 사장 인선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 MBC 사장 인선 않하고 해외 출장 떠난 방문진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된 즈음에는 마치 당장에라도 신임 사장을 선출할 듯 하더니 3월 29일, 4월 4일 두차례 이사회가 있었음에도 MBC 사장에 대한 이렇다할 논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4월 7일 어제는 방문진 3명의 이사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국제 영상물 전시회인 '밉티브이(MIPTV)' 참석차 6박 7일 출장을 떠났습니다.
9명의 이사가 투표제로 운영되는 방문진 시스템으로 보았을 때, 3명이 자리를 비운 일주일 동안은 방문진 업무는 휴업 상태일 것입니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난지 10여일이 지나고 있건만 MBC 사장 선출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도리어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 이번 사장에 대해서 방문진 내에서는 안광한 부사장 체제로 그냥 가자는 주장까지 나왔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김재철 사장이 아니라 김재철 체제로 바뀐 MBC에 있습니다. 그리고 안광한 부사장은 김재철 사장과 함께 통신보호법 관련하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현재 MBC는 개혁의 대상이지,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중론입니다. 그런데 MBC를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이 MBC를 바라보는 자세는 참으로 태연하고 문제의식이 없어 보입니다. 자신들이 MBC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으로서 존재한다면 김재철 사장으로 망가진 MBC 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졌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김재철 사장을 올 3월까지 그대로 용인하였고 김재철 사장의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자격보다는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해임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리고 해임안 통과도 만장일치가 아닌 5대 4의 아슬아슬한 투표 결과였습니다. 줄소환이 예상되고, 방문진 고유 권한까지 침해한 김재철 사장을, 비호하는 인물이 방문진 내에 여전히 4명이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다뤘다고 불방된 MBC 베란다쇼 한 장면, 출처 : MBC]
▲ 언론 장악 없다는 박근혜 정부 눈치보는 것인가?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 때 문제가 되었던 언론 장악에 대해서 '하지 않겠다'고 여러번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방문진은 자신들의 소신을 가지고 MBC사장을 선임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듯 MBC 사장 자리를 방치해 두고 MBC에 아주 만족한 듯 부사장 체제로 가겠다는 주장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새정부는 인사 청문회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 출범 한달이 훨씬 넘었건만 장관 인선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버린 'MBC 사장' 까지 신경쓰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MBC사장은 방문진이 뽑는 자리입니다. 예전처럼 청와대의 입김으로 낙하산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방문진 고유권한과 절차 대로 공모하고 선임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존재이유인 MBC 정상화를 위한 사장 선임을 차일피일 미루고, 해외 출장이나 떠나버리는 방문진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사람들이'김재철 사장보다 더한 사람이 MBC 사장이 되면 어떻하냐'는 우려가 방문진을 보고 있으면 괜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지금 방문진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제대로된 MBC 사장을 뽑는 것입니다. 해외 출장가서 국제영상물전시회나 보러 다닐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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