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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 35명 무더기 대기발령 과연 공정한가?

어제는 공정방송보다 더 소중하다는 런던 올림픽 관련 포스팅을 올렸는데 아니다 다를까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런던 올림픽 방송단 출정식 소식을 전하더군요. 거기에는 신의 계시로 런던 올림픽 가기로 했다는 분의 얼굴도 보이고, MBC 자체 인원이 아니라 캐스터까지 외부 인사들이 줄줄이 얼굴이 올라있었습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 시작도 안한 런던 올림픽, 그런데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는 다음주에 종결한단다


이 혼탁한 시기를 올림픽이라는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가며 덮어보려는 시도는 아닌지 짚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런던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억지로 끌어올리면서 한켠에서는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가 다음주가 되면 종결되어질 것이라는 조그만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무슨 수사를 했고, 잘못한 사람이 누구인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거늘 대강 하다 덮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침에 검색어 순위에 올랐던 '김수진 대기발령'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클릭하고 들어가보니 ,MBC뉴스24>김수진 앵커를 비롯하여  신정수 <나가수> PD, 김민식 <내조의여왕> PD, 박경추·김완태·한준호 아나운서 등 최근 파업과정에서 이름이 등장한 35명의 파업참가자를 무더기 대기발령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 김수진 기자는 왜 대기발령 받았을까?


이미 많은 노조원들이 고소, 고발을 당하였고, 징계를 받았는데 이번 35명 대기발령을 규모도 크고 내용도 강경한 것 같아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됩니다. 그런데 특히 김수진 기자의 대기발령이 사람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김 기자가 얼마전 배현진 앵커의 사내 게시글에 대한 '공주병' 발언으로 매스컴을 탔고, 이것 외에는 별다른 특별한 노조활동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 기자가 한 것은 단지 트위터로 자신의 생각을 옮겼다는 것 뿐이고 그 전날 MBC가 내린 업무 복귀 명령에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박경추, 김완태, 한준호 아나운서 역시 배현진 앵커 뉴스 복귀 때 트위터를 통해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던 분들입니다. 그래서 유독 이분들이 대기명령자 명단이 이름을 올린 이유가 사측의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라는 말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측의 업무 복귀 명령을 따른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누구는 대기발령을 받고 못받고 한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노조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식 피디의 경우 이미 징계를 받았고, 사측으로부터 고소 고발까지 되어 경찰서에 출두까지 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기발령' 명령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대기발령'은 그 기준이 아무 애매모호한 것 같습니다. 



[건재함을 알리고 있는 김수진 기자의 트위터, 그리고 이틈을 타서 깐죽을 걸고 있는 트위터리안]



▲ MBC 대기발령 기준은 공정한가?


업무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발령'을 내린 것이라면 35명이 아니라 파업자 전원에 대한 '대기발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아나운서들의 방송 복귀와 관련하여 자신의 SNS를 통해 의견을 표시하며 활약(?) 한 노조원들이 대기발령자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린 것을 보면  이것이 과연 공정한 인사 조치인가라고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기발령(待機發令) 이란 근로자가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보직해제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직위해제가 같이 수반된다. 이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근거와 제한 : 근로자가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직해제를 의미하므로 취업규칙에 대기발령에 관한 포괄적 근거규정이나, 근로계약 등 당사자의 합의에 근거해야 한다. 단, 그같은 근거가 있더라도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내리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출처 [위키백과]



▲ '파업 불가'라는 사규보다 더 큰 사회적 가치 '공정 방송'


 '대기발령'은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써 있습니다. 그리고 정당함에는 공정함도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먼저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싸우고 있는 MBC 노조원들의 파업이 잘못한 것인가에 대해서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공정방송은 회사의 사규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파업을 하면 안돼'라는 소극적인 사회 규범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명제가 '언론은 공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기발령'을 내린다면 투명하게 그 한명한명에 대한 이유가 적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업무 복귀 명령에 불응했다는 두리뭉실한 이유로 대기발령을 내렸다면 방송사가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공정성' 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 뉴스와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 비난을 받고 있는 MBC는 이번 35명 무더기 대기발령을 통해 '인사행정' 에서도 공정하지 않은 것 아니냐라는 또 다른 비판을 받게 생겼습니다. 부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분들에 대한 대기발령을 철회하던지 아니면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실낱같은 신뢰의 희망이라도 생겨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