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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간결 진중권 맞짱토론, 새로운 토론 문화 만드나?

한마디로 웃겼습니다. 공중파와 종편에서의 TV 토론이 전부인 시대에 인터넷 매체를 통해 미국과 한국을 화상으로 연결하여 맞장토론을 벌였으니 말입니다. 그 주인공은 우리들의 진보 논객(?) 진중권 교수와 '간결'이라는 필명의 미국 유학생이었습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출처 : 진중권 트위터]



이 둘은 진 교수가 19일 SBS <시사토론>에 나와 NLL과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언급하면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 주장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방송 후 간결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진 교수를 비판하였고, 이에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수꼴 (수구꼴통) 여러분 인터넷 TV로 토론할까요? 100분에 100만원 보장하면" 이라고 썻고 익명의 후원자가 100만원을 지원하면서 토론이 가능해진 것이었습니다.   




▲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화상토론의 승자는?

 

토론 내용은 생각보다 흥미진진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유학생 간결은 시작 전에 진중권 교수보다 내공과 나이에서 밀릴 것이라고 스스로 자신 없음을 밝혔고, 실제 토론에 들어가서는 팩트와 소설을 구분하지 못하며 만방으로 깨져나갔습니다. 이날 진중권 교수 최고의 일침은 "소설은 일기장에 쓰세요'로서 토론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명문장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애시당초 NLL 과 정수장학회에 대한 승패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처음부터 토론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진실이 밝혀져야할 사건들로서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자들과 한 것을 안 했다고 주장하는 파렴치들의 손바닥 뒤집는 사실 은폐 과정이기 때문이고, 진실을 가설로 두고 이것이 옳고 그르다를 서로 마주앉아 토론한다 한들, 논리와 말빨로 상대방과 좌중을 제압한다고 한들, 팩트가 밝혀지면 모두가 헛된 언어 유희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승부는 당연히 진중권 교수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팩트와 논리로 무장한 진중권 교수가 다양한 언론기사(?)와 추측을 기반으로 싸운 간결의 주장을 산산히 무너뜨린 것입니다. 방송 후 간결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패배를 인정하였고, 오만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겸손한 마음을 갖겠다는 다짐까지 하였습니다 .




[간결의 블로그 캡처]




▲ 진정한 TV 토론이 부재한 시대에 한줄기 빛과 같은 인터넷 토론 방송


간결을 수꼴이라고 비난했던 진중권씨 역시 경어를 써가며 상대방을 토론의 상대자로 받아들이고 인신 공격이나 억측으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제 있었던 한 인터넷 매체의 진중권 간결 맞짱 토론을 보면서 대단히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공중파 방송에 신뢰할 만한 토론 프로그램이 부재한 상황에서 인터넷이란 대안 매체를 통해 공정한 과정을 거쳐 진정한 토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토론은 말장난이 아니요 수다도 아닙니다. 토론을 하는 이유는 해당 주제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행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도출한 결론을 실제로 우리 현실과 사회에 적용시켜 우리의 삶을 개선시키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방송에서의 토론은 토론을 위한 토론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자, 역시 형평성에 맞지 않는 토론자 들이 나와서 자신들의 원하는 방향대로 북치고 장구치며 언쟁이 아니라 즐거운 수다를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중권과 간결 ,출처: 곰TV]




▲ 공정하지 못한 방송의 저질 TV 토론


최근에 들었던 가장 황당한 토론 내용은 토론자 중 1인이 '안철수가 절대로 단일화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질문하고는 답은 "이름이 안 철수이기 때문에 절대 대선 후보에서 철수하지 않는다 뜻"이라며 서로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광경을 보면서 토론자로 나온 사람들이 과연 제 정신인가 의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저런 함량 미달의 토론자들이 나와 국정과 인물과 사회를 논하고 결론을 낸다는 것 자체가 동물에게 나라 살림을 맡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라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이토록 토론이 죽어버리고, 건강한 논쟁이 메말라버린 현실에서 진보 최고의 논객과 미국에서 석사까지 마친 고급 유학생이 첨예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맞짱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인터넷 방송을 차분히 보았던 분들이라면 무엇이 진실인지 마음의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이 진실인지 확신이 들어찬 국민이라면 정치인 중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며 그러한 분은 투표장에 나가 결코 표를 함부로 날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 대선 전까지 많은 토론으로 모든 논란은 사라지고 명백한 사실만 남기를


저는 이러한 각본 없는 토론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길 원합니다. 정치권력에 순응하는 공중파 방송의 길들여진 토론이 아니라 화려한 겉치장을 모두 내려놓은 채 오직 사실에 기초한 논리를 무기삼아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건강한 사회의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대선 전까지 이러한 이벤트 토론이 많이 이루어져서 대선 후보들을 둘러 싼 모든 논란이 명백해졌으면 합니다. 이것이 바로 토론의 사회적 역할이요 이바지 하는 바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