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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건전가요 부활, 건전해야 할 것은 국민이 아니라 권력이다

정부가 과거 군부독재 시대 때의 적폐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1979년 당시 공연윤리위원회가 '건전가요 음반 삽입의무제'를 시행하면서 모든 앨범에는 건전가요가 삽입되었다. 아 대한민국, 우리의 소원, 어허야 둥기둥기 같은 노래들이 음악의 성격과 상관없이 앨범 한 구석을 차지했다. 






당시 전인권이 이끌던 들국화는 락밴드 였고 대한민국 락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훌륭한 그룹이었지만 '건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군부독재 시대의 망령은 이처럼 저항적의 음악 '락'에도 '건전함'을 독재적으로 끼워넣었던 것이다. 





신대철, 김종서, 그리고 서태지가 가담했었던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의 앨범에도 건전가요의 흔적은 피해갈 수 없었다. 음악을 들어보면 기타 굉음과 음산하고 건전하지 않은 노래들 뿐이지만 '아~ 대한민국'이 흘러나오면 모두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할 지경에 이른다. 





그때 그 당시는 이처럼 참으로 어처구니 없었다. 정치 권력이 독재화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폭력이 상식과 양심을 짓눌러버리는 시대에는 이와같은 비상식이 상식인 것처럼 자행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청소년들의 언어순화를 위해 다시금 건전가요를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실행해 옮긴다고 한다. (관련기사)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발상의 전환 상태는 군부독재 시대 때와 별로 달라진 것 없는 '아~ 대한민국'이었던 것이다. 건전가요를 만들어 청소년들의 언어순화를 하겠다는 정부, 그것도 내용을 읽어보면 댄스곡으로 만들어 아이돌 가수에게 부르게 하겠단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그 중에 이문세의 명곡 '그녀의 웃음소리뿐'이 담겨있는 4집에는 어허야둥기둥기'라는 건전가요가 담겨있다. 이 곡은 이문세가 직접불러 전체 앨범의 흐름을 깨지는 않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참으로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어허야 둥기둥기 (2절)


어허야 둥기둥기 우리동네 새 동네

골목길 서로서로 밝은 웃음 가득히

큰 일도 작은 일도 힘을 함께 모으세

언제나 개미처럼 부리런히 살아가는

어허야 즐거운 곳 우리마을 꽃 마을

어허야 즐거운 곳 우리마을 꽃 마을 







개미처럼 살아야 우리마을이 꽃 마을이 되는 슬픈 현실로 비추어 볼 때 음악이 별로 건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런 것으로 건전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그 시대가 건전하지 않았기에 

지금도 그 후손이 건전하지 않은 것이다. 


건전해야 할 것은 국민이 아니라 권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