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내를 나갔는데 지하철에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동네 약국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 사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들립니다. 연일 언론이 보도하는 메르스 확산 소식에 대해 시민들의 체감 불안이 점점 상승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지하철 마스크 착용 모습]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감기에 지나지 않았던 메르스가 우리나라에 이토록 빨리 확산되고 너무 쉽게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월부터 2015년 5월 21일까지 전 세계 메르스 발병자수는 1,154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2015/06/02 - [까칠한] - 메르스 발생 자 세계 3위, 정부의 무능함이 두렵다
이것을 확율로 따져본다면 전 세계 인구 수를 약 70억으로 잡았을 때 메르스에 걸릴 확율은 약 7백만분의 1 정도 입니다. 이것은 그렇게 얻어 걸리기 힘들다는 로또 확율 약 8백만분의 1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즉 숫자적으로는 백만이라는 분모 집단의 차이가 있지만 정말로 걸리거나 당첨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로또 확율 : 현대증권]
▲ 로또 확율 만큼 걸리기 어려운 메르스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 인생에서 7백만분의 1의 경우 수에 해당되었던 적이 있었나 말이죠. 저는 그런 희박한 행운 또는 불행은 없었던 것 같고 앞으로 생길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메르스가 한국에 상륙하기 전에는 로또에 맞기보다 힘든 전염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한국에 상륙한 순간 확율의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메르스 확진자 수가 2주만에 30명에(2015년 6월 3일 기준) 이르렀으니 165만분의 1로 높아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확율은 더 높아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이 불길한 예감의 이유는 정부의 무능함에 있습니다. 이처럼 기이한 전염병 확산이 있는데 부서별 기싸움이나 하고 있고 정보 공개가 투명하지 않으며,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 실패의 책임을 남 이야기 하듯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상식적인 사회였다면 로또 확율 정도의 전염병에 대해 이처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온 사회가 메르스 불안과 공포에 이처럼 쉽게 빠져드는 이유는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권력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 여전히 세월호를 구하지 못한 정부
세월호가 바다에 빠졌을 때 구하지 못한 무능함, 무엇하나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는 궁색함, 대한민국은 어둠의 바다 속을 여전히 운행 중입니다. 메르스는 그 중에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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