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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박태환 실격 번복, MBC 무례한 인터뷰 치워라

런던올림픽 첫 날부터 납득하기 힘든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한국 수영의 간판 스타 박태환이 남자 400미터 예선에서 실격처리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 판독(육안)으로 확인하기에는 전혀 빠른 출발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격이라니 그 실망감이 너무나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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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국민들도 상심이 큰 데, 4년 동안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해 온 박태환 선수의 마음이 더 아플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못된 판정이라면 정정이 있어야 할 것이고, 올바른 판정이 나기 전까지 나머지 출전 경기에 마음의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기량을 잘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그런데 이 날 박태환 선수의 400미터 예선 경기를 중계함에 있어 너무나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올림픽 수영 예선을 단독으로 중계한다는 MBC 보도 형태였습니다. 사실 다른 올림픽 때는 예선 경기까지 모두 중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준결승이나 결승전에 집중 하였고, 예선은 보통 자막처리 정도로 그 소식을 알렸던 것 같습니다.



▲ MBC 런던올림픽 시작부터 삐그덕

 

그런데 '올림픽은 MBC'라는 표어를 내걸었고, 파업의 여파로 온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막식 중계부터 '영국인으로 자랑스럽다'다는 배수정의 국적 불명의 방송을 내보내는가 하면, 개막식 최대의 볼거리였던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의 공연을 중간 삭제 해버리는 무례함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날 박태환 선수 400미터 예선에서도 너무나 거북한 장면을 연출하였습니다.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캐스터들의 호들갑이 이어지고 있을 때, 박태환 선수의 실격 소식이 화면에 비추었습니다. 캐스터, 해설자 모두 당황하였고, 영문을 몰라 하였습니다. 좀더 알아 본 다음에 알려드리겠다는 안내 방송 이후에 너무나 황당하게 카메라와 마이크를 박태환 선수에게 들이댄 것입니다. 



[모든 사진 출처: MBC 캡처]




▲황당한 인터뷰, 무례한 마이크


처음에 박태환 선수는 고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전광판에 나오는 메세지가 가장 정확한 정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기자의 질문은 너무나 당연하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박태환 선수는 당연히 알 턱이 없는 것이죠. 그리고 설령 내용을 안다고 해도 방금 전에 억울하게 실격처리된 선수에게 마이크부터 들이대는 것은 너무나 무례한 일이었습니다. 





박태환 선수 무척이나 불편한 심정일 텐데도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 카메라를 응시해보지만 안 좋은 표정은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 누구를 위한 인터뷰?


그리고 결국 기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메라를 벗어나 버립니다. 공식적인 인터뷰였다면 매너없는 짓이라고 비난을 받겠지만 이날 MBC 인터뷰는 시도 자체도 무례하고 과정도 매너 없는 행동이었기에 박태환 선수에게 뭐라할 사람은 전혀 없습니다. 


도리어 이런 중요한 순간에 4년 동안 훈련하느라 고생한 선수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실격처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율에 눈이 멀어, 천박한 미디어의 마이크를 들이대는 방송사의 처사가 너무나 무례하고 황당할 따름이었습니다. 



▲ 시청율 지상주의, 무례한 미디어


앞으로 올림픽 기간 동안 미디어의 시청율 지상주의가 얼마나 판을 칠지 눈 앞에 선합니다. 선수는 4년을 준비하고 올림픽 경기가 펼쳐지는 몇 분, 몇 초 안에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내야 합니다. 충분한 훈련은 당연한 일이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의 컨디션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뜩이나 신경이 날카로와 있는 선수에게 함부로 마이크를 들이대는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최종 결과가 나왔을 때, 선수도 충분히 긴장이 풀리고,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을 때, 인터뷰를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MBC가 장기간 파업 여파로 핵심 역량이 빠지고 무리한 가운데 올림픽을 중계한다고 해도 너무나 상식을 벗어난 올림픽 중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미디어로서의 제 기능을 되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