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주승용, 친노, 비노, 새정연, 문재인 요즘 정치 이슈에 오르내리는 단어들입니다. 오늘은 김한실 새정연(민주당)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에게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야당 대표 자리가 무슨 고물장사 엿가락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라 마라'를 내부에서 운운한다는 것이 참 부적절해 보입니다. 모두가 명분을 말하고 국민과 나라를 들먹이지만 까놓고 보면 다들 시커먼 욕심에 들어차 있는 듯 합니다.
2012년 대선을 비유할 때 기울어진 축구장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사회의 공기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이 중립을 포기하였고 행정과 감시를 해야할 공권력이 야당 후보 비방 댓글이나 다는 파렴치한 행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아쉽고 참단한 패배를 당해야 했고 이명박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새누리 퍼레이드가 지속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대선의 중요성은 몇 배의 가중치를 쌓게 되었고 야권, 진보 진영, 시민 단체, 상식적인 국민들에게 위기감과 절박감 또한 배가 되었습니다.
[2012년 대선 기울어진 축구장]
▲ 통진당은 가고, 안철수도 가고, 박원순도 비실비실
새누리 정권의 말살 정치는 집요하게 이어져 통진당은 해산되었고,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안철수는 그냥 평민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진보진영이 가지고 있던 3~5%의 지지층은 대선에서 한 곳으로 결집된다면 당락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비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통진당이 해산되므로써 진보진영을 보수정권에 맞설 야권 연대에 끼워맞출 토대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멘토 안철수는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는 매우 좋은 표밭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야당 대표 한번 잘못 맡았다가 대공포화에 추락하여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제는 앙상한 지지층을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 탁월한 행정력으로 서울시를 이끌고 있는 박원순 시장 계속해서 언론의 잽(JAB)과 때론 연타를 맞고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관련기사)
[문재인 대표, 출처 페이스북]
▲ 정권교체, 위기감과 절박함을 사라졌는가?
물론 대선은 앞으로 2년 반 정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야권에 힘이 될 만한 세력 또는 인물들이 주저앉아 버리면 나중에 누구와 힘을 합쳐 정권 교체를 실현하겠습니까? 야권이 분열하는 것은 창피한 것도 아니고 당연한 본질입니다. 자유로운 사람들이 모여서 한 가지 생각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전체주의이며 독재이기에 각자의 생각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기와 절박한 상황에서는 자기가 잃는 것과 조직이 얻어야 하는 것에 대한 분별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끌어내릴 사람이 없으니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이자 당선 가능성 높은 문재인 대표를 깔아 뭉게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의 시발점이 새누리가 아니라 새정연 내부에서 나온다는 것이 너무나 아프고 참담합니다.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준비를 10년 이상 했습니다. 2007년 새누리당 경선에서 이명박에게 고배를 마셨으니 2012년까지 5년 동안은 일사분란하고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해 온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후보는 막판에 거의 등 떠밀리듯 나와 1년도 채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이 둘의 결과는 어쩌면 당연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까지 맡으며 준비된 대통령으로 거침없는 순항을 펼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언론의 공격을 막아내기도 벅찬데 대권후보에 욕심내는 함량미달 정치인들의 반란으로 그 뜻을 펼치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한다는 소리가 '친노' 여서 싫다고 합니다.
[그렇게 당신들이 까는 동안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김무성에게 추월당했다 출처 : 리얼미터]
▲ 노무현 대통령, 역사가 반드시 그를 기억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참으로 업적이 많은 인물입니다. 지금의 현대사는 비상식과 무지가 판을 쳐 올바르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존경받는 대통령에 이름을 반드시 올릴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영향과 업적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을 '실체화'시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시민사회에서 뭔가 좋은 것 해보자고 말하면 '종북' 이라고 매도하는 새누리와 무엇이 다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는 명분의 싸움입니다. 때론 머리 좋고 사악한 집단은 실체 없는 명분을 만들어 국민을 현혹시킵니다. 4대강 사업은 홍수를 막고 한반도를 강으로 소통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강을 호수로 만들어버리고 그냥 건설사 배 불리는 막장 사업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을 반대하면 종북이었고 '반대를 위한 반대' 세력으로 낙인 찍어 버렸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출처 : 노무현사료관]
▲ 문재인 대표의 극복대상은 종북이 아니라 친노 패권주의
그런데 문재인 대표가 다음 대선까지 살아남기 위해 이겨내야 하는 것은 참담하게도 '종북' 이 아니라 '친노'가 될 듯 합니다. 문재인 대표가 전략을 바꾸어 박정희 묘 참배, 천안함 발언 등과 같이 중도층을 흡수해 나가니 '종북'은 이제 안되겠고 내부에서 '친노'로 그를 끌어내리려는 것입니다.
사실이 아닌 것도 여러번 반복해서 보면 사실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 친노 패권주의가 매우 불온한 것처럼 떠들고 있으니 사람들은 노무현의 친구였던 문재인 대표를 불온하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표마저 당 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린다면 도대체 다음 대안은 누구입니까? 혹시 자신들이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 자리를 꿈꾸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또한 친노가 당신의 삶에 피해를 준 것이 무엇입니까? 저는 지금 친노 패권주의 비난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노무현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은 게 없는 사람들인지 궁금합니다.
정치가 명분 싸움이긴 하지만 명분만으로는 국민의 감동을 끌어내지 못합니다. 국민이 감동하는 것은 '희생' 이 있는 명분입니다. 누가 더 큰 희생을 통해 명분을 쌓느냐가 다음 대선에 대통령을 뽑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친노를 외치며 정치하는 사람들은 '희생'없이 날로 권력을 먹겠다는 사람들입니다. 보잘 것 없었던 노무현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날로 '희생'을 먹고 힘들여 '권력'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정신들 좀 차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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