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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 박성호 기자 두번 해고된 황당한 사연

MBC파업이 123일째를 맞으면서 노사간의 피터지는 점입가경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MBC 사측은  30일 기자회장으로 있는 박성호 기자를 해고하고, 최형문 기자회 대변인은 정직 6개월, 왕종명 기자는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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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직장, 같은 사람을 두번 해고 하는 황당한 사건


특히 박성호 기자는 이번 MBC 파업을 처음 시작한 기자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지난 2월에 제작거부 건으로 해고되었다가 재심에서 정직 6개월로 낮춰졌다가 이번에 다시 해고를 당함으로써 한번 당하기도 힘든 해고를 1년에 두번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습니다. 


박성호 기자는 한때 MBC 아침뉴스인 뉴스투데이를 진행했던 메인 앵커 출신으로 이번 MBC 파업에 있어서 공정성의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보도국의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하였습니다. 지난 MBC노동조합의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에 직접 참여하여 그가 들려준 보도국의 현실태를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에 나왔던 박성호 기자(왼쪽), 최승호 피디(오른쪽)] 


 박성호 기자는 이번 파업을 처음 시작했던 보도국 기자회장직을 맡고 있는 분으로 이번 파업을 용기 내어 시작하고 끝까지 하겠노라 다짐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따뜻한 지지와 애뜻한 정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부인은 파업이 시작되었을 때, '이번 파업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그러면 당신이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며, 꺼내든 생활비 통장 이야기를 하였고, 가족들의 무한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결코 멈추지 않겠노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보도국에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공정보도가 사라진, 부당한 상황에 대해 증언해 주었습니다. 본인의 에피소드로 반값 등록금 당시 뉴스 마지막 클로우징 멘트로, 반값 등록금 집회를 하는 대학생에 대한 안스러움으로 언급했다고 합니다. 뉴스가 끝나고 보도국으로 들어갔더니. 윗분들의 심사가 틀려서 분위기가 남극이 되었었다는 '왜 앵커가 그런 정치적 발언을 하냐'라는 어처구니 없는 질타를 들어야만 했다고 합니다. 

 반값 등록금 집회를 하는 대학생들의 처지가 어찌 '정치적'이라고 낙인 찍혀야 하는 것인지 그것은 뉴스를 알리는 앵커가 당연히 말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었는데. MBC가 얼마나 부당한 권력에 짓눌려 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으랏차차 MBC, 파업 콘서트 현장을 가다(1) 중에서]


이런 충분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파업인데 사측의 대응은 너무나 피바람 날리고 가차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징계의 칼날 아래 선 사람들이 모두 한 가정의 가장이고 직장 동료인데 이런 식으로 한번 해고했던 사람을 재차 확인 해고까지 하는 행동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 징계 사유가 고작 그거?


그리고 징계의 사유 또한 불분명합니다. 사측은 박성호 기자 외 2명이 3월과 5월에 걸친 보도국 농성과 5월 16일에 있었던 권재홍 보도본부장에 대한 퇴근저지 시위 때문에 징계를 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MBC 보도국 안에서 있었던 농성은 제가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권재홍 보도본부장에 대한 시위가 징계의 사유가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처음에는 폭력이 있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감금이라고 말을 바꾸고, 정신적 충격 때문에 병원에 입원을 하는 헤프닝을 벌이면서 지금은 멀쩡하게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는 권 앵커에게 무슨 해코지를 했다고 징계까지 내리는 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냥 못마땅하고 마음에 안들면 한번에 내보낼 것이지, 해고했다가 정직을 내렸다가 다시 해고 처분을 내리는, 사람을 두번 죽이는 행위는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박성호 기자는 이 파업을 시작할 때 이미 해고를 각오하고 뛰어들었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은 덜할 것이라고 추측해 보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이런 대접을 받는 당사자의 기분은 매우 안 좋을 것입니다. 



▲  불러도 대답없는 그대, 나쁜 정치인


MBC파업 123일 째입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긴 시간이 흘러왔습니다. 현재 광화문에서는 드라마를 만들고 예능 프로를 제작했던 PD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고, 여의도 공원에서는 노조원들이 텐트에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노조 집행부들은 수시로 경찰에 불려다니며 구속의 촘촘한 경계에서 불안해 하고 있고, 방송학 개론, 북콘서트 등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파업의 진정한 원인 제공자들과 이것을 해결해야하는 정치권은 묵묵무답으로 버티기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파업 상황이 자신들에게 극히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지, 411 총선에서 덕을 보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지, 대선까지 계속해서 끌어갈 심산인 것 같습니다. 


파업과 방관의 촘촘한 경계 사이가 언제쯤 좁혀질 것인지 참으로 암담할 뿐입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뜨거운 5월은 지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