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선 시계는 빨라지는데 주변 사람들은 만나보면 '아직도 후보들의 차별적 공약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원인을 따져보면 방송과 신문의 보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내용이 편파적이기에 느껴지는 부실함과 대선이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후보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추천 꾹>
대선이 다가오면 자신의 공약이 이렇다는 것을 밝히고 더 많은 국민들이 공약에 대해 관심을 갖고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건강한 과정일 텐데, 부분적으로만 선거 운동을 하고 조용히 투표가 끝나길 바라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로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더 많은 국민이 투표장에 나오는 것을 예산 부족 또는 여러가지 하찮은 이유를 대면서 막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 열리지 않는 데선 후보 TV토론
대선은 치루어지지만 '맛'이 나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는 후보자간 TV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대선 후보 TV토론은 사실 너무나 흥미진진한 TV 프로그램입니다.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 후보들이 저마다 나와 상대 후보에게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자신의 국정 철학과 사고를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단체장 선거인 서울시장 투표에서는 TV토론회가 끝나고 난 다음 날에는 인터넷과 시민들의 대화 속에서는 누가 잘하고 못했나에 대한 갑론을박을 통해 진정으로 서울시를 잘 이끌어갈 후보에 대한 장외 검증이 이루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공공재로서의 방송에서 후보자들의 공개 토론을 기획하고 내보내는 것은 올바른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12월에 치루어지는 대선을 맞아 각 방송사는 선관위의 공식 TV 토론 외에 자체 토론 일정을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 KBS 대선 후보 TV 토론이 연기된 이유
그런데 KBS가 11월 13~15일 대선후보 빅3 순차토론을 기획하고 예정했다가 무산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내용은 의외로 복잡합니다. 박근혜 후보 측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전제로 한다면 TV토론에 응할 수 없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자신들이 불참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티비토론)을 하겠다고 했다. 다만 순서에 있어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쪽 의견을 들아서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우리가 하겠다는 의견을 냈을 뿐" 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관련기사)
이정현 공보단장의 의견을 따르면 결국 박 후보가 불참한 것이 아니라 KBS가 순서 상의 문제로 방송을 접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데 KBS는 여기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선 빅3의 삼자 토론도 아니고 순차적으로 하루 씩 각 후보가 시민들과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토론을 순서 상의 이유로 접을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KBS는 하려고 했지만 박 후보가 불참하기 때문에 TV 순차토론 자체를 접었다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KBS의 정치권 눈치보기의 전형적인 예일 것입니다.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박 후보가 먼저 불참을 선언한 것인지 KBS가 알아서 대선 후보 토론을 접은 것인지 말입니다.
KBS가 하려고 했던 '2012년 대선 후보 초청 토론 - 질문 있습니다!'는 방송 제목까지 정하고 편성 일자까지 잡아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없었던 일로 만들고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는 TV 토론 연기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대선을 불과 40여일 밖에 안 남았는데 첫번째로 이루어지려했던 대선 후보 토론회기 이렇게 연기된다면 그만큼 대선에 대한 관심과 공약 점검은 늦추어지는 것입니다.
[풋볼게임보다 시청율이 높았다는 오바마와 롬니의 TV토론 출처: 워싱턴포스트]
▲ 공영 방송의 기능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는 주는 것
공영방송은 국민들에게 무조건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곳은 아닙니다. 적당한 예능에 덧붙여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 어쩌면 더 주된 기능일 수 있습니다. 올해 대통령 선거는 정말이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선거입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밝히며 국민들 앞에서 철저히 검증받고 표심을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일 것입니다. 이것을 공정하고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것이 미디어가 갖는 공공성인 것이구요.
얼마남지 않은 대선에서 TV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길 바라며, 다음날 회사나 학교나 일터에서 대선 후보들의 잘잘못을 따지고 국민들간의 건강한 토론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이러한 깐깐한 검증을 거친 후보만이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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