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부터 찜찜한 기사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부사장이 비행기 안에서 서비스 매뉴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가던 비행기를 멈추고 승무원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것입니다. 


[단독] 조현아 부사장 '사무장 내려라' 고함..대한항공 뉴욕공항 후진 '파문' - 관련기사













매뉴얼을 지켜야할 사람은? 

요즘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중에는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것인 것보다 원칙과 상식을 벗어난 행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올해만 해도 경주마우나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담양 펜션 화재 사건 등 부실과 부주의에 의한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원칙과 상식을 언제나 중시하는 것처럼 말하고 이것을 규정화한 매뉴얼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뉴욕공항에서 250 여명의 승객을 멈춰세운 황당한 사건 또한 매뉴얼에서 발단은 시작되었습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비지니스석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가 승무원이 자신에게 기내 서비스의 일종인 견과류 마카다미아넛을 권하였고 봉지째 가져오자 매뉴얼에 없는 일이라고 고함을 쳤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매뉴얼을 가지고온 승무원이 태블릿PC의 암호를 풀지 못하자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 비행기 안에서도 기장 보다 높으신 부사장님

대한항공의 지휘체계가 어떻게 되먹었는지 모르겠지만 비행기의 모든 책임과 안전은 기장에게 있거늘 순종할 수 밖에 없었던 비행기 사무장은 후진한 비행기에서 내려야만 했다고 합니다. (항공법 50조 1항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은 '기장'이 한다) 이러한 소동으로 비행기 승객은 무척 불편을 겪었을 것이고 실제로 20여분간 비행기가 지연되었고 인천공항 도착 시간은 11분 늦어졌다고 합니다. 


세상에 어찌 이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아마 이 사건의 당사자인 조현아 부사장은 자신은 매뉴얼 대로 했다고 주장할 듯 보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비난이 거세지면 또한 자신은 '원칙'을 지키려 했을 뿐이라고 항변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당사자들이 밥 먹듯이 써먹는 주된 방식입니다.


자신들은 떳떳했는데 항상 문제는 외부의 원칙과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무리가 저질렀다는 자기 항변 뿐인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외부의 소행일까요? 그리고 스스로는 그렇게 하늘을 우러러 떳떳하기만 한 것일까요?


먼저 조현아 부사장은 자신의 불편함에 대한 후속 조치로 비행기를 후진 시켰습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고 250여명의 승객의 안전을 무시한 행위입니다. 공항 역시 많은 매뉴얼이 있고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출발 전 기내 탑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다른 승객들 역시 모두 내린 후 충분한 안전 점검 후에 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행기는 테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출발 후에 탑승객 하차는 대단히 신중히 결정해야 할 입니다. 

 

즉 비행기가 승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위험에 처하지 않는 한 게이트를 봉쇄한 비행기는 이륙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매우 사소한 불편(어찌 되었건 간에 원치 않는 승객에게 기내 서비스를 권했다는 것은 매뉴얼에 나와있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베행기를 후진시키고 탑승객 중 한 사람(승무원 사무장)을 내보낸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상식 밖의 일입니다.


그리고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것은 '기장'의 고유 역할인데 조현아 부사장은 명백하게 매뉴얼을 어긴 것입니다. 




[항공법 50조)




결국 사소한 매뉴얼을 지키려고 정말로 중대한 매뉴얼을 위반한 것입니다. 아마 전 세계 비행기 관련 사건 사고 중에 기내 서비스(견과류) 때문에 비행기가 후진한 예는 아마 전무후무 할 것입니다. 이 사건은 비행기만 후진시킨 것이 아니라 나라 수준도 후진임을 밝힌 것입니다.





▲ 갑질공화국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의 부사장까지 되시는 분이 남들 다 주는 것을 안 줘서가 아니라 안 줘도 되는 것을 봉지째 권했다는 이유로 발끈하여 이륙 준비 중인 비행기 안에서 매뉴얼 타령하고 고함치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비행기 밖으로 내쫓는 행위는 흡사 팥쥐 엄마가 미운 딸 집 밖으로 내모든 것과 비슷하게 보입니다. 자기 회사 직원이라고 이렇게 모질게 굴어도 되는 것일까요? 


당시 매뉴얼이 담긴 태블릿PC의 암호를 못 푼 사무장에게 도리어 동정이 가는 것은 부사장의 고함 소리가 뒤에 이코노미석까지 들렸다고 하니 얼마나 주눅들고 당황했을까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도대체 사람이 사람에게 이토록 가혹하고 힘들게 해도 되는 것일까요? 


조현아 부사장은 대한항공 소유주 조양호 회장의 장녀라고 합니다. 아마 회사는 부사장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처리하려고 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문제를 제공한 비행기 승무원과 사무장은 매우 힘든 처지에 놓일 듯이 보니다. 오너의 딸이면서 회사 부사장과 일개 직원이 사건의 양 당사자로 만났으니 유불리는 따져보나 마나 일 것입니다. 


이것은 얼마 전 강남의 유명 아파트 경비원 자살 이후에 동료 경비원까지 모두 해고해 버리는 대한민국 가진 자들의 인정머리로 이해하면 충분히 추리해 볼 수 있습니다. 










▲ 남의 눈에 티만 보는 대한민국 갑질들

높은 곳에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만 겸손하고 머리 숙여도 밑에 사람들은 환영하고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조금은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많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진 사람들 '갑질'하는 사람들이 더 모질고 매몰찬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매뉴얼과 원칙을 주변에 요구합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매뉴얼을 잘 지키나요? 그리고 상식과 원칙대로 살고 있나요? 이 나라의 가장 높은 곳 부터 '갑'에 위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남의 눈에 티만 볼 뿐, 자기 눈에 들보는 보지도 않고 보려하지도 않는 듯 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경제는 발전했지만 국민은 살기 힘든 나라. 언제나 선진국 운운하지만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인 듯 합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비행기 승무원에게 폭행과 난동을 부렸던 대기업 임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본인도 느낀 바가 있는 지 사직서를 제출했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번 견과류 서비스 때문에 비행기를 되돌린 사건, 그때 그 사건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본인의 지위와 품위가 대단히 높다고 생각했고 무리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전에 대기업 임원은 대한항공 임직원이 아니었던 관계로 비행기를 멈춰세우진 못했지만 다른 승객들에게 불안과 불편을 주었습니다. 대한항공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주시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견과류 때문에 비행기를 멈춰세운 부사장이 있는 항공사가 좋은 기업이 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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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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