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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정희 기자회견, 총기탈취 시설파괴 언급 있었지만 농담?

"정당은 늘 매우 무거운 책임을 요구받습니다" 오늘 있었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었습니다. 정당은 한 나라의 정권을 잡고자 구성되었고 국민의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기에 늘 신중해야하고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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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기자회견]




▲ 총기탈취 시설파괴 언급 있었지만 농담

그러나 이정희 대표의 오늘 기자회견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황당에 가까운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가 처음부터 끝까지 국정원에 의해 날조된 조작극이라고 주장하던 것과 달리 내란음모의 핵심단어로 지목되는 "총기탈취, 시설파괴' 언급은 있었지만 웃어넘기는 '농담'이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정희 대표의 기자회견을 다 보면 어떤 맥락에서 총기탈취 시설파괴 언급이 나왔을 것인지 이해가 갑니다. 130여명의 사람들 중에서 현실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나열하면서 흥분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상상을 말로 옮겼을 가능성 같은 것 말입니다. 


예를 들면,언제나 사고만 치고 매국노 수준의 국회의원을 싸잡아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폭파시켜버리고 싶다' 술 자리에서 과격한 사람들이 충분히 내뱉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녹화를 해서 국정원에 넘기고 국가내란음모라고 하면 이또한 코미디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정희 대표의 기자회견은 위의 경우와 다르고 해명의 방식과 시기가 옳지 않습니다. 이정희 대표 뿐만 아니라 통진당 의원들은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석기 내란음모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RO' 모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전부 다 황당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답변 했던 것입니다.(관련기사)


그런데 지금에 와서 총기탈취 시설파괴 언급은 있었지만 농담이었다고 대표가 자진하여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해명과 설득의 기자회견이 아니라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시국을 더욱 암담하게 만듭니다. 




[국회질의 이석기 의원 출처 오마이뉴스]




▲ 과거 부정경선 사태와 비슷한 상황

통진당은 과거 부정경선 사태 때도 언론으로부터 호된 "때리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통진당의 분열되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국민의 지지와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야권연대를 죽이기 위한 언론의 불공정도 문제였지만 통진의 대응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습니다. 


너무나 감정적으로 사태를 몰아갔고 한줌도 안되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습니다. 통진당은 스스로 부끄러움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갖은 사퇴 압력에도 이석기 김재연은 국회에 입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이석기 의원은 국가내란음모죄에 휘말렸고 김재연 의원은 그림자처럼 함께하며 제대로된 해명을 하기보다는 과거 부정경선 사태를 상기시키는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통진당은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하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주장일 뿐 여론은 정반대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론이 반대로 흐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 반성하길 바라구요 








통진당도 말하고 있지만 지금은 국정원의 국기문란의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하는 시점입니다. 그런데 수사의 대상인 국정원이 국가내란음모라는 중대한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현 시국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자충수에 빠져있습니다. 


통진당은 좀더 신중하고 이성적이었어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팩트도 없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소설같은 이야기다'라고만 답변하던 그들이 이제 와서는 RO 모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의 총기탈취, 시설파괴 언급이 있었지만 '농담이다'라고 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당이 늘어놓을 변명은 아닌 것입니다. 




[활짝 웃는 새누리 출처 경향신문]




통진당 의원 한명의 황당무계한 활동이 활활 타오르던 국정원 규탄 촛불민심을 주춤하게 만들었고 국민들에게 또다시 정치에 대한 배신과 환멸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정국은 통진당 내란음모사건으로 혼미하게 되었고 영악한 새누리당은 이 참에 민주당 문재인 의원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빌미를 제공한 것은 통진당이다

통진당은 국정원에게 빌미를 제공하였습니다. 한심한 모임에서 농담같은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에 이석기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일반시민들은 이석기 의원의 사상에 대한 의혹과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오직 통진당만 모르고 있는 듯 합니다.


작년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 때 그렇게 호되게 당하고도 아직 통진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합니다. 정치는 국민과 함께 할 때 희망이 있습니다. '혼자만 떳떳하고 혼자만 결백하다 이제는 농담이었다' 고 말하는 정당에게서 국민과 함께 한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저는 이석기 의원이 국가내란음모를 획책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소설을 쓰면서 사람들을 혼미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이 정도에 국가가 흔들릴 대한민국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는 모든 중요한 정치적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기문란, 촛불, 4대강, 민영화, 쌍용차 등등 


이 책임을 누구한테 물어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운 하루입니다. 통진당 이번에는 꼭 책임의 한 축을 졌으면 합니다.



2013/09/05 - [까칠한] - 내란음모사건의 최종 목표는 문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