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습니다 "대선기간 특정 후보에 114회 악플 60대 이례적 실형' 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에게는 인터넷 댓글, 악플, 명예훼손 이런 것이 민감한 단어입니다.
인터넷 상에 댓글은 존중하는 편입니다. 제가 올리는 블로그 글에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다는 경우가 있는데 상업 광고 또는 욕설이 담겨져 있지 않는 한 삭제하지 않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논리와 억측으로 비방하고 욕을 하는데 그것은 본인들이 책임질 일이지 제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판단은 어디까지나 저의 판단이지 상대방의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들의 표현이 거칠고 여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댓글 자체를 막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글을 쓰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인터넷 상의 '명예훼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정말로 지켜져야할 명예에 대한 훼손 문제가 아니라 돈 많고 빽 있은 집단이 법무 대리인을 시켜 무차별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권력과 돈을 가진 이들의 교만과 건방짐을 돈에 종속된 '법치'가 받쳐주는 형상인 것입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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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플러에게 실형 선고, 생각해 봐야할 문제
그런데 오늘 접하게된 '악플러 이례적 실형' 기사는 여러모로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위축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법원이 지금까지 선거법에 의한 인터넷 댓글의 경우 벌금형이 대부분이었는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악플러의 혐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면 그는 작년 6월 21일 ~ 8월 27일까지 인터네 사이트 조선닷컴에서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방 글 114회를 올린 혐의' 라고 합니다. 그가 올린 글에는 '오만방자한 독재자딸 박근혜' , "시집도 못 간 60살 노처녀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등의 악질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그런데 여기서 약간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댓글을 단 시점이 6~8월이라는 것입니다. 제 18대 대통령 선거 운동기간은 11월 27일부터 12월 18일까지 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기간이 많이 동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과 상관없이 소급하여 인터넷 댓글을 선거법에 적용시킨다면 과거의 댓글 성향이 저촉될 수 있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악질적' 댓글이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저는 온갖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언론에 공개된 내용으로는 악의적 욕설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법원은 해당 악플러가 과거 2002년 2006년, 2008년에도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등 다수의 동종전과가 있고 게시글 114개, 내용도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고 합니다.
▲ 국정원은 조직적, 개인은 악질적? 그럼 처벌은
그러나 공식선거운동 기간 전에 올렸던 댓글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는지가 의문(선거법 위반 여부)이고 단순한 댓글 활동으로 징역까지 선거하는 것은 무리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한 개인의 악의적인 댓글에 대해서는 징역을 내리면서 국가기관의 조직적 댓글에 대해서는 징역은 커녕 구속조차 시키지 않은 상황에서 법의 형평성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작년 대선에서 있었던 국정원 댓글 사건은 야당 후보를 비방하였을 뿐만 아니라 반값 등록금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종북이라는 이름으로 국정원이 여론을 호도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붙들린 국정원 직원은 조사만 받았을 뿐 여전히 사회 생활을 하고 있으며 구속되거나 징역형을 받지 않았습니다.
국가 기관의 조직적인 댓글 작업이 한 개인의 악의적인 댓글보다 더 죄질이 나쁘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자는 국민에 대한 사회적 문제이고 후자의 경우는 파장이 적은 개인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처벌이 석연치 않으면서 개인적 문제에 대해서는 엄격한 것은 '법'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 아닐까요?.
법이 엄격함을 추구할 때, 그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과거 역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형평에 어긋난 법 집행이 국민들에게 어떤 저항을 낳게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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