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줌마랑 칼 루이스(1984년 LA 올림픽 육상 영웅 100m, 200m, 멀리뛰기, 400 릴레이 4관왕)가 지하철에서 만났다고 합니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칼 루이스와 한국 아줌마가 빈 자리를 놓고 뛰었는데 칼 루이스가 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우사인 볼트 지만 과거에 가장 빠른 사나이는 '칼 루이스'였다 출처 : 연합뉴스]
물론 이것은 우스개 소리입니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 과하게 자리에 욕심을 내는 아줌마들을 풍자한 이야기인데 사실 나이가 들면 무릎이 약해져 앉으려는 욕구가 강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렇듯 어떤 단어 또는 명칭에는 가치 중립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잘 따져보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줌마는 알뜰살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의 모성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억척스러움과 과욕으로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줌마 하면 좋다 나쁘다를 한번에 말할 수 없습니다.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지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새줌마 앞치마를 두르고 부끄러워하는 김무성 대표 출처 : 오마이뉴스]
▲ 새누리당의 지역일꾼 아줌마 '새줌마'
새누리당이 4.29 재보궐 선거를 겨냥하여 새로운 선거 공약 컨셉이 '새줌마' (새누리 + 아줌마) 라고 합니다. 새누리당이 지난 번 대선에서 종북 좌파는 그렇게 싫다면서 공산당의 상징색인 빨강을 자기들의 이미지로 채용한 것을 두고 자존심이 없어보였지만 한편으론 승부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새누리당의 물불 안가리고 목표만 향해 나아가는 억척스러움이 아줌마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그들이 선거 전략으로 아줌마를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니까 말입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는 탐욕' 이것이 현재의 새누리당을 있게한 원동력이 아닐까요?
그런데 새누리당의 주장은 다릅니다.
새누리당은 꼼꼼함을 자랑하는 지역일꾼을 '아줌마'의 이미지로 보았다고 합니다. 김무성 당 대표는 "새누리당은 지역일을 집안 일처럼 생각하는 마음과 아줌마 같은 내공, 과감한 실천력을 겸비한 후보들에게 지역 살림을 맡기면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을 자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그러나 무능한 사장님이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밑에 직원들 죽어난다고 새누리당의 아줌마 컨셉은 공포심을 자아냅니다
[지폐에도 등장하는 신사임당, 최고의 기품과 품격을 자랑하는 아줌마이다]
▲ 아줌마의 최고봉과 아줌마의 굴욕
'아줌마' (결혼한 여자를 가볍게 또는 친근하게 부르는 말) 중에서 최고봉은 '신사임당' 일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최고로 존경받는 '아줌마'로서 현모양처의 표상이며 시와 그림을 잘 그렸던 기품 있는 예술가였습니다. 또한 신사임당은 이율곡 의 어머니로도 유명합니다. 그 외에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을 써라'의 한석봉의 어머니, 자식을 위해 이사 다니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맹모산천지교의 맹자 어머니도 훌륭한 아줌마 대열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면 아줌마 중에 최고의 굴욕은 '김여사'입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유머시리즈였는데 이제는 운전 또는 주차 못하는 사람을 총칭하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새누리가 주장하는 새줌마는 어떤 아줌마일까요? 신사임당일까요? 김여사일까요? 간만에 사진을 다시 보며 웃어보았으면 합니다.
[김여사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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