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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용감한 녀석들, 윗 분들이 개콘 표를 구하는 이유

미디어의 힘이 날로 강해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정보를  TV와 인터넷을 통해 얻고 공유하며 생활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대한 미디어를 소유하고 있는 자가 정보를 왜곡할 경우 심각한 사회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생겨난 미디어가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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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콘서트 전성기


요즘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참신한 소재와 다양한 개그가 펼쳐지는 개콘은 일요일 저녁 출근을 앞둔 샐러리맨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큰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개콘 출연 개그맨들은 광고 섭외 1순위가 되었고, 코미디 이 외에 전 예능 프로그램에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 예능의 전성기를 개그콘서트가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개콘이 이렇게 사랑 받는 이유는 단지 '웃겨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 시청자 층인 젊은 세대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할 말을 하는 사회 참여(?) 개그로 속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는 카타르시적 요소도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막을 내린 '사마귀 유치원'에서 최효종은 민간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풍자와 조소로 정치인들과 기득권 계층의 탐욕을 희화하였고, 지금은 '용감한 녀석들'이 방송가에서 금기시하는 문제에 대해 용감한 발언을 한마디씩 합니다. 



[앵그리버스에 출연한 손학규 후보 , 출처 : 티브엔 캡처]




▲ 개콘 표를 청탁한 윗분은 누구?


지금까지 주옥같은 용감한 발언이 있었는데 어제 방송분에서는 이번 대선 관련 윗 분들의 개콘 표 청탁에 대해 용감한 폭로를 하였습니다. 용감한 녀석들 맴버 정태호는 요즘 개콘 표를 구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말 문을 연 후, "개콘 보고 싶나?" 그러면 직접 인터넷에 신청해서 보라고 경고합니다. 제가 듣기로 개그콘서트 티켓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워서, 여친에게 사랑 받은 최고의 선물 반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인터넷에 신청한다고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대선에 나갈 윗 분들이 뒷 선(빽?)을 이용하여 손쉽게 개콘 표를 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윗 분들의 목적이 단지 개콘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을 카메라에 비추기 위함이니 앞자리에 앉아 있는 방청객에 묻습니다. "몇시에 왔냐고?" 방청객 왈 "새벽 3시" 라고 손가락을 표 보이니 정태호는 한마디로 일갈에 버립니다 .


"너흰 새벽 2시에 와라"




▲ 개콘 표도 빽으로 얻으려는 자들


방청객과 시청자들은 이 대목에서 좋아 죽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의 상식과 원칙을 어기고 자기 편의대로 사는 삶에 대한 분노가 있기 때문입니다 . 고위 공직자들의 군대 면제율은 일반인들보다 한참 높고, 권력이 있는 자들은 죄를 지어도 감옥에 가지 않으며, 불평등과 비상식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용감한 녀석들의 그런 자들에 대해 '편의'를 봐주지 않겠다는 선언이 너무나 후련하고 통괘한 것입니다 .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소위 말하는 윗 분들은 왜 개콘 표를 구하고 다니는 것일까요? 그것은 세상이 미디어 정치에 현혹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얼마 전 안철수 원장은 미진했던 지지율을 힐링캠프에 한 번 나온 것 만으로 상대방 박근혜 후보를 앞질러 버리는 결과를  얻었고, 야권의 문재인 후보 역시 한자리 수 지지율을 힐링캠프 출연 이후 20%까지 끌어올린 예가 있었습니다. 




▲ 선거 철새? 아니 미디어 철새


선거 철새라고 하나요? 다른 후보들이 미디어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판단했던 지, 시사, 예능 가리지 않고 방송에 얼굴을 비추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나 봅니다. 그리고 현재 예능의 최고봉인 개그콘서트에 나오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바램일 것이구요. 




[앵그리버스에 출연한 손학규 후보 , 출처 : 티브엔 캡처]



실제로 민주통합당 손학규 후보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 '앵그리 버스'에 출연하여 자신의 입담을 보여주었고, 정세균 상임고문 역시 지난 7일 'SNL코리아'에 나와 코믹 연기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김두관 후보는 다음달에 tvN'스타특강쇼'에 출연 예정이고 공개 석상에서 "힐링캠프 PD님 도와주세요"라고 발언하는 등 방송 출연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미디어 노출, 지지율 상승?


윗 분 누가 개콘 표를 구했는 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정책과 능력보다는 미디어의 이미지 정치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은 속 빈 강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또한 미디어에 노출이 되었다고 바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우매한 선택 또한 비판 받아야 할 것입니다. 


용감한 녀석들의 이날 발언처럼 개콘에 나와 자신을 알리고 싶다면 편법을 써가면서 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방청객과 똑같은 과정을 통해 인터넷에 신청하고, 앞에 앉고 싶다면 새벽에 나와 줄을 서는 진정성이 있는 윗 분(?) 개콘을 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은근슬쩍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쉽게 표를 얻고 시청자들에게 많은 어필을 하려는 자들은 함량 미달의 말로만 정치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 정치인,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들과 똑같이 행동하라


올해는 정말로 중요한 선거가 남아 있습니다. 미디어의 허상에  속지 말고 미디어를 잘 분별하여 정말로 진정성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용감한 녀석들,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 주 편에서는 누가 개콘 표를 손 쉽게 구하려 했는지 폭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구 보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세상의 불의에 대한 '용감함'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