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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넘쳐나는 연예기사 속에 묻혀버린 국정원 시사보도

어제는 원빈 이나영 커플이 언론에 공개되었습니다. 참 신기하죠. 작년 대선이 끝난 이후에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초특급 연예인의 열애보도가 연일 계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원빈 열애인정 출처 : 디스패치]



<추천 꾹><손바닥 꾹>



▲ 올해 유독 집중되어 터져나오는 톱스타 열애설

어제도 길을 걸어가는데 고등학생 차림의 여학생들이 계속해서 원빈 이야기만 하더군요, '걔랑 사겼는데 이번에는 걔랑 사귀더라' 등등 평범한 사람들의 모든 관심을 한번에 빨아들이는 대단한 특종 연예 기사였음이 틀림없습니다.


김태희 비, 조인성 김민희, 한혜진 기성용, 박지성 김민희, 원빈 이나영 특히 어제 터진 이나영 원빈 커플은 재미있는 구석이 많습니다. 이나영의 경우는 '신비주의' 이미자가 대단히 강한 배우였습니다. 사생활이 전혀 공개되지도 않고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 거의 나오지 않는 배우로 유명하죠. 그리고 이렇다할 스캔들조차 없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나영 개인이 신비주의이기 때문이 아니라 소속사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TV 를 보면 얼마나 값없는 연예인들이 넘쳐납니까?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한 얼굴도 많구요. 그러나 이나영의 경우 희소성 있는 드라마 영화 출연으로 대단히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광고 시장의 다이아몬드로 굴림해왔습니다. 





[출처 : 스포츠 서울]




▲ 소속사는 가만히 있었을까? 몸값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어제 이나영 원빈 커플로 소식으로 가장 당황하고 손해를 입는 곳은 어디였을까요? 바로 이나영이 소속되어 있는 매니지먼트 회사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소속사에는 원빈도 함께 있다고 합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 소속사는 초상집 분위기였을 것입니다. 


연예인 매니지먼트사는 사람이 재산이며 수익인 회사입니다. 어제 터진 이나영 원빈 커플 소식으로 앞으로 이나영, 원빈의 광고시장에서의 몸값은 에전같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신비한 줄만 알았던 연예인이 누구나 다 아는 '아저씨 오빠' 원빈과 사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팬덤 문화는 배타적 애정주의를 과시합니다. 원빈의 열애 소식에 반감을 가질 팬들은 상당수 있고 팬덤 소실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돌,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의 스캔들은 소속사가 사활을 걸고 막으며 통제합니다. 그것이 곧 자신들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원빈의 영화 개런티가 한편당 5~7억이고 이나영의 경우 3~4억원 선입니다. 영화출연료는 부수입일 뿐 이들이 벌어들이는 주 수입원은 광고입니다. 이들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광고 출연료를 받고 있으면 한해 동안 수십편에 등장합니다. 이 정도 돈이 오고간다면 소속사의 자기 연예인 관리가 얼마나 치밀하고 엄격할 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조인성 김민희 특종 보도 출처 : 디스패치]




▲ 결정적 사진 증거들, 돌이킬 수 없다?

그런데 이와같은 대형 연예인들의 열애 소식이 올해만도 여러 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예인들 연애특종의 재미있는 점은 모두 사진 증거가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들켜버린 커플들은 대부분은 결정적 증거 사진이 있기에 부인하거나 잡아 뗄 수 없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연애기사가 추측성이 나왔다가 언론에 공표되면 본인들이 부인하고 소속사가 루머에 강력 대응한다고 하면 진정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런데 올해 나온 연예인 커플 폭로 기사는 소속사가 대응하려고 하는 시점에 바로 '증거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지요 


사실 연예인을 따라다니며 사생활을 찍는 파파라치는 특종 사진을 입수했을 경우 언론사에 연락하기보다 해당 소속사에 전화를 걸어 흥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언론이 제공하는 수고비보다 소속사가 쥐어주는 무마성 댓가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 터진 연애기사들 보면 모두 톱 스타에 톱 기획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모두 언론에 흘러나왔습니다. 특히 어제 터진 이나영 원빈 커플의 경우 소속사가 필사적으로 막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나영 원빈 모두를 데리고 있는 소속사의 피해는 막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무역 회사가 차질을 빚어  상품 백만개를 수출하지 못해 10억여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도를 하면 이해를 하지만 연예인 스캔들 폭로기사가 소속사에 얼마의 피해를 입히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 국정원 게이트 물타기의 의혹, 아니거나 말거나

그래서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석연치 않았던 작년 대선 이후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이 계속해서 터져나왔고 경찰의 축소 왜곡 허의 수사 발표와 맞물리면서 정국의 핵폭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고 대한민국 현대사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은 발을 맞추어 은폐 축소 보도를 일삼고 있고 주인이 없는 (?) 인터넷 공간에서는 연애 기사들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넘쳐나는 연예기사 속에 시사보도는 묻혀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도되었건 아니건 간에 우리 사회는 건강함을 잃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연예기사 폭로를 조장하고 있다면 그 역시 민주주의 훼손의 배후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 하여도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가 짓밟힌 현실에서 '연예기사'에만 열올리는 미디어와 사람들의 관심 역시 '천박'하기 이를데 없는 것입니다. 


세상이 아름다우려면 연애인 커플이 행복한 소식보다는 우리 삶의 터전이 정의롭고 상식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정의와 상식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이제 세상의 관심, 뉴스의 촛점을 제대로 맞추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