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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범털'은 구치소가 아니라 접견소 독방에 산다?

'범털'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저는 솔직히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습니다. 어감상 좋은 뜻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선명하게 떠오르는 뜻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전에서 찾아보니 놀랍게도 다음과 같은 말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추천 꾹><손바닥 꾹>




 [출처 : 다음 사전]



'범털'이란 돈이 많고 지식수준이 높은 죄수를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정치범, 경제사범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법제사법위워회 소속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MB 측근들이 소위 '범털'로 분리되며 구치소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들은 이상득 전 의원, 최시중   번 방통위원장, 박영준 전 차관 등으로 모두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이었습니다. 




▲ 측근에 대한 특혜는 없다?


이상득 전 의원이 7월 구치소에 수감될 때 법무부는 "이 전 의원이 현직 대통령의 가족이지만 안정된 환경에서 보호 지원하는 교정 원칙 외에 다른 수감자들과 달리 과도한 특혜나 편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이 전 의원을 비롯하여 MB측근들은  혼자 생활하는 독실에 접이식 메트리스 관물대, 1인용 책상, TV, 세면대와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고 일반 제소자들에게 1일 1회 면회 원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후한 접견의 기회를 주었다고 합니다 .



[MB측근 접견 현황 출처 : 이춘석 의원실]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상득 전 의원의 경우 수감기간 58일 동안 총 76명의 접견을 받아 일평균 1.3회의 접견율을 보이고 있고 천신일 회장의 경우 198일 중 319회의 접견을 하여 일 평균 1.6회의 접견율을 기록하였습니다. 




▲ 나쁜 독방, 좋은 독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감자들끼리 싸움을 하거나 탈옥과 같이 나쁜 짓을 한 범죄자에게 독방형을 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칫 '독방형'이 여럿 제소자가 함께 쓰는 혼거방보다 가혹한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머문다는 '독실'은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그것과 같이 빛이 들지도 않고, 벌레가 우글거리며, 좁은 독방이 아니라 TV와 개인 책상이 구비되었고, 하루에 한번 이상 바깥 사람과 접견을 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감옥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 독실에 대한 배려


구치소 관계자는 이들이 독방에 있는 이유를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방을 쓰면 서로가 불편하기 때문에 독거실에 수감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누가 누구를 불편해 하기에 그분들에게만 독거방을 주었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을 보면 양자 모두를 위한 선택 갔지만 실질적으로 '독방'에 있는 분들에게만 편의를 제공하는 결론 같습니다. 


위의 사람들은 대통령의 측근 이 전에 중범죄를 지은 자들입니다. 이들에게 법의 공평함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죄가 밝혀진 이상 형평에 맞는 반성의 시간과 수감 생활을 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범털'에게 주는 특혜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측근으로서의 혜택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만 독방을 주고 원칙에 어긋나는 접견의 기회를 준다면 법 집행의 공정함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구치소는 죄값을 치루기 위한 교정의 장소인데 이들의 구치소 생활은 죄값을 치루고 있다기 보다는 단지 시간을 보내는 접견소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