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은 방송3사 공동 파업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현시점에 언론인이 하나가 되어 파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었지만 아직도 언론인이 파업을 벌여야할 만큼 미디어 현실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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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시작되었던 방송사 파업은 MBC, KBS에 이어 YTN이 가세 했었고 연합뉴스, 국민일보 등과 같은 언론사들도 파업에 합세하였다가 각자의 성과를 챙기고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런데 언론사 파업이 멈추었다고 언론의 부조리가 해소되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커다란 불씨는 남아 있었고 잔가지만 처리하고 접었던 파업이기에 다시금 방송사 파업의 불꽃이 타오르려는 것 같습니다.
[MBC 재파업 하나? MBC노조 파업결의, 여의도 사옥 여름]
▲ MBC 다시 파업의 선봉으로
MBC는 방송의 공정성 회복과 김재철 사장 퇴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170여일의 최장기 파업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여름에 있었던 런던올림픽과 다가오는 대선을 맞이하여 현장을 무한히 방치할 수 없다는 의견과 여야 합의로 김재철 사장 퇴진이 가능하리라는 약속을 받아낸 후 업무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러나 조합원의 업무 복귀 후 방송 현실은 나아진 것은 없이 무더기 징계가 내려졌고, 제대로된 기자와 PD는 사내 브런치 교육을 받으며 현장 복귀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야가 합의했다고만 알려졌던 김재철 사장 해임은 '나몰라' 약속으로 밝혀졌고, 8월에 사퇴한다는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건재하게 MBC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MBC 상급 기구인 방문진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가지고 연기의 연기를 거듭하며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참담한 현실을 묵과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11월 5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4달만에 파업 재개를 합의했다고 합니다.
MBC 노동조합은 파업 시작일을 11월 8일에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 해임안 처리 여부를 놓고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서 이번에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또다시 부결된다면 오는 8일 이후 즉각적인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MBC는 또다시 무한도전을 비롯한 많은 프로그램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파업은 아마도 끝장을 봐야 마지막 승부로, 노조가 붕괴되느냐 김재철 사장이 그만 두느냐의 중차대한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피케팅 시위를 뒤로하고 출근하는 KBS 경영진 출처 : KBS 새노조]
▲ KBS 새노조의 알차고 당찬 파업
KBS 역시 낙하산 사장 퇴진과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파업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KBS는 다수가 차지하고 있는 KBS 노동조합과 올해 파업을 이끌었던 KBS 새노조, 둘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파업의 효과도 크지 못했고 동력 또한 오래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정예 맴버로 구성된 KBS 새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여러가지 합의 사항을 받아내며 현업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러나 KBS 역시 현재 김인규 사장 후임으로 신임 사장 선임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적격 인사라고 지목된 사람들이 현재 여당 지지 7명의 이사들에 의해서 선임과정을 치루고 있는 것입니다. KBS 사장은 KBS 이사회에서 후보를 선출한 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선임합니다.
그런데 이 이사회에는 여당 선출 7명과 야당 선출 4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선임 절차는 과반수 출석에 의결을 거치면 사장 선출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 말뜻은 여당 지지 7명의 이사진으로만 KBS 사장의 선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야당측 이사들은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KBS 사장을 '특별다수제'로 선출하자고 제안하였으나 철저히 무시된 채 여당측 이사들만에 의해 사장 선임이 이루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다수제란 이사진 중 3분에 2 이상이 출석해야 kBS 사장 선임 이사회 충족 조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8명 이상 출석해야 회의가 성립)
KBS 새노조도 이에 즉각 반발하며,현재의 여당측 이사들에 의해 단독으로 새로운 사장이 선출된다면 11월 9일 오전 5시에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일년에 두번 맞이하는 KBS, MBC 공동파업
이렇게 된다면 이번 주말께에는 KBS, MBC의 공동 파업이 또다시 이루어지리라 보입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아직도 방송의 공정성과 정의를 위해 파업을 벌일 수 있는 살아있는 언론인이 남았다는 것은 너무나 소중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한 채, 언론이 비뚫어지고 방송이 파업 대상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또다시 우리는 '무한도전'을 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언제나 이 지루한 싸움이 끝을 볼 지 참으로 답답하고 무거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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