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법정 시한을 10일이나 넘기고 자정을 넘긴 새벽에 타결되어 꽤나 첨예하고 격렬한 토론과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사안이므로 언론도 이 사실을 앞다투어 전했고 분위기는 산고를 겪고 어렵게 탄생한 극적 타결인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출처 : 최저임금위원회]
▲ 2016년 최저임금 6030원, 행복할 수 있을까?
2015년 최저임금이 5580원이었고 금액으로는 450원이 올랐고 비율은 8.1% 상승한 것입니다. 이전 두 해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7% 대였던 것을 강조하며 겨우 8%에 0.1%을 더했을 뿐인데 매우 후한 상승처럼 선전하는 곳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어느 편에서 글을 쓰는 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그러나 7%나 8%나 거기서 거기일 뿐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은 이 돈을 가지고 살아야할 노동자들에게 결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부 여당의 경제부총리가 이미 올초에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취지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임금이 내수경기 활성화의 질곡으로 자리잡았다는 나름의 경제 진단에 기인한 발언이었습니다. (관련기사). 경제 수장까지 나서서 최저임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였기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많은 기대를 했을 것입니다.
이 전 두 해의 인상률이 7% 대 였기 때문에 두 자리수 인상은 당연한 것이었고 그래서 최저임금 1만원 이야기 까지 나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은 작년보다 달랑 1% 오른 8.1% 상승에 그쳤고 만원은 커녕 근처에 못가는 6030원에 머믐 것입니다. 원래 그러려니 했으면 실망이나 덜 할 것을, 한껏 꿈에 부풀게 해 놓고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결과물을 낸 최저임금위원회의 이번 인상안은 여러가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 최저임금위원회 최선을 다했는가?
최저임금은 대통령령에 의해서 최저임금위원회라는 곳에서 매년 결정합니다. 결정 방법은 노동계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표결로 결정됩니다.
그런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최저임금을 정말로 진지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요? 우리나라 언론이 선전하듯이 엄청난 진통을 겪고 서로가 서로를 질타하고 이해가 갈렸지만 결국에는 화해와 합의를 통해 극적 타결의 산물일까요?
[출처 : 프레시안]
위의 표를 보시면 6030원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위원회의 공익위원을 제외한 경영계와 노동계 위원은 각자의 입장에서 최저임금안을 제시했습니다. 노동계는 올 초에 회자되었던 1만원을 제시하였고 경영계는 5,580원을 제시하였습니다.
노동계의 제안은 올 초 최경환 부총리가 불붙였던 당시 언급되었던 최저임금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경제부총리도 대폭 올려야한다는 최저임금이었고 세계적 추세 역시 최저임금을 올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관련기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현재 7,900원의 최저임금을 1만 1000원으로 올리는 것을 추진 중입니다.
▲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경영자 집단
경제부총리도 독려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언제나 좋아했던 세계화의 추세이기도 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사용자측(경영자) 위원들은 작년과 동일한 5,580원을 제시한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고 정부의 권유도 무시하고 세계적 추세에도 부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사람들이 최저임금 위원으로 임명되고 이들이 최저임금을 정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는 것이 우리 시대의 슬픔인 것입니다. 최소한의 배려가 있는 위원들이었다면 최소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임금 인상안을 가지고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무성의하게 상대방의 배려도 없이 작년 최저임금안을 들고 나온 사람들과 무슨 토론과 합의가 가능하겠습니까?
그래서 극적 타결이라는 언론의 빵빠레와 상관없이 노동계 최저임금 위원 9명은 전원 퇴장하고 중도적인 공익위원들 중에서도 2명이나 퇴장한 가운데 합의 된 것이 6,030원, 2016년 최저임금 입니다.
▲ 2016년 최저임금, 사회적 합의를 가장한 기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무례하고 성의없는 세력들이 권좌를 장악한 상태에서 사회적 합의를 가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6년 대한민국 경제와 서민생활은 별로 달라질 것이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람들이 여전히 돈과 자리를 꿰차고 호령하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까칠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반해고 취업규칙 발표, 쫓기다보면 본색을 들어내는 법이다 (1) | 2016.01.23 |
---|---|
당 최고위 불참 김무성, 노동개혁은 어쩌고? (0) | 2015.10.01 |
'육군 5163부대' 사칭한 자들을 수사하라 (7) | 2015.07.11 |
박원순 시장의 기울어진 책장, 이유를 들어보니 (5) | 2015.07.07 |
유승민 원내대표, 야당 대표보다 낫다? (1) | 2015.07.07 |
그리스 국민은 복지 욕심쟁이들이 아니다 (25) | 2015.07.04 |
박카스 할머니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1) | 2015.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