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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방송3사 공동파업, 종편 4사는 선정성 경쟁

오늘(3월8일)은 한국의 3개 방송사가 공동으로 파업에 들어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역사적인 방송3사 공동파업은 MBC 노동조합이 1월 30일부터, KBS 새노조가 3월 6일, 그리고 오늘 YTN이 파업에 참여함으로 삼각 연대의 틀이 만들어졌습니다. 

 [YTN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있는 '앵그리버드 YTN' 캡처]

<추천 꾹><손바닥 꾹>  

이들 3개 방송사가 추구하는 바는 놀랍게도 거의 일치합니다.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 언론인 복직, 공정 방송 사수 라는 공동의 목표로 파업의 시기가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MBC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높은 참여와 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파업방식을 채택하여 처음의 무관심과 비난여론을 극복하고 이제 어느 정도 시민들에게 인지되었고, 정당성에 대해 공감을 얻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장기간의 파업으로 파업 참여자에 대한 징계와 해직, 그리고 손배소 등의 압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탄압의 수위가 높아질 수록 더욱 단결하는 분위기 입니다.

KBS는 분리된 노동조합의 모습이지만 일당백의 새노조가 더 강도 높은 파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부터 인기 예능 프로의 결방으로 여론몰이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늘 뉴스전문 채널 YTN이 파업을 시작합니다. 실시간 24시간 방송이기에 파업의 효과는 금세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방송 3사가 공정 방송을 위해 자신의 삶의 터전을 내걸고 파업에 참여하는 가운데 재미있는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에 하나 등장하였습니다. 


[실시간 Daum 과 네이트 검색어 순위 캡처]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 1~2위로 등장한 '이선민 기상캐스터'는 종편 채널 JTBC의 기상 캐스터로 몸에 달라붙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나와 '김사랑보다 멋진 몸매'라며 네티즌의 인기를 끈다는 이슈였습니다. 
 

 [JTBC 캡처]


한눈에 보기에도 여성 기상캐스터의 몸매가 좋은 것이 아니라 원피스가 너무 몸에 붙어서 여성의 몸이 그대로 들어나는 다소 선정적 모습으로 보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이 이 정도 옷을 입고 나왔다면 튀지 않는 의상이지만 뉴스에 포함된 일기예보 시간에 저런 옷차림은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저분은 예능인이 아니라 날씨 뉴스를 전하는 일종의 캐스터이기 때문입니다. 정숙해야할 뉴스 기상 캐스터가 예능처럼 옷을 입고 나왔으니 검색어가 들썩였던 것 같습니다. 

요즘 방송이 더욱 상업적으로 빠지면서 모든 프로그램의 예능화가 이루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뉴스의 예능화가 종편에서 시도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JTBC를 비롯한 종편 4인방 TV조선, MBN, 채널A 등은 현 정권의 특혜 의혹 속에 개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뚜겅을 열어보니 1% 미만의 시청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저조한 시청율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일까요? 종편 4사는 선정적인 보도 및 드라마로 수차례 도마에 올랐습니다. 

채널A의 '해피엔드-시어머니의 올가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를 받았고, TV조선의 DIDK(Dating In The Dark-데이팅 인더 다크)는 출연진의 옷을 벗기는 등 설정 자체가 선정성 논란에 있으며, MBN의 출연자 속옷 모자이크 처리는 유명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TV조선 DIDK, MBN 캡처]

 
MBC, KBS, YTN, 
TV조선, MBN, 채널A, JTBC 모두 방송사이며, 언론사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에 방송3사는 사회의 비리와 부정에 맞서 공정한 방송을 이루겠다고, 어렵게 올라간 자신의 보직에서 쫓겨나고, 정직과 해고 등의 중징계를 당하면서까지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나머지 종편 4사는 시청율 올리겠다고 선정성 경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언론 고시 또는 방송사 취업을 위해 비슷한 어학 문제와 상식을 공부했을 터인데 그 결과가 이렇게 다른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세상은 참 다양하다'라는 말로만 표현하기 힘든, 돌이킬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공정 방송 회복을 위한 방송 3사의 역사적인 공동 파업 첫날입니다. 저는 오직 이것만 기억할 뿐, 나머지는 생각하지 않기 했습니다. 이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싶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