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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뉴스타파, 철도 민영화 왜곡과 미비의 촘촘한 경계

뉴스타파 17회가 발사되었습니다. 뉴스타파의 내용과 비판 정신은 날이 갈수록 예리해지고 깊어지는 것 같은데 대중의 관심도는 시들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주말에 뉴스타파가 발행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각종 포털사이트 상위에 오르고, 뉴스타파 블로그의 추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는데 지금은 그러한 관심도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결국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확장성의 한계가 아닌가 싶고, 411총선 결과에 대한 실망과 통합진보당 사태가 장기화에 따라 피로감이 누적되었다는 생각 또한 해봅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17회 동안 꾸준히 발행되고 있고, 여기에는 기존 뉴스가 다루지 못하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담겨져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 관심이 줄어들어도 뉴스타파는 대한민국 최고의 뉴스다 


이번 뉴스타파 17회에서는 총 다섯가지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 철도 민영화 '멘붕 777'

2, 합정동 습격 사건

3. 할머니의 인생 숨바꼭질

4. 김진애 인터뷰 - '야'성을 가져라

5. 변상욱 칼럼 - MB '종북'으로 간 까닭은?


이 중에서 오늘은 미디어의 폐해를 다룬 '철도 민영화 '멘붕 77'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권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있는 단어가 있으니 '민영화'입니다. 그리고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민영화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전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요구가 아주 극명한 예로써, 당장에 내 주머니에 돈이 나가게 되는 것이 민영화의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계 1위 인천공한 민영화 시도는 언급조차 필요없는 민영화의 허구이며 오류인 것입니다. 



[국토해양부 장관이 방송에 출연하여 민영화 이후 영국 철도의 요금이 안정되었다고 주장] 



▲ 지겹다 민영화 언제까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제는 KTX 민영화를 주장하고 있고 이번에는 한술 더떠서 국토해양부가 앞장서 이것을 홍보하고 있으니 그 모양새가 한마디로 가관입니다. 지하철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홍보 벽보를 보면서 '좀 심하다'라고 여겼는데 뉴스타파 17회에서는 이들이 1인 미디어의 총아라는 '블로그'까지 운영하며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이 취재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도한 홍보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담고 불리한 것은 숨기는 전형적인 통계 왜곡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홍보의 대상은 여타 특정 집단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토 해양부가 국민을 상대로 왜곡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는 황당의 아이러니에 빠질 수 있는 것입니다. 


민영화하면 국민들이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바로 '요금 인상'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항상 민영화가 되어도 요금은 인상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민영화도 그렇고, 철도 민영화도 동일하게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일단 기습으로 요금 인상한다는 지하철 9호선을 보고 이 말을 믿을 국민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블로그까지 만들어가면서 KTX는 민영화 되어도 요금인상은 물가상승 수준에 그친다는 영국의 사례를 통계 자료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국토 해양부가 운영하는 '신나는 경쟁, 다함께 KTX' 블로그에는 위의 그래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프가 말하고 있는 것은 영국 철도 민영화 이후 요금 인상에 대한 것인데 특실은 두배 정도의 상승율을 보였지만 일반석은 소비자 물가 지수와 거의 동일한 인상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국토해양부는 영국 철도 요금이 민영화된 이후에도 안정되었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 영국 철도 요금은 두가지, 한가지만 공개하고 요금 인상이 없다는 주장은 왜곡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팀은 이것은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영국의 일반석 요금 체계는 두가지가 있고, 일주일, 한달 정기권에 해당하는 규제대상 요금과 현장에서 구매하는 비규제대상 요금 체계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그래프에서 일반석이라고 주장하는 요금은 규제대상 요금 체계만을 말한다고 합니다. 정작 현장에서 구입하는 일반석의 요금은 특실과 거의 비슷한 정도의 상승율을 보인 것입니다. 





▲ 영국 민영화 철도 요금 인상의 실체 


결국 자신들에게 필요한 통계만을 표시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누락시킨 통계 왜곡의 전형적인 예인 것입니다. 그러나 담당자는 이것은 '미비'이지 '왜곡'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몰라서 그랬다면 공무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고, 일부러 그랬다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업무 과실입니다.  



[뉴스타파 취재팀이 통계 왜곡이 아니냐는 질문에 왜곡이 아니라 미비라고 주장하는 담당자]



민영화가 되어 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국유화가 되어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만큼이나 합리적이지도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를 통해서 왜곡된 근거를 가지고 요금 인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과대 홍보는 더욱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런 왜곡으로 얻어내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결국 '왜곡'과 '미비'의 촘촘한 경계 사이에서 고민해야할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국민들의 한숨은 더욱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