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은 떠났습니다.
원인도 모른 채, 실종자 구조 작업도 속시원히 해보지도 못하고 희망을 내려놔야 했습니다.
살아남은 자는 살아있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했고
실종자는 말이 없습니다.
실종자의 가족은 시체를 확인하지 못하면 죽음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국가는 의문의 죽음에 대한 정직한 해명이 필요한 것이고
언론은 권력의 지나친 폐쇄성에 대해 폭로와 감시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그리 신속하지도 신뢰를 주지 못했고
언론은 진실에 대한 분석과 조사보다는 의혹과 불안과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엄숙한 추모에의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자진하여 예능을 결방하고 이제 부분적으로 3주째 지속하고 있습니다.
개그콘서트의 웃음이 국가적 재난 앞에 거슬리는 것인가요?
아직 천안함의 실종자는 죽지 않았습니다. 시체를 찾지 않고선 추모를 한다는 것은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그리고 추모 생방송을 한가족이 자리에 모여 텔레비젼을 보는 일요일 점심과 저녁시간에 한다는 것은
대단히 불쾌합니다.
추모는 자진하여 하는 것이지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K본부가 무엇에 홀려 이렇게 과잉 방송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추모 생방송을 편성할 정도로 비중을 가진 사건이었다면
추모 전에 방송은 천안함 원인 규명에 대한 청문회를 생중계하고 충분한 설명과 설득, 원인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지고 실종자 인양 후에 해도 충분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천안함으로 3주째 장사를 지내고 있는 것입니까?
그리고 이 엄숙함을 언제까지 지속시킬 것인가요?
그리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까?
방송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의혹과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사건발생 후 대응과정에서의 잘잘못에 그 당사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엄숙주의에 강요, 이것은 권력의 본성입니다. 그러면 K본부는 누구의 방송일까요?
KBS, 내일 천안함 사고 특별추모방송--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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