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국정원 사건 중간 발표는 상식적인 국민들에게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발표였습니다. 작년 대선 당시 오피스텔에 홀로 앉아 오유 사이트에 댓글 활동을 한 국정원 여직원에 대해 정치댓글은 남겼지만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손바닥 꾹>
[출처 : 연합뉴스]
▲ 논리교육이 부족한가?
술 마시고 운전 했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다, 밥 값 안내고 식사를 했지만 무전 취식은 아니다 등과 별반 다르지 않은 비논리적 판단입니다. 이러한 경찰을 믿고 올바른 정의와 법이 구현되길 바란다는 것은 경찰복을 입었지만 경찰 아닌 사람에게 총과 수갑을 맡기는 일과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성범죄와 절도범에 대해서만 당당할 뿐 조금만 사안이 복잡하고 미묘해지면 제대로된 수사와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경찰에게는 '민중의 지팡이'라는 그럴듯한 찬사가 붙어있지만 한국의 경찰에게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애칭같습니다.
▲ 권은희 수사과장 양심선언
그러나 경찰 내에서도 빛과 같은 분이 계셨으니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입니다. 권 과장은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졌을 때, 해당 수서경찰서에 있었고 전보 발령나기 올 2월까지 수사를 이끌었던 분입니다. 지금은 송파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옮겼으나 18일 발표된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권은희 과장은 19일 "국정원 여직원 등에 대해서 경찰 상부가 지난해 12월부터 2월 초까지 지속적으로 수사에 개입했다"며 윗선의 수사 흔들기 때문에 실무진은 수사에만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권 과장은 사건 초기 국정원 여직원의 컴퓨터에서 발견해낸 키워드 78개에 대한 분석을 요청했으나, 시급한 사안이라며 수를 줄여달라고 해서 4개의 키워드를 다시 제출했고, 서울경찰청은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4개의 키워드만을 가지고 3일 만에 분석을 끝낸 뒤 대선 사흘 전인 12월 16일 "댓글 흔적 없다"는 성급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를 기억하는 국민이라면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박빙의 대선판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아실 것입니다. 아니 언론에 민감하지 않은 국민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문재인 의원을 강하게 몰아세우던 장면만을 기억하며 아직도 국정원 여직원이 감금되어서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출처 : 뉴스1]
▲ 국정원 여직원 사건 자체가 대선에서 큰 이슈
경찰의 부실, 성급한 수사 결과 발표와 언론의 왜곡 과대 보도로 국정원 여직원 사건의 본질은 완전히 왜곡된 채 12월 18일 대선을 치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선의 기쁨 속에 아무말도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남습니다.
권 과장은 이와같은 부당한 처사에 항의해 서울청에 파견 보냈던 실무팀을 철수시켰었고, '윗선으로부터 배포용 자료에 있는 내용 외에는 언론에 흘리지 말라는 암시를 수 차례 받았다'며 국정원 여직원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관련기사)
▲ 권은희 과장의 주장에 믿음이 가는 이유
우리는 상반된 주장이 제시되면 둘 중에 한 곳은 거짓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대해 경찰의 공식 발표보다 권은희 과장의 주장이 더 신빙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경찰은 대선 당시에도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대해 잘못된 수사 발표를 매우 서둘러서 했고, 그 이후에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5개월을 끌었으며, 지금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 역시 비논리의 극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대해서 잘못된 결과를 발표했던 경험이 있고,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끌어왔으며, 오래 끌어온 만큼의 성실성이나 내용성이 없는 수사결과 발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국정원 사건 경찰 윗선 개입 의혹 폭로가 타당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권 과장이 하는 주장은 비논리적이지 않고 정황에 맞으며 무엇보다도 '양심'과 '용기'에 의한 것입니다. 경찰이 제대로된 수사결과를 발표하였다면 이제는 자기와 상관없는 수사 업무에 대해서 '양심선언'을 할 리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 경찰 윗선 반드시 밝혀내길
그래서 권은희 과장의 주장은 용기있고 신뢰가 가는 폭로이며 주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 윗선이 권 과장과 같은 인물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입니다. 현재 권은희 과장의 주장대로라면 경찰 윗선은 국정원 사건 수사를 은폐 축소 외압 했다는 것이되며 이것은 그야말로 핵폭풍과도 같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권은희 과장을 지지합니다. 경찰청이 권 과장의 주장을 의미있게 받아들여 진상 조사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경찰이 스스로를 검열할 자격이 없다면 언론이 나서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쳤으면 합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해 경찰은 오리발을 내밀고 검찰에게 기대를 해본다고 하지만 경찰보다 더 정치적인 검찰이 제대로 해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변죽만 크게 올리다가 역시 경찰과 비슷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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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사건이 모든 사건에 우선한다
그래서 국정원 사건에 대해서 언론이 철저히 감시하고 분별해 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정의를 위해 기댈 곳은 국민의 여론으로 지탱되는 제대로된 언론 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권은희 과장의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대한 폭로는 모든 사건에 우선합니다.
요즘 뉴스를 도배하는 미국 테러범 사건이 현실적으로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얼마나 원수가 피에 사묻쳤으면 상대국 일반 시민을 상대로한 테레를 감행했겠나요? 테러 원인에 대한 조명은 없이 단지 미국이라는 나라가 테러를 당했다는 것에만 집중하는 언론의 보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연일 오바마 대통령이 나와서 의미심장하게 테러범을 잡겠다는 것을 보여주기 보다, 왜 무엇 때문에 미국은 테러를 당하는지 똑바로 직시하고 파헤쳐야 할 것입니다.
이와같은 자기 반성 없는 테러 대책으로 결국 피해보는 것은 미국 시민들 밖에는 없습니다. 대통령의 오바된 애국심이 국민을 지킬 수 없다면 그 역시 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전임 대통령 부시가 저질러놓은 만행이 결국 고스란히 불씨가 되어 오바마 시대에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 국정원 여직원 뿐만 아니라 원세훈 전 국장을 조사해야
국정원 여직원 사건은 MB 때 있었던 사건이며 당시 국정원장 원세훈은 이명박 대통령이 선임한 자기 사람이었습니다. 국정원 사건은 단지 직원 한명의 정치댓글 놀이가 아니었다는 주장은 언론을 통해 많이 나와있습니다. 대안언론 뉴스타파만 보아도 이것이 매우 조직적이고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벌어졌다는 의혹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경찰 내부에서 양심있는 자가 나타나 국정원 사건 수사 자체에 어려움과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을 하게된 것입니다. 우리는 권은희 과장과 같은 '양심있는 용기'가 계속해서 세상에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으면 '진실'보다는 '내부고발'이라는 괘심죄에 걸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관심 있게 바라보고 지켜내야할 것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아니라 한 개인의 '용기있는 양심'입니다.
권은희 과장을 응원합니다.
2013/04/22 - [까칠한] - 승무원 폭행 대기업 임원, 피로사회 심각한 중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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