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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런던올림픽이 무도 개콘보다 중요한지 설문 조사를 해보니

KBS는 국민의 방송이고, MBC는 공영 방송입니다. 두 방송사 모두 국가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고 그러므로 국민이 주인이라고 보는 것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KBS의 경우에는 수신료를 세금처럼 납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KBS는 특정 기업이나 집단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기 때문에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런던올림픽 로고]





저는 계속하여 우리나라의 런던올림픽 중계 방송이 도를 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스포츠 방송에 열 올리고 있는 방송의 행태가 근거 없는 애국심에 호소하고, 특정 스타의 바람몰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또는 국제 경기가 있던 해에 치루어진 선거는 여당에게 유리하다는 통계나 스포츠 경기의 열기 속에 묻혀 버리는 정치인들의 비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적 체육 행사에 미디어 앞장서서 분위기를 띄우고 홍보에 열 올리는 것이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 런던올림픽을 비난하면 매국노?


그러나 세상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이 있듯이 한쪽에 치우친 생각과 행동은 경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를 통해 애국심을 부추기는 미디어 폭력을 비판한다면 저널리즘의 공정성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매국노로 몰릴 수 있기에 조심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좀더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고자 런던올림픽 중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방식은 토요일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준결승 때문에 정규 방송 시간에서 밀려 방송이 지연된 무한도전에 대한 트위터 설문 조사였습니다.






[설문] 무한도전 VS 런던올림픽 배드민터 준결승 중에서 더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방송은? 


1. 무한도전 (빨간색)

2. 배드민턴 준결승 (파란색)



무한도전이 시작되기 전에 트위터를 통해 질문하였고, 총 88분이 설문에 대답해 주셨습니다 . 결과는 보시는 것과 같이 58명 무한도전이 더 비중있다 하였고, 나머지 30분이 배드민턴 중계가 더 중요하다고 답해주셨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않아 조사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는 있어도 거의 두배 이상의 인원이 무한도전 방송이 제 시간에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설문 조사였습니다. 




▲ 무한도전이 배드민터 준결승보다 중요한가?


여기서의 핵심은 배드민턴 중계가 메달을 놓고 벌이는 결정전도 아니고 준결승 전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언제부터 방송사가 정규방송 시간을 어겨가면서까지 스포츠 경기의 준결승전을 끝까지 다 방송했냐라는 것입니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 정규 방송 시간이 다가오면 '경기 결과는 후에 뉴스 시간에 알려드리겠다'라는 멘트를 남기고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정규 방송의 개념이 상실된지 오래되었습니다. 심지어는 방송의 핵심이라는 9시 뉴스 시간까지 고무줄처럼 올림픽에 밀려 지맘대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런던올림픽이 얼마나 중요한 축제이기에 이렇게 원칙도 없이 방송에서 밀어붙이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런던올림픽에 정규방송이 밀리기는 KBS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개그콘서트는 현재 KBS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핫한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일요일 9시가 되어 TV 앞에 앉았고 보통 9시 15분 정도에 시작하는 개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채널에서는 런던올림픽 여자 배구 예선전이 중계되고 있었고, 개그콘서트는 배구가 끝나야지 시작할 모양이었습니다. 



 [출처 : 다음 (daum)]



저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지 개콘은 시작도 안했는데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는 '개그콘서트'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정해진 시간에 시작되지 않으니 개콘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진 까닭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개콘이 시작되길 기다리며 무한도전과 똑같은 설문 조사를 트위터를 통해 시도해 보았습니다. 





[설문] 개그콘서트 VS 런던올림픽 배구 예선전 중에서 더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방송은? 


1. 개그콘서트 (빨간색)

2. 배구 예선전 (파란색)




▲ 개콘보다 배구 예선전이 더 중요하다?


결과는 무한도전 때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개그콘서트가 더 비중 있다는 분이 205명 (75%) 이고, 배구 예선전이 중요하다고 답한 분이 69명(25%)로 나왔습니다. 결국 시청자들은 배구 예선전보다 개그콘서트를 원하고 있지만 실제 채널에서는 배구 예선전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무도와 개콘에 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정규 방송 시간을 어겨가면서까지 런던올림픽에 열 올리고 있는 방송사의 행태가 시청자를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방송은 자신들이 예고한 시간에 정규 방송을 내보내야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규방송 시간은 시청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 정규방송까지 희생하며 열 올리는 런던올림픽 중계


그리고 방송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국가가 소유한 공영 방송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원하는 방송을 해야합니다. 의도적으로 자신들이 봐주었으면 하면 방송을 정규 방송시간에 억지로 끼워넣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런던올림픽이 무도 개콘보다 중요하다는 미디어의 착각은 어디에 근거하는 지 궁금합니다. 아니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의도가 숨어있다면 그것은 미디어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적 색깔일 것입니다. 부디 지금이라도 정상적인 방송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더러운 정치적 권모술수에 빠져들지 않는 방송이길 또한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