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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종교인 근로소득세 과세가 환영받는 이유

우리나라처럼 신앙인이 많은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물론 신들의 나라 인도가 있고, 국교가 개신교인 미국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도 종교가 각광받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한밤중에 높은 곳에 올라가면 벌건 교회 십자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산에 오를라치면 절 푯말 없는 산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디든 아주 가까운 곳에 종교 시설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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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데몬, 프라하]




▲ 종교인은 얼마나 될까?


종교시설이 많으니 당연히 신부님, 스님, 목사님 등 종교에 관련된 종교인들 또한 많을 것입니다. 전국의 교회와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은 9만여 곳, 성직자 수는 36만 6천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수 대비 109명당 1명의 종교인이 있는 것이니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닌 것입니다. 


정부가 이들 종교인들에게 근로소득세를 부과한다고 합니다.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 라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원칙에 따라 종교인 과세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종교인 과세'를 바라보는 국민들 중 상당수는 종교를 가진 신앙인임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적극 찬성 분위기라는 것입니다. 




▲ 종교인도 당연히 세금을 내야한다는 의식


저 역시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의 종교인 과세 법안 이야기를 듣고는 '종교인도 당연히 세금을 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렵고 힘들 때 종교를 찾습니다. 살다보면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맞딱드리게 되고 거기서 한 없이 보잘 것 없는 자신을 만나게 되면 종교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자기가 믿는 종교 시설에 다니게 되고 이것의 삶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 종교인(목사,스님,신부)에 대해 멘토 이상의 존경과 의지를 하게 됩니다. 교회나 사찰에 가면 머리를 숙이고 존경하는 목사님, 스님들에게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라는 법이 시행된다고 하는데 어느 누구하나 나서서 우리 목사님, 스님은 근로자가 아니라 헌신하고 수련하는 참 종교인이니 세금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대신 주장해 주는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보수 종교 단체에서만 여러가지 구실을 대며 근로소득세 과세가 부당하다 주장할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난 것일까요? 일요일이면 전국의 교회가 신도들로 가득차고 기념일이 되면 전국의 사찰에 불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자신의 정신적 지주(?)가 근로소득세를 내야하는 전문직으로 품격 저하가 이루어진다는데  반대하질 않는 것입니다.  




['종교인 과세'에 환영 일색인 트위터 여론]




▲ 신자들도 종교인 과세에 대해 변호해 주지 않는 현실


 교회와 사찰에서는 목사님, 스님 하면서 예의바르고 존경을 표하던 신자들이 결국 세금을 내는 것에서는 동등해야한다는 평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의 원인이 신자들에게 있는 것인지, 종교인에게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라면 정말로 목사님을 존경하고 좋아한다면 이런 법안이 나올 때, 우리 목사님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전문직이 아니라 사람을 구하기 위한 헌신자라고 주장하며 법의 부당성을 강변할텐데 사실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참다운 몇명의 종교인을 지키기 위해 마치 전문직 일하듯 종교활동(?)을 하고 있는 상당수 종교인이 세금을 안내는 것을 용인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제 마음이 무척 인색한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정말로 종교인 같지 않고 어쩌면 평범한 월급쟁이보다 더 월급쟁이스러운 사람들에게 당연히 세금을 물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왜 돈에 대하여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한쪽은 직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면제해 주어야 한단 말입니까? 월급쟁이 입장에서 종교인이 지금까지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는 우리가 낸 세금으로 각종 국가 사업과  복지를 위해 씁니다. 그런데 돈에 대하여 똑같이 탐욕스럽고 회사가 일하듯이 돈 욕심을 내는 종교인들이 왜 받기만 하고 내지를 않았는가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무척 컸다는 것입니다. 




[영화 미션의 한 장면, 불의에 대해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우던가? 아니면 비폭력으로 끝까지 순종하던가? 둘다 아니면 당신들은 무슨 종교를 믿고 있는 것인가?]




▲ 세상에 대한 봉사와 헌신을 하는 종교인데 근로소득세, 수치스러운 일


그러니 종교인에 대하여 그것도 약간은 수치스러운 '근로소득세'를 물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사람들 모두가 환영 일색인 것입니다.  


종교인들은 이번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국민 여론을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귀가 있으되 듣지 않으려 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암흑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지금까지 본인이 종교인으로서 어떻게 처신했길래 신자들조차 자신을 방어해 주지 않고 있는지 처절한 반성을 해야할 것입니다. 


특히 종교의 탈을 쓰고 종북좌파 운운하며 미디어에 나와 선동하는 타락한 인간들, 건물 짓는데 혈안이 되어서 신자들에게 돈을 강요하는 경제 사범급 종교인들, 신앙과 사이비를 넘나들면 사람의 영혼을 미혹케 하는 교주들, 이들은 그들이 믿는 극락세상(?)에 가서 자신들의 신에게 두배 세배의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소망'과 '사랑'은 없어 보입니다. 오직 탐욕만이 있을 뿐이죠 


정말 들어야 사람들이 듣고, 보아야할 사람들이 보아야할텐데 '한국의 종교인들 창피한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 옛날 존경받고 사랑받던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이 아니라 '저와 같이 세금이나 내세요!'의 전문직 종교인이 되어가니 말입니다.  


[오늘은 음악 한곡이 꼭 듣고 싶네요, 엔니오 모리꼬네 영화 '미션' 중에서] 

"On Earth as it is in Heaven" 

'뜻이 하늘에서 이루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